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이 캄보디아 망고 수출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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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이 캄보디아 망고 수출길을 열다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6.11.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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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씨앤에프, 캄보디아에 검역시설 갖춘 농산물유통센터 건립키로
▲ 지난 21일 MOU 체결하는 장안석 현대씨앤에프 대표(앞줄 오른쪽)와 마오 쿤 삐세이 마오레거시(앞줄 왼쪽) 대표가 악수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뒷줄 맨 오른쪽), 김원진 주캄보디아 한국대사(뒷줄 왼쪽에서 2번째)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캄보디아산 열대과일 수출이 우리나라 기업의 힘으로 열리게 됐다.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씨앤에프(대표 장안석)가 지난 21일(현지시각) 수도 프놈펜 소피텔에서 현지 파트너인 마오 레거시(대표 마오 쿤 삐세이) 측과 ‘검역시설을 포함한 캄보디아 농산물유통센터(APC) 건립에 관한 양해각서’에 전격 서명했다.  

이날 양해각서 체결식에는 주캄보디아 김원진 대사, 캄보디아 상무부 판 포삭 장관,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 김현식 캄보디아 한인회장, 권경무 코트라 무역관장, 방진기 코피아 소장 등 주요인사 등이 다수 참석했다. 

양해각서에 따라 현대씨앤에프는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에 망고 등 농산물 수출을 위한 검역시설이 포함된 농산물유통센터를 금명간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센터는 캄보디아에서 수출용으로 생산되는 농산물의 분류, 세척, 가공, 포장 등 상품화 전 과정을 담당하게 된다. 취급 과일도 망고를 시작으로 두리안, 파파야, 코코넛, 망고스틴 등 캄보디아산 열대과일 전반으로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향후 사업범위 역시 생과일 수출을 넘어 현지 농산물의 가공·유통까지 영역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번에 조성될 농산물유통센터는 캄보디아 최초로 농산물 검역시설까지 구비한 시설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 센터는 앞으로 캄보디아 농산물의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EU 등 제3국 수출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 

그동안 캄보디아산 망고는 동남아 역내 경쟁국가인 태국, 필리핀산보다 과육이 크고 당도가 높으며 향미가 풍부함에도 체계적인 검역·유통시스템의 부재로 대부분 제값을 받지 못했었다. 접경 지역 국가 등에 비공식 루트를 통해 간헐적으로 헐값에 수출을 해온 게 전부다. 

이번 양해각서로 캄보디아는 한국의 발달된 검역·유통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음으로써 농산물 유통 인프라도 함께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검역시설이 포함된 센터 건립으로 캄보디아 열대과일 수출이 활성화되면서, 캄보디아 현지 농민의 소득 증대와 생활개선에도 크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우리나라 소비자들 입장에선 고품질의 캄보디아산 열대과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양사 간 양해각서에 앞서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캄보디아 농림부는 ‘캄보디아산 망고 생과실의 대한국 수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후에도 양국 정부 간 수차례에 걸친 세부 협상을 거치며 진통을 겪은 바 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 덕분에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 기업들 간 과일 수출을 위한 협상테이블이 마련될 수 있었고,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양사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검역시설 구축, 설비투자, 시설 운영 계획 수립 등 준비 작업에 많은 공을 들여, 마침내 검역시설을 포함한 농산물 유통센터 건립을 위한 기본합의에 이르게 됐다.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이번 양사 간 양해각서 체결은 우리 정부와 김원진 대사를 필두로 대사관이 발 벗고 나서 양국 간 교량적 역할을 충실히 해낸 덕분에 일구어낸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편, 현대씨엔에프 측에 따르면, 향후 건설할 예정인 농산물유통센터를 건립하는 데 투자비 총 1천만 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 1단계 사업으로 생과일유통을 위해 설비투자비로 5백만 달러가 투입되며, 가공, 냉장, 냉동 시설 등 2단계 가공유통사업에 5백만 달러가 추가 소요될 예정이다. 농산물유통센터 내에는 살균에 필요한 증열처리설비를 포함한 포장시설이 설치된다.

현대씨앤에프 측은 “농산물유통센터가 향후 캄보디아 농산물 유통의 중요 거점으로서, 현지 농산물의 상품화 과정(분류, 세척, 가공, 포장)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해외로 수출을 하는데 있어서도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훈 현대씨앤에프 캄보디아 법인장은 “농산물유통센터가 예정대로 완공된다면, 내년 12월 전에 캄보디아산 망고의 한국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양해각서 체결 서명식에서 마오 레거시의 마오 쿤 삐세이 대표는 “캄보디아 내 검역시설과 농산물유통센터 사업이 큰 성공을 거둬 한국과 캄보디아 간 농·산업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양국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두고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 축사하는 김원진 대사

김원진 대사는 “캄보디아로서는 망고 수출을 통해 캄보디아 농민들의 소득 증대와 생활 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며, 한국의 검역․유통 관련 기술과 노하우 전수 등을 통해 체계적인 농산물 유통 인프라 확립과 여타 캄보디아산 농산물의 수출 시장 확대를 도모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한국 소비자들이 망고를 비롯한 고품질의 캄보디아산 열대과일을 저렴하게 구입하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며, 캄보디아 농산업 투자를 계획하는 여타 한국 기업인들에게도 이번 사업이 매우 유용한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사의 캄보디아 내 검역시설과 농산물 유통센터 설립 사업이 부디 큰 성공을 거두어, 한국-캄보디아 간 농산업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고로, 이번 캄보디아산 망고 수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은 한국의 무역 & 해외투자 전문 회사로 지난 2014년 캄보디아에 진출했다. 지난해 2015년에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망고농장을 운영하는 등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AEC(아세안경제공동체) 공식 출범 이후 아세안 지역에서 미래성장동력  창출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온 대표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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