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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류-우리가 만드는 우리의 즐길거리
성지담 음악감독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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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6  16: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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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지담 음악감독
한류 현상을 설명할 때 대부분 가요나 드라마 같은 해외시장에서 사랑받는 한국 콘텐츠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게 된다. 본인도 역시 한류 관련 특강을 하게 되면 대부분의 이야기를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 그 자체에 중점을 두고 강의를 진행하곤 했다.

물론 한류라는 단어가 해외에서 유행하는 한국의 문화와 그 현상들을 지칭하는 단어이긴 하지만 그 시각을 조금 달리하여 해외에서의 성공 이전에 국내 대중문화 시장 안에서의 한류 현상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의미와 역할에 대한 연구 역시 함께 이루어지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일제강점기 이후 미국 문화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후, 1980년을 거쳐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대중문화 시장에서 할리우드 영화와 팝음악으로 대표되는 해외 콘텐츠가 갖고 있는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오늘날에 비해 많은 외화와 해외 드라마가 극장과 공중파를 통해 상영됐고, 팝음악이 전체 음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높았다.

또한 단순히 그러한 콘텐츠들을 수입해 상영하고 판매하는 것 이외에도 국내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많은 부분들이 해외의 것들을 참고했고 때로는 그것이 지나쳐 표절 시비에 휘말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을 지나 21세기가 되면서 국내 대중문화 시장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시작했고 과거에 비해 한국영화, 드라마 그리고 가요와 같은 대중문화 콘텐츠의 질적 향상과 함께 시장 점유율 역시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이러한 변화의 저변에는 우리의 정서로 풀어내는 다양한 우리 이야기들에 대한 대중들의 꾸준한 요구가 깔려 있었음은 자명하다. 그리고 꾸준한 경제 성장, 생활수준 향상과 함께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중들과 그에 따른 제작자들의 안목 역시 높아지게 됐고 이것이 자연스레 제작환경의 변화와 함께 국내 콘텐츠의 완성도 향상으로 이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90년대 이후 인터넷 문화 발달로 인해 해외 콘텐츠가 가지고 있던 프리미엄과 신비감이 빠른 속도로 사라진 것과 함께 국내 콘텐츠 시장의 규모가 성장함과 동시에 다양한 내용의 콘텐츠 제작이 증가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단순히 한류를 국내 콘텐츠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에만 주목해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현상 이전에 내재된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과거 대중문화 시장에서 꽤 크고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해외 콘텐츠의 영향에서 벗어나 우리들 스스로가 만들고 즐기는 대중문화, 바로 그 시작점과 본질은 ‘우리가 만드는 우리의 즐길거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 우리가 즐기고 있는 대중문화 콘텐츠의 그 기술적, 장르적 바탕들은 서양에서 왔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고 세계 시장에서 케이팝, 케이드라마와 같은 이름으로 오리지널리티가 새롭게 부여된 또 하나의 장르로 만들어낸 것은 개개인의 호불호를 떠나 문화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한류 현상을 단순히 콘텐츠의 수출, 해외에서의 특정 현상에 초점을 맞춰 바라보는 것 이외에도 그 저변에 깔려있는 자국문화로서의 역할과 의미를 다시 한 번 짚어보며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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