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민들 진돗개 분양받으세요"-미교포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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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교민들 진돗개 분양받으세요"-미교포 호소>
  • 연합뉴스
  • 승인 2004.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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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계속된 경기침체 끝에 180마리의  진돗개가 갈 곳을 잃었다. 진돗개를 살려달라"
    지난 85년 노모(70)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 가방 도매업과 상점을 운영하다  93년 12월 한국에서 진돗개(백구) 1쌍을 들여온 것을 계기로 1만5천여평의 땅에 '진돗개 목장'을 만들어 미국에 진돗개 보급을 해 온 정경택(46)씨는 23일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정씨의 목장은 텍사스주 최남단의 멕시코 접경 지역인 맥앨런에 있으며, 현재까지 미 35개 주에 200여 마리를 보급했다.

    정씨는 5일 동안 4천600마일을 운전해 콜로라도주 덴버와 로스앤젤레스를  다녀오기도 하는 등 진돗개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 분양하는 등  진돗개 보급에 정열을 쏟았다.

    진돗개의 우수성에 매료돼 사업체는 문을 닫았고, 가산도 기울어 이혼의 아픔을 겪기도 한 정씨는 진돗개만은 버릴 수 없어 지난 2002년 2월 재혼하면서 아내의  이해를 구하려고 신혼여행을 진도로 다녀오기도 했다.

    목장에는 국내 진돗개 전문가, 수의사 등이 찾아가 `순종'임을 입증해 주고  있고, 진도군은 진돗개 홍보 팸플릿에 정씨를 "가장 순종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인물"로 소개하기도 했다.

    평생 한 주인만 따라다닌다는 진돗개의 우수형질은 이미 한국인이면 다 아는 사실. 그러나 최근 몇 개월째 정씨는 1개월에 1마리 분양(분양가 500달러)도 못해 1개월에 1만 달러의 유지비용만 치르고 있는 처지다.

    3년째 현금화 할 수 있는 모든 귀중품은 다 팔아  남은 것이 별로 없다는  정씨는 "재혼한 아내마저 흔들리고 있지만 진돗개가 뛰어 노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진돗개는 1938년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됐고, 95년에는 풍산개, 삽살개와 함께 국제 보호육성동물로 지정됐다. ☎956-571-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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