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16 달라스 코리안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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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016 달라스 코리안 페스티벌’
  • 최윤주 기자 (i뉴스넷)
  • 승인 2016.11.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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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협력으로 이뤄낸 역대 최고의 페스티벌
▲ 이번 코리안 페스티벌은 한인들만의 축제가 아닌 지역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사진 i뉴스넷)

미국 달라스 한인회(회장 유석찬)가 새로운 역사를 썼다. 경찰추산 5만 명. 주최 측 추산 8만 명. 달라스 한인회 역사 이래 찾아볼 수 없는 최대의 인파였고 최고의 문화행사였다. 달라스 한인회가 지역단체들과 손을 맞잡고 총력을 기울여 준비한 코리안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각계각층의 인사들은 물론, 대회에 참여했던 공연진들과 자원봉사자, 관객들까지 양손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최고의 페스티벌’이었음을 인정했다.

지난 12일(토) H마트 뒤편 주차장에 마련된 ‘2016 달라스 코리안 페스티벌’ 현장에는 하루 종일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이 날의 화폐 역할을 한 티켓 판매부스에는 줄이 끊이지 않았고, 음식을 판매하는 부스마다 몰려드는 손님으로 ‘즐거운 비명’이 난무한 하루였다. 20℃를 넘지 않은 초 절정 가을날씨와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하늘마저 코리안 페스티벌의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 강강수월래 장단에 맞춰 펼쳐진 길쌈놀이와 문지기 놀이는 이번 코리안 페스티벌의 백미였다.

이날 사람들의 가장 많은 찬사가 쏟아진 건 길쌈놀이. 강강수월래 장단에 맞춰 행사장 한 가운데 마련된 기둥에 빨강, 노랑, 파랑, 초록, 하얀색의 오색 끈을 하나로 엮는 길쌈놀이는 달라스 한인사회의 화합과 모든 민족이 하나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이번 코리안 페스티벌의 목적과 맥을 같이 하는 하이라이트 행사였다.

7분 여의 시간동안 진행된 강강수월래와 길쌈놀이는 2016 달라스 코리안 페스티벌 행사 중 단연코 최고였다. 한푸리 가무악 팀과 광개토 사물놀이 팀의 장단에 맞춰 한솔 사물놀이 팀이 길쌈을 엮는 동안 1천여 명의 관객들은 큰 원을 그리며 강강수월래를 도는 장관이 연출됐다. 길쌈이 거의 다 엮어질 즈음, 강강수월래 행렬에서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해봤음직한 문지기 놀이가 펼쳐져, 신명나는 장단을 맞춰 손을 잡고 돌던 외국인들에게 신비로움과 함박웃음을 선사했다.

▲ 한국문화를 체험하며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외국인들.

길쌈놀이 후 한껏 상기된 표정을 숨기지 않은 데보라 하퍼(캐롤튼 거주) 씨는 “함께 손을 잡고 도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손을 맞잡고 같은 행동을 하면서 똑같이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놀이가 있다는 게 놀랍다”며 “매우 신선한 즐거움이었다”고 밝혔다.

길쌈놀이를 기획한 달라스 예술인총연합회 박성신 회장은 “가장 한국적인 것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고유의 전통으로 다양한 민족, 다양한 연령층,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손잡고 하나 되는 모습을 만들어내고 싶었다”며 “행사가 끝난 후 많은 분들의 격려와 찬사가 쏟아져 너무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낮의 하이라이트가 길쌈놀이와 강강수월래였다면, 밤의 하이라이트는 K-POP 공연이었다. 달라스의 가을밤을 열광으로 몰아넣은 특별초청 가수는 G2와 노브레인. 특히 2016년 여름 한국의 전문음악방송 채널인 Mnet의 ‘쇼미더머니5’에 출연한 이후 가수로 데뷔한 신인 랩퍼 G2는 달라스에서 성장한 한인 2세로, 이번 공연이 그에겐 명실상부한 ‘금의환향’이다.

