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1억 원으로 화성여행을 떠나다
상태바
[경제칼럼] 1억 원으로 화성여행을 떠나다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7.02.06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동호 명예기자
작년 9월 27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국제우주공학총회(IAC) 기조연설에서 미국 혁신의 아이콘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민간 우주로켓기업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가 “2022년까지 100~200명을 태운 유인우주선을 화성·지구 간 최소거리가 되는 26개월마다 한 번씩 80일(향후 30일까지 축소) 우주여행을 통해 화성에 보내고 2025년 이전에 화성 식민지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화성이 인류가 자립도시를 세울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이라고 했다. 그리고 탄소섬유로 우주선을 만들고, 팰컨9 로켓으로 다단계 발사체를 만들어 발사한 뒤 우주선에 탑재된 태양광 패널을 동력원으로 사용해 화성까지 비행한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초기 여행비용을 1인당 20만 달러(약 2억2천만 원)로 추산했지만, 궁극적으로는 10만~14만 달러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머스크는 “화성으로의 여행은 믿기지 않는 도전이 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스페이스X는 100년 안에 약 100만 명의 지구인을 화성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화성뿐만 아니라 태양계 전체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민간기업이 미항공우주국(NASA)보다 우주 개척에 있어 더 앞설 수 있을까? 화성 탐사가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2008년 8월 NASA가 화성에서 물을 발견하면서부터다. 미국은 2010년부터 NASA 주도로 2035년까지 유인우주선을 개발해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스페이스X, 구글 등 민간 차원의 화성 개발 시도는 정부 계획을 압도하는 분위기다. 원대한 우주 개척 야망을 가졌던 일론 머스크는 “먼 미래를 그릴 때마다 범우주적 문명을 이룬 인류와 환경오염으로 멸종한 인류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상상도 못했던 화성 왕래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진 것은 ‘화성 식민지 건설’의 허황된 꿈을 꿔온 괴짜 기업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화성으로 가는 첫 번째 우주선의 경우, 재난을 당할 위험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처음 화성으로 가는 사람들은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일단 유인 우주선이 발사된 이후 완전한 자급자족이 가능한 식민지를 건설하기까지 40~100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화성 식민지 개척 구상은 혁신의 아이콘인 머스크가 선보인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의 대표적 사례다. 문샷 싱킹이란 달을 좀 더 잘 보기 위해 망원경 성능을 높이는 대신 달에 갈 수 있는 탐사선을 제작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과 같은 혁신적인 발상을 말한다.

머스크가 화성 식민지 건설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그는 우주 개척을 통해 인류는 다행성 생물종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으며 단일행성에서 고갈된 자원과 함께 종말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 다행성으로의 이주를 통해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2015년 이 같은 화성 식민지 건설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서 '우주 인터넷' 구상을 내놓았다. 화성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저궤도 위성 수백 개를 띄워 지구 전역을 연결한 뒤 이 시스템을 확장해 화성에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화성 식민지 건설을 위한 자금을 마련한다는 게 머스크의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발표한 화성 개척 계획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머스크의 화성 개척 계획에는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법, 세부 운영방안, 정부 공식 승인 등이 결여돼있다"며 이 같은 이유 때문에 공상과학소설 같은 꿈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 자율주행차 사망 사고와 스페이스X의 로켓 폭발 등 머스크에게 작년 악재가 잇따랐던 점을 이유로 들며 “화성 식민지 개척 발표는 국면 전환용 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머스크의 ‘문샷 싱킹’의 대상은 우주 외에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예가 2013년 공개한 '하이퍼 루프(Hyperloop)' 구상이다. 비행기보다 빠른 초고속 열차인 유선형의 캡슐 열차를 공기 저항이 극히 적은 진공 상태의 튜브 안에서 총알을 쏘듯 발사하는 방식이다. 이론상 최고 시속 760마일(1224km)로 달려 자동차로 로스엔젤레스~샌프란시스코 구간을 단 3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남아프리카 출신인 머스크는 28세 때인 1999년 페이팔의 전신인 X닷컴을 창업했다. 3년 뒤 이베이에 페이팔을 15억 달러에 매각, 이른 나이에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지만 늘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섰고 스페이스X와 테슬라, 솔라시티를 잇따라 창업했다. 일론 머스크가 현대 최고 혁신 아이콘으로서 어디까지 진화해갈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오늘도 머스크는 새로운 세계를 구상하고 있을게 틀림없다.

일론 머스크는 지속적인 화성 개척에 몰두하기 위해 위험성이 많은 첫 번째 우주선에는 탑승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억1천만 원으로 2026년이나 2027년 세 번째 우주선 탑승을 예약해볼까? 하하하! 허황된 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꿈은 이루어진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