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장년들이여, 통일을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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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장년들이여, 통일을 노래하자”
  • 남종석 민주평통북유럽자문위원
  • 승인 2016.11.2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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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 '청년 통일 세미나'를 다녀와서

▲ 남종석 민주평통 북유럽자문위원.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에서 개최한 ‘청년 통일 세미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1월 12일부터 13일까지 베를린에 다녀왔다.

전 유럽에서 고등학생, 대학생, 다문화가정 학생, 학부모, 베를린 교민 등 약 95명이 참가했고, 특히 50대 전후의 평통자문위원이 대거 참석해 모임의 열기가 뜨거웠다.

첫 강의는 김주일 국제 탈북민연대 사무총장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3만 명이 넘는 탈북민을 어떻게 볼 것이며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강의였다.

남한사회에서 탈북민을 동정 어린 시선이 아니라 차별 없이 동등한 시각으로 대할 때 소통이 이뤄지고 화합할 수 있을 것이며, 탈북민 정책은 통일을 위한 사전교육이고 탈북민은 통일이 되기 위해 훌륭한 전도사 역할을 할 수 있다.

북한주민은 철저하게 세뇌교육에 의해 단절되어 있다. 북한주민에게 한국과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풍선 날리기, SNS 등 모든 가능한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북한주민의 인권을 개선하는 노력이 곧 통일 문제임을 국제사회에 알려야 한다. 북한에서 ‘일 없어요’는 남한에서 ‘괜찮아요’라는 의미인 것을 서로 오해 없이 이해할 때 남북한 주민 간의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

김주일 사무총장의 강연은 얼마 전에 본 영화 ‘그물’을 생각나게 했다. 이 영화의 주된 배경인 임진강은 남북을 가르는 경계선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 강대국을 중심으로 동과 서를 가르는 가장 긴장된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는 강대국들의 군사적 이익 관계 속에서 언제든 그들의 대리 전쟁터가 될 수도 있는 곳이다. 우리에게는 슬픈 분단의 경계선이지만 강대국들에게는 직접적인 피해를 줄이는 완충선이다. 한반도의 전쟁은 곧 세계의 전쟁이고, 그것은 인류의 종말과도 같다.

우연하게 남한에 흘러들어온 북한어부의 이야기인 영화 ‘그물’은 분단 후 66년 동안 조금도 달라진 것 없이 여전히 서로를 미워하고 시기하는 우리들의 고백이자 자백이다. ‘그물’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시대에서 냉정하게 우리를 진단하고 돌아보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만든 김기덕 감독은 “우리는 누구의 편도 아니고 자연의 한 조각인 인간의 편이다. 더 이상 어느 편이냐는 어리석은 질문을 하지 말고 진심으로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으로 마주서길 바란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통일을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인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남한사회에서의 분열과 갈등’이라는 지적에 당혹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에 사는 청소년들의 눈에도 한국사회의 분열이 심각하다는 증거다. 분단 이전에 태어나서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우리나라 인구의 8%에 불과하다. 생존한 이산가족은 6만 명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국민이 통일에 대해 무관심하고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북한 내부의 불확실성, 한국 내부의 혼란, 중국과 미국의 갈등, 유럽에서는 극우, 난민, 브렉시트 등으로 전 세계가 급격하게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은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고 머리 아픈 문제라고 미룰 수는 없다. 오히려 이럴 때 통일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을 가지며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고 통일을 만들어 나가자는 이경수 주독일대사의 지적에 공감한다.

해외동포가 720만 명이 넘는다. 중국, 이스라엘, 이태리 민족 다음으로 우리 한민족은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다. 해외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자녀들의 정체성을 지키고, 해당 거주국에 통일의 당위성을 알리는 노력을 같이 해나가야 한다.

민주평통 해외자문위원회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외공관, 한인회 등과 협력해 해외교민들에게 통일에 대한 당위성과 공감대를 확산해야 하고, 한글학교 등과 협조를 통해 청소년 통일 골든벨, 통일 사생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전폭적으로 후원해 우리 자녀들에게 통일에 대해 알려주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

또한, 거주하고 있는 주재국에 탈북자 문제, 북한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통일만이 그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국제사회의 이해와 협조를 유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중심에 40~50대가 앞장서야 한다. 통일을 위해 그리고 통일이 되었을 때 바로 그 현장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일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부분 대학 교육을 통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민주화 열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대학시절 뜨거운 가슴으로 밤새워 고민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는 세대이다.

60~70대 선배들과 20~30대 청년의 중심에서 허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40~50대 장년들이다. 일제 시대에 독립을 위해 고민하고 준비하고 싸우고 일생을 바친 투사들이 있어 오늘 우리가 독립 국가를 만들 수 있었다.

지금 이 시기에 우리들은 마땅히 통일을 위해 고민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해 준비해야 하는 사명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망설이지 말고 피하지 말고 우리의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반드시 통일은 오며 통일을 만들어 나가자.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말고 통일을 고민하고 준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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