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재재단,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 관련 사업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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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재재단,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 관련 사업 착수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7.01.2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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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미국, 인도, 중국 등과 함께 앙코르유적 복원사업에 우리나라도 참여
▲ 문화재청 산하 특수재단인 한국문화재재단이 복원공사에 나선 프레아 피투 사원 전경.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 중 하나인 프레아 피투사원 복원사업이 드디어 우리 손에 의해 본격 시작됐다.

지난 23일 오후 3시경(현지시각) 앙코르 톰 유적 내 코끼리 테라스 앞에서 프레아 피투 홍보관 개소식 및 사업 착수식이 열렸다. 

이날 개소식에서는 박승규 주캄보디아 대사관 분관장, 압사라 앙코르보존청 속상하 부청장, 문화재청 김대현 국장, 한국문화재재단 이향수 이사장 직무대리, 정복길 씨엠립 한인회장, 코이카 정윤길 소장 등 주요 인사를 포함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식전행사로 한국에서 초청된 한국문화재재단 소속 공연단(감독 홍대웅)의 지신밟기 행사가 펼쳐졌으며, 주요 인사들의 축사 등 공식행사에 이어 비나리, 진도북춤, 사물놀이 등 화려한 축하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프레아 피투 복원 사업은 2013년 12월 우리나라 무상원조기관인 코이카(이사장 김인식)의 제안으로 선정된 사업이다. 이에 앞서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그해 6월 앙코르 유적 전반을 관리하는 캄보디아 정부 부처인 압사라청과 프레아 피투사원 복원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 박승규 주캄보디아 대사관 분관장, 김대현 문화재청 국장을 비롯한 주요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프레아 피투사원 홍보관 개소식 및 사업 착수 기념 커팅식 장면 (사진 씨엠립 한인회)

이후 코이카와 문화재청, 그리고 한국문화재재단은 지난 2015년 6월 앙코르 유적 관리를 전담하는 캄보디아 정부기구인 압사라청에서 개최된 앙코르역사유적보호개발 국제협력위원회(ICC-Angkor) 기술회의에서 앙코르 유적 중 하나인 앙코르 톰 내부의 프레아 피투사원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공식발표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앙코르 유적 복원사업에는 현재 알려진 바로는 일본, 프랑스, 미국, 인도 등 세계 22개 기관과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각 나라별로 개별 복원 보수사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상호 진행상황과 방향을 서로 논의하며 함께 공동연구과제도 추진한다. 

프레아 피투사원 유적은 ‘성벽의 도시’로 알려진 앙코르 톰 경내에 위치해 있으며, 12~15세기 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적 전체 규모가 약 12만6천㎡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며, 그 안에는 힌두사원 4개, 불교사원 1개 유적이 있고 그 주변으로 해자가 있다. 

한국문화재재단 소속 현장 담당자는 “이들 건축물중 힌두사원들은 대략 12~15세기 사이 각각 다른 시기에 쌓였으며, 건축물간 유기적 관계는 찾기 어렵다. 불교사원은 힌두교가 쇠퇴하기 시작한 15세기 경 건축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원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관련 자료도 남은 게 없다. 앙코르 톰 내부 주요 유적 중에서 복원이 안 된 대표적인 사원으로 지난 1900년대 초반 프랑스 극동학원(EFEO)에 의한 고고학적 조사와 응급 보수가 이루어졌을 뿐이다. 이후 추가적인 고고, 건축, 미술사적 연구 역시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이 사원에 대한 명칭조차 과거 EFEO가 조사할 때 붙인 이름 그대로다. 사원을 둘러싼 해자도 흔적만 남아 있을 정도로 훼손상태도 심하다. 그만큼 복원사업 자체가 결코 쉽지 않고, 앞으로도 한국문화재재단이 연구하고 밝혀내야 할 일들도 많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말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유적 복원사업은 무엇보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한축을 담당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양국의 우호증진은 물론이고, 문화재복원관련 노하우와 지식을 쌓고, 우리의 문화재 복원기술을 전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 지난 1월 23일 앙코르유적 피투사원앞에서 펼쳐진 한국문화재재단 공연단의 축하공연 모습. (사진 씨엠립 한인회)

앙코르 유적 가이드 김주영(가명)씨는 “그동안 바이욘 사원과 따프롬 사원 등 앙코르 유적 복원과정과 주체를 설명할 때 마다 우리 관광객들로부터 ‘일본, 프랑스, 인도,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은 복원사업에 참여하는데, 왜 우리나라는 없냐?’는 질문을 자주 받아 곤혹스러울 때가 적지 않았다”며, 홍보전시관도 설치된 만큼 우리 관광객들이 오면 꼭 이 곳을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서 현장소장은 “기초사업을 포함한 복원사업은 과거방식대로 문화유적을 새롭게 복원한다는 개념보다는 보존의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며, 앙코르 유적복원사업에 참여하는 다른 나라 기관들도 이와 같은 동일한 방향성을 갖고 함께 복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공적개발 원조자금(ODA) 400만 달러가 투입된 이번 사업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3개년은 복원 사업에 앞서 기초조사를 벌이는 한편 복원에 이르는 중장기 계획 수립도 함께 수립한다. 일부는 소규모 보수 정비를 진행하며 현장 적용성을 검토한 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복원사업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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