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근 멜번 한인회장 “한류의 파괴력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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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근 멜번 한인회장 “한류의 파괴력을 아십니까?”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6.12.02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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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의 호주 정착에 버팀돌 되는 것이 한인회의 목표

호주 남동부에 위치한 빅토리아 주는 호주 본토에 있는 주 중 가장 작은 주 이지만 인구 밀도가 가장 높고 고르게 발전된 곳이다. 빅토리아주에는 약 580만 명이 사는데, 이 중 약 490만 명이 주도(州都)인 멜번에 거주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발달했던 농업 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과 관광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이 지역에는 약 2만 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다. 빅토리아 주 한인회를 이끌어가는 최유근 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 호주 빅토리아 주 한인회 최유근 회장.

■ 빅토리아 주 한인회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1972년 설립된 빅토리아주 한인회는 현재 29대 임원들이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한인회는 교민들을 위한 문화, 체육행사를 주관하고 있으며 호주를 방문하는 워킹홀리데이 학생들을 위해 무료 영어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사관·민주평통과 함께 한국전쟁 용사 기념비 설립을 위해 추진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2년 한인회관 매입 시 발생한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한 교민 모금 운동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부터 교민들의 작은 정성을 모아 마련한 회관인 만큼 한인회관은 빅토리아 주 한인회의 큰 자랑입니다. 한인회는 각 한인 단체들이 한인회관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 호주 빅토리아주 한인회관.

■ 한인회의 비전이나 목표는 무엇입니까?

빅토리아 주 한인사회가 급작스럽게 확장되면서 한인회가 이에 걸맞은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현 시대에 적합한 운영방식을 연구해, 한인들이 낯선 호주 땅에서 편안하게 정착하고, 타 민족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버팀돌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 교민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한인회관.

■ 회장님은 어떻게 호주에 정착하게 되셨나요?

1988년 서울 올림픽 직후, 유학생으로 호주에 왔습니다. 대학졸업 후에는 한국에서 물건을 수입하여 유통하는 일을 했고, 프랜차이즈 사업, 휴대폰 소매사업 등을 해왔습니다. 현재는 요식업소와 제과 체인점을 운영 중입니다. 지난 10년간 멜번, 퍼스, 애들레이드에서 교민 매체를 발행했고, 지금은 현지 한류 TV방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나요?

호주는 공개채용이 아닌 특별채용 시스템입니다. 방송을 전공하고 학업을 마쳤지만 아는 사람이나 친인척이 없으니 취업의 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벽이 있음을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 

 

▲ 2015년 열린 아시안 컵 축구대회 한인 응원단.

■ 그럼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2015년 아시안 컵 축구대회 때 멜번에서 북한 팀 경기가 있었습니다. 북한 교민이 없는 이곳에서 홀로 분전할 북한선수들을 응원해야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경기 당일에 뜻이 있는 분들 100여 명과 함께 북한 팀을 응원하러 갔습니다. 이 일이 이슈가 되어 현지 라디오, 영국라디오, 심지어는 한국의 교통방송과도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경직된 분위기에 대화는 거의 못 나누었었지만, 경기에 진 북한선수들을 위해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을 때 선수들이 우리 앞으로 와서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고 갔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울컥함을 느꼈고, 한 민족으로서의 동질감을 느끼며 보람을 느꼈습니다

▲ 오스트랄리안 데이 퍼레이드에 참가한 빅토리아 주 한인들.
▲ 오스트랄리안 데이 퍼레이드 참가 기념사진.


■ 교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주세요.

“해외에서는 겸손이 미덕이 아니다”라는 말을 젊은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습니다. 언어장벽 외에도 ‘겸손’이라는 한국의 전통적 정서가 젊은이들의 취업 과정에서 발목을 잡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직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일상화된 이들은 겸손에 대한 이해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면접관이 “이 일을 얼마나 잘 할 수 있습니까?” 하고 물었을 때 “아주 잘 하지는 못해도 조금 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하면 외국 사람들은 표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우리 청년들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과감하게 본인을 드러냈으면 합니다.

▲ 멜번의 K-POP 동호회 활동.

"한류의 강력한 힘을 아십니까?"

한 가지 더, 해외에서 체감하는 한류의 힘은 한국인들이 느끼는 것 보다 훨씬 큽니다. 그런데 강력한 한류의 파괴력을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근래에 잡은 문화의 힘, 얼마나 좋은 기회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한국음식, 상품에 관한 관심 역시 한류의 파괴력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기세가 약해질 때를 미리 걱정하지 말고, 거센 파도위에 모든 것을 실어 대한민국이 한 번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우리 국민들이 힘을 모을 때입니다. 

[재외동포신문 김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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