[경제칼럼] 2016년 실리콘밸리에서 어떤 일이?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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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2016년 실리콘밸리에서 어떤 일이? (上)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7.03.2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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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변화의 변곡점에 등장한 6가지 이슈

▲ 이동호 명예기자

실리콘밸리의 6가지 이슈

2016년은 어떤 해로 기억이 될까? 도저히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우선 크게 어필했던 사건부터 보면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유럽 테러 참사,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2016년은 격동의 한 해였다. 이 중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산업·기술 분야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보여진다.

이런 와중에서도 실리콘밸리에서는 앞으로 일어날 변화의 변곡점(inflaction point)이 되는 한 해였다고 말할 수 있다. 기하급수적 변화의 시대 즉 가속화의 시대(Age of Acceleration)인 2016년을 지나오면서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겁게 이슈가 된 6가지를 상편·하편으로 정리해봄으로써 미래 예측에 대한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변화와 혁신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

모바일 이후, 대세는 인공지능(AI)

첫 번째 핫이슈는 구글·IBM·GM 등이 인공지능(AI)에 올인한 사건이다. 2016년을 지배한 단 하나의 기술을 꼽으라면 ‘AI’이라고 말하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생활 곳곳에 침투하기 시작했음을 실감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기업들은 앞 다퉈 인공지능을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꼽았다. 모바일이 지난 10년간 비즈니스를 지배한 키워드였다면 앞으로 10년은 인공지능이 될 것이다.

IBM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유명한데 이제는 인공지능, 즉 IBM이 개발한 ‘왓슨’을 실험실에서 꺼내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실제로 IBM은 암치료에 왓슨을 도입해 영역을 끊임없이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구글의 ‘알파고’ 인공지능에서 우리가 경험한 이세돌과의 세기의 바둑대전에서 알파고가 승리한 사실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이 세기의 대결에서 머신러닝·딥러닝 기술이 이미 상당히 진화했음을 증명했다. 구글 최고 경영자 순다르 피차이는 ‘모바일 퍼스트’에서 ‘인공지능 퍼스트’ 회사로 변신한다고 발표했다.

자율주행차 - 테슬라 & 우버 . . .

두 번째 핫이슈는 2016년은 메인 스트리트로 달리는 자율주행차 기술이 큰 발전을 이룩한 한 해였다는 것이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자동차가 스스로 도로에서 운전하고 다닌다는 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너도나도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하겠다고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자율주행이 가능해진 것도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전 때문이다. 패턴인식, 처리속도가 놀랍도록 향상되고 있으며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자동차가 거리에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율주행차 트렁크에는 초대형 컴퓨터가, 차체에는 배터리가, 차 위에는 레이더와 카메라 등 센서가 내장돼 있다. 한마디로 주행하는 컴퓨터다.

2016년 자율주행 이슈를 선점한 회사는 ‘테슬라’와 ‘우버’였다. 준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테슬라가 마치 ‘완전자율주행’처럼 홍보한 데 이어 2016년 5월에는 첫 사망사고가 나면서 기술이 전부가 아님을 인식하게 했다. 우버는 2015년 5월 피츠버그에서 전격적으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해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작년 12월에는 우버의 고향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서비스를 면허 없이 시작했다가 철퇴를 맞기도 했다. 우버식 좌충우돌이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회사인 GM과 포드, 볼보, 피아트크라이슬러 등도 ‘자율주행’ 발표 대열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2020~2021년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음을 공식 발표했다. 기술 회사들은 자율주행차 시대를 완성차 업체들에 앞서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실시간 미디어 중심축 - 페이스북

세 번째 핫이슈는 페이스북이 실시간 미디어 중심축으로 부상한 것이다. 구글이 검색 사업에서 인공지능 사업으로 성공리에 변신한 해였다면, 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 비즈니스에서 ‘미디어’로 중심축이 옮겨진 해였다. 전 세계 17억9000만 명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페이스북에 접속하며, 그중 16억600만 명은 모바일로 접속한다. 11억8000만 명은 매일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타임라인을 보고 글, 사진, 동영상을 올린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전 세계 인구(31억명) 가운데 3명 중 한 명은 매일 모바일로 페이스북에 접속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중국인은 빠져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1~2년간 ‘모바일 미디어’ 서비스에 올인했고, 특히 2016년에는 ‘라이브 비디오’를 성공리에 확산시켰다. 페이스북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는 글로벌 이용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유튜브는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했지만 페이스북 라이브처럼 ‘실시간’ 방송을 잡아내진 못했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인스타그램은 실사용자가 6억 명을 돌파했다. 2년 새 2배로 성장한 것이다.

가짜 뉴스 파문에 휩싸이기도 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가 페이스북은 미디어 회사라고 스스로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작년 말 “페이스북은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다. 전통적인 테크놀로지 회사는 아니다. 물론 전통적인 미디어 회사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신기술을 만들어 제공했고, 이것이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고 공표했다. 확실히 페이스북을 해보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 위력을 실감할 수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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