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주최 제3회 캄보디아 볏짚축제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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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주최 제3회 캄보디아 볏짚축제 현장에 가다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7.01.3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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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관광자원 육성과 지역개발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 참여 지원
▲ 1월 20일부터 3일간 코트라 주관으로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열린 농업관광축제 현장.(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코트라 프놈펜무역관(관장 권경무)이 지난 20일부터 3일간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관광도시 씨엠립에서 농업과 관광을 결합 새로운 산업모델을 제시하는 농업관광축제를 열었다.

‘볏짚축제’로도 알려진 이 행사는 올해로 벌써 3회째를 맞이했다. 낙후된 캄보디아 관광자원을 육성하는 동시에 공유가치 창출(CSV) 차원에서 지역개발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취지로 열렸다.

캄보디아 관광부, 농림부, 씨엠립 주정부, 유관기관 및 현지 진출 우리 기업들과 협력해 추진됐으며 △양국 농업관광 기업 홍보관 △포럼 △대지·호반 예술조형물 △유색벼 시범 재배단지 △양국 우호 사진전 △CSR 활동 등으로 다채롭게 꾸몄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20일 오후에 열린 개막행사에는 박승규 주캄보디아 씨엠립 총영사를 비롯해 팍 소콘 캄보디아 관광부 차관, 티 소쿤 농림부 차관 및 킴 분송 주지사, 방진기 코피아 소장 등 약 1000여명이 참석했다. 그 외에도 아리오르 등 현지 진출기업과 싱가포르 아이티이(ITE), 캄보디아 옥켄덴(OCKENDEN) 등 민간단체와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농진청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 씨엠립 한인회, 캄보디아농산업협회 등도 참여했다. 

행사를 불과 하루 앞둔 지난 19일 기자는 나름 기대감을 갖고 행사장을 찾았다. 하지만, 출발하자마자 다소 실망스런 모습들이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선은 행사장이 시내에서 차로 30분 이상 달려야 할 만큼 멀리 떨어진데다 가는 도중에 안내표시판도 별로 없어 누군가의 안내나 구글지도로 찾지 않으면 찾아가기 힘들 정도였다. 행사기간중에는 시내와 행사장을 연결하는 셔틀버스가 운행된다는 사전안내를 받았지만, 안내표시판도 눈에 잘 띄지 않고, 행사준비 관계자들조차 운행횟수와 시간을 아는 이가 드물었다.   

홍보 역시도 미흡해보였다. 인근 씨엠립시에 거주하는 1천명에 이르는 교민들 중에는 소문만 들었을 뿐 행사의 구체적인 내용과 취지에 대해 아는 이는 적었다. 외국관광객들을 안내하는 현지여행사와 가이드들도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초 예상했던 2만명 관광객 유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솔직히 의문이 들었다. 

준비과정도 서툴러 보였다. 정복길 씨엠립 한인회장은 “교민기업들이 유료부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달라는 협조요청을 행사를 불과 3~4일 정도 앞둔 시점에서야 코트라 담당자로부터 전화로 들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행사준비가 마무리가 되었어야 할 시기에 여전히 포크레인 등 중장비차량들이 도로 한가운데를 막고 중앙 진입로 확장공사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다음날 오전까지 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하지만, 가장 큰 아쉬운 점은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만한 볼거리가 별로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볏짚을 이용해 만든 일부 작품들은 이미 현지주민들 사이에서도 익숙한 수준이었고, 쏟은 노력과 정성에 비해 작품수준도 조악하고 마무리조차 덜 된 느낌을 주었다. 비포장 먼지 폴폴 날리는 먼 길을 마다않고 어렵게 찾아온 외국관광객들의 수고로움을 상쇄할 만큼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인상적인 다른 볼거리도 별로 없었다. 

게다가 햇볕은 뜨거운데 인공 저수지 주변 현지식 정자 외에는 마땅한 쉼터도 없어 보였다. 참가단체들과 기업을 소개, 또는 지역특산물을 홍보판매하는 부스 역시 그 숫자가 적고 내용 역시 부실했다. 행사장 한 귀퉁이에 전시된 한국을 소개하는 관광사진들 역시 행사 본래취지와도 별로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그마나 눈에 띄는 건 인공저수지 주변에 세워놓은 볏짚을 재료로 만든 대형기업로고 정도였다. 행사장 곳곳에 나름 고생도 하고 고민을 한 흔적들이 보였지만, 실제 결과물들은 실망감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행사의 취지는 캄보디아 농업과 관광산업의 상생발전을 위함이다. 물론 주최측의 설명대로 현지진출 우리 기업들의 지원도 그 목적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행사를 개최함으로서, 큰 틀 안에서만 본다면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간 우호증진에도 나름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굳이 한국기업들의 해외진출투자를 지원하는 우리나라 정부투자기관이 다른 본연의 임무를 차치하고 굳이 이런 농업관광촉진행사까지 시간과 공을 들이고 예산을 지원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민은 “솔직히 이번 행사는 코트라 고유의 업무와는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차라리 농진청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인 코피아(KOPIA)가 할 일에 가깝다.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게 별다른 도움도 안 되고, 큰 기대효과도 얻기 힘든 이런 행사를 우리 국민들의 혈세까지 낭비하면서까지 앞으로도 계속할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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