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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트럼프 승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신욱 교수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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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15  10: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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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신욱 교수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지난 11월 8일 있었던 미국 대선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압도적인 우세전망에도 불구하고 억만장자 출신 트럼프와 공화당의 대승으로 끝났다. 수많은 세계인들은 민주당 힐러리 후보의 낙선에 낙담하고 새로운 대통령 트럼프의 등장에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존 질서의 붕괴를 예감한 주식시장은 폭락했고 힐러리를 지지했던 CNN등 미 주요언론들은 공황상태에 빠졌으며 세계 각국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 대선기간 동안 막말의 대명사, 호색한과 같은 수식어가 트럼프에게 따라붙었고 졸부(猝富)로 묘사되었다. 그러나 미국 국민들은 기성 정치권의 반듯한 후보인 힐러리보다 부동산 졸부이며 정치 신인인 트럼프를 선택한 것이다. CNN과 같은 거대 언론들의 트럼프에 대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오뚝이처럼 극복하고 승리한 원인은 무엇일까? 

그 첫 번째 원인은 세계화에서 찾을 수 있다. 2011년 빈부격차 심화와 금융권의 부도덕에 분노한 젊은이들의 월가시위를 우리는 기억한다. 냉전이후 세계화는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어왔고 다국적 기업으로 대변되는 기업들은 그들의 부의 증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부를 축적해왔다. 그러나 세계화는 미국의 눈부신 번영에도 불구하고 중산층 붕괴, 빈부격차 심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둘째 세계경찰 역할에 대한 회의감으로 보인다. 냉전이후 미국은 세계지도국임을 자부해왔고 2001년 911 테러이후 전 세계적인 분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여 왔다. 911 테러에 분노한 미국인들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참전해왔다. 그러나 독재자 후세인과 테러범 빈라덴을 제거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지속되고 있고 언제 끝날지 요원하기만 하다. “미 대선 결과는 우리를 전쟁에서 지켰다”고 말한 빌리빔머 전 독일국방차관의 언급은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셋째 힐러리로 대변되는 기존 정치권의 ‘신뢰의 상실’은 트럼프의 승리로 이어졌다. 1993년 노동자들의 열렬한 지지에 의해 집권한 빌 클린턴 대통령은 북미자유협정(NAFTA)을 체결함으로써 세계화를 주도하였으나 노동자들은 배신으로 여겼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이라는 클린턴 대통령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멕시코와 중국으로 값싼 노동력을 찾아 이동했다.

디트로이트를 비롯한 중부 공업지역 도시들은 텅비어 버렸고 노동자들은 실직과 시간제 일자리로 내몰렸으며 중산층들도 서서히 몰락하여 미중부에는 낙후한 공업지역인 러스트 밸트(rust belt)가 형성되었다. 미국 중산층과 노동자들은 클린턴과 민주당을 잊지 않았고 심지어 클린턴의 정치고향 아칸소 주에서 조차 패배를 안겼다. 

이러한 힐러리 진영의 부정적인 이유와는 대비되게, 백인 중산층과 서민사회에서 트럼프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후보로 보였다.

첫째, 뛰어난 사업가라는 점이다. 슈퍼 갑으로 유명한 힐러리는 90분 강연료가 27만 5천 달러에 달하여 많은 이들의 공분을 낳았으나 반면 트럼프는 독일계 3세 이민자 가정으로 부친 때부터 뛰어난 사업수완을 발휘하여 오늘날의 부를 이루었다는 점은 중산층 백인사회에서는 ‘성공한 개척자’로 받아들여졌다. 

둘째, 유권자는 미국의 구조조정자로 트럼프를 선택했다. 미국은 세계화의 가장 큰 수혜국이나 미국의 국민들은 가장 큰 피해자다. 미국의 다국적기업과 정부가 세계질서 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동안 미 중산층은 막대한 세금을 전쟁비용과 해외원조에 지출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방대한 국방비와 해외원조와 함께 다국적기업들의 해외진출, 이민자들의 급격한 증가는 미국 국내 양질의 일자리축소와 함께 막대한 세금폭탄을 안겼다.

특히 오바마 케어는 복지보다는 자율을 추구하는 미국의 전통과도 거리가 있다고 보는 경향이 강하고 또 다른 이민자 혜택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의 공약인 오바마 케어의 폐지는 절세정책으로 비춰져 백인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대내적으로 트럼프의 미국은 작은 정부를 추구할 것은 분명한 사실로 전개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미 트럼프는 불법이민자에 대한 추방, 경기활성화를 위해 각종규제를 완화할 것을 천명하였고, 거대 다국적기업 위주의 정책을 수정하여 세계 각국들과 거미줄처럼 연결된 FTA망을 손질할 것을 공약하였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정부는 세계 각지의 분쟁에 개입하는 경찰국가에서 탈출할 것이다. ‘먼로주의’처럼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은 방만한 국방비의 축소, 세계 분쟁개입의 억제 등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제적인 분쟁 즉 경제전쟁에는 적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 우선주의’는 이러한 생각의 바탕에서 추진된 것으로 21세기 전반기 세계화의 한 형태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트럼프의 미국은 지금까지 미국이 보여 왔던 ‘호혜적인 패권국’으로서 미국의 역할이 종결됨을 보여주고 있다. 허울뿐인 세계지배보다는 힘의 적절한 배분을 통해 국제관계에서 실리를 추구함을 뜻한다. 미국의 이익에 실제로 부합하지 않는 지역에 대해서는 개입을 축소하고 미국의 국익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지역에 집중하는 ‘미국 우선주의’는 새로운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이 될 가능성이 짙다. 

트럼프의 미국은 국내 경제 구조조정(절세와 복지축소)을 통해 경제를 부양하고 국내경제 활성화를 통해 중산층을 회복시키며 노동자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주게 된다는 실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외적인 불평등조약으로 인식되고 있는 한미FTA, NAFTA 등 FTA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새로운 무역전쟁의 위기는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등장은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 트럼프의 정책을 보면, 미국이 현재 꼭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겠다는 것으로 백인중산층에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절세를 위해 군비와 해외원조를 축소하고 작은 정부를 추구한다. 경제를 중심으로 모든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고 트럼프의 판단기준은 미국의 이익이냐 아니냐가 될 것이다. 

세계정세는 다시 한 번 변화할 것이다. 그 중심에 트럼프의 미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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