▲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K-POP 공연은 달라스의 가을밤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G2의 무대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속사포같이 쏟아지는 G2의 랩을 타인종의 청소년들까지 ‘떼창’(관객들이 함께 노래하는 것)으로 따라하는 모습은 달라스에서 본 적이 없는 진풍경이었다.

G2는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사용하며 무대를 장악, 차세대 글로벌 스타로서의 진면목을 발휘했다. 집어삼킬듯한 카리스마로 마지막 무대를 뜨겁게 달군 가수는 노브레인. 4인조로 구성된 락 밴드 노브레인은 ‘하루살이’ ‘비와 당신’ 등의 히트곡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락 그룹답게 자타공인 최고의 락 음악을 선사한 노브레인은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무대 위를 뛰어다니며 2016 달라스 코리안 페스티벌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날의 행사장은 우리 민족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자리였다. 행사장 부스마다 걸린 청사초롱은 전통문화축제 분위기를 한껏 살리며 코리안 페스티벌을 찾은 손님들을 환하게 맞이했고, 손으로 직접 꼬아 만든 초가지붕 아래서는 어설프게 한복을 입어본 외국인들이 난생 처음 다듬이질을 해보는 색다른 체험공간이 마련됐다.

꼬마 아이들은 자신의 키만 한 윷을 던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세상 처음 보는 짚신을 신기해하며 자신의 발 위에 신어보는 외국인의 표정은 한없이 즐거워보였다. 왕족의 결혼식을 형상화한 포토존과 궁궐을 배경으로 두 명의 장군이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곳에서는 즐거운 순간을 남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제기차기와 투호는 참새 방앗간처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지나가던 이들의 발길을 붙잡아 맸다.

과거 우리 민족의 생활상과 놀이에 흠뻑 빠진 시민들이 가장 오래 머문 곳은 당연히 음식부스. 떡볶이, 어묵탕, 튀김, 불고기, 갈비, 아이스크림 등 한국음식들이 빼곡히 들어찬 음식부스는 이날 하루 종일 쉴 틈이 없을 정도의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 음식부스는 밤이 되도록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H마트 인근 상권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접한 음식점에게 입점을 우선 배정한 음식부스에서는 “본 매장 장사에 써야할 재료까지 다 가지고 올 정도로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며 즐거운 비명을 토해냈다.

전체 프로그램 또한 매끄럽게 진행됐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10시 40분 길놀이를 시작으로 1부 개막식이 펼쳐진 후 비빔밥 퍼포먼스로 본격적인 이벤트의 문을 연 이 날 행사는 지역 전문인들의 무대 위 공연과 무대 아래에서의 놀이, K-POP 공연 등의 무대를 적절히 배치하여 총 9시간의 행사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또한 사전에 준비한 팜플렛을 통해 전체 행사일정을 알리고, 시시때때로 한국어와 영어 방송을 통해 무대공연을 안내,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동선을 효과적으로 도왔다. 달라스에 거주하는 이익헌 씨는 “한국 분들이 아닌 사람들이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고 마음껏 우리의 것을 즐기는 것을 보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며 “타민족의 왕래가 많은 H마트 야외 주차장을 페스티벌 행사장으로 활용한 게 이번 페스티벌의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로 3년째 열리는 코리안 페스티벌은 비록 짧은 연혁이지만 미주 어느 지역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역량을 과시하는 문화축제로 성장했다. 특별히 올해의 경우 지난해까지 대형교회 체육관을 빌려 사용했던 것과는 달리 행사장소를 야외로 옮김으로써 행사 규모와 내용면에서 엄청난 질적 성장을 견인해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 이번 코리안 페스티벌은 다채로운 문화공연과 한국전통문화 체험으로 한국문화를 알리는데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유석찬 달라스 한인회장은 개막식에서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가장 한국적인 것이 얼마나 세계적인 공감을 이뤄내는지 체험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달라스 한인사회가 준비한 한국의 풍류와 풍미를 함께 만끽하며 한국문화를 경험한 멋진 추억이 오래도록 달라스 시민들이 기억에 남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i뉴스넷 최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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