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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4차 산업혁명과 진격의 중국
이동호 명예기자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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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2  10: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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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중국은 자국 산업, 자국 기업 보호 육성에 관한 패권주의적 행보가 거침없다. 대표적인 게 전기차 산업이다. 이류 밧데리 업체가 삼류 자동차업체를 인수해서 전기차를 만든다는 비아냥을 샀던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 BYD(비야디·比亞迪)는 올해 세계 전기차 1위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2014년 7만4000대에서 지난해 33만1000대로 급성장했다. 파격적인 보조금에 더해 베이징 상하이 등 신규 차량 구매가 제한된 대도시에서도 전기차는 신청 즉시 출고하도록 한 정책적 지원 덕분이다.

중국은 이제 전기차 연구개발(R&D) 투자 연 1000억위안(약16조5000억원), 2020년 전기차 500만대 생산체제 구축, 충전소 1만2000여 곳에 충전기 480만대 설치를 호언하고 있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테슬라가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3500대 판매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엄청난 규모의 내수시장을 무기로 횡포에 가까운 규제와 지원을 밀어붙이는 중국 앞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도, 글로벌 스탠더드도 공허한 구도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어떤 산업이든 중국 정부가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뒤 5년만 지나면 그 산업은 무조건 글로벌 공급과잉에 진입한다"는 말이 진리로 통용된다.

지난해 3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중국제조2025'에 반도체, 배터리, 로봇, 무인차 등이 포함된 것을 두고 3~5년 뒤 관련 산업의 파괴적 재편 전망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등에 업고도 2009년 중국 검색시장 33.2%를 차지했던 구글은 인터넷 검열 거부를 이유로 2010년 중국에서 쫓겨났고 우버 역시 지난 8월 1일 중국 디디추싱에 우버차이나가 인수되면서 도태됐다.

중국의 산업 패권주의는 섬유·가전·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을 넘어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등 4차 산업혁명 분야로 진격 중이다. 최근 중국의 파상공세가 두드러진 곳은 스마트폰·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 분야다.

지난 1월 LG화학, 삼성SDI 등 한국기업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삼원계(NCM) 배터리를 전기버스 보조금 리스트에서 배제한 것을 시작으로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 업체에서도 LG·삼성을 쏙 뺐다. 인증업체 56곳 가운데 54곳이 중국 업체이고 나머지 외국사 2곳도 중국 투자 업체일 만큼 편파적이고 자의적이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는 자국 기업들을 보호하는 동시에 기술 격차를 극복할 시간을 벌어 주겠다는 이중포석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중국 정부는 2020년 8조위안(약 1360조원) 시장을 다국적 기업들에 내줄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013년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를 통해 다국적 제약사들의 기를 꺾어놓은 뒤 자국 업체들의 신약 개발 및 중약(中药) 사업 지원에 나선 게 단적인 예이다. '차이나 스탠더드'가 싫으면 시장 자체를 포기하라는 식이니 울며 겨자 먹기가 따로 없다.

이 와중에 벌어진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7 배터리 결함과 대규모 리콜사태가 벌어져 중국 ATL이 사실상 스마트폰용 소형 배터리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서게 됐으니 한층 뼈아프다. 스마트폰용 뿐만 아니라 전기차용 대형 배터리 분야에서도 BYD, CATL 등 중국업체들이 일약 글로벌 상위권으로 약진한 것 역시 극히 위협적이다. 한국 양대 그룹의 20년 배터리 산업 투자가 중국이라는 벽에 딱 막힌 형국이다.

그런 '진격의 거인' 중국 앞에 하필 한국의 주력 산업, 미래 성장 동력들이 풍전등화 신세니 걱정이다. 이미 조선·철강·석유화학·해운 등은 중국발 태풍에 초죽음이 됐다. 반도체·배터리는 3~5년 후를 장담하기 어렵다. 진입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된 전기차·로봇·바이오·O2O 시장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식 패권주의에 대한 대응법은 일본에서 배워야 한다. 중국 배터리 업체 ATL은 창업자·경영자·생산지는 중국이지만 실제 주인은 2005년 지분 100%를 인수한 일본 전자부품업체 TDK다. 일찌감치 중국에서 인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될 만한 업체를 발굴해 자본과 기술을 투입한 결과다. 가급적 일본색은 탈색하고 중국색을 덧입는 닌자(隱者) 방식이다. 한국 기업들도 이제 도광양회(韜光养晦)를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삼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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