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교민기업, 현지직원들과 헌혈캠페인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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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교민기업, 현지직원들과 헌혈캠페인 동참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6.11.0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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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경비업체 CSC, 헌혈 통해 작은 사랑 실천 ‘훈훈’

▲ 지난 11월3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교민 운영 경비업체에서 진행된 헌혈행사.

캄보디아에서 경호경비전문업체 'CSC경호경비'를 운영하고 있는 전범배 대표는 지난 11월6일 현지 직원들과 함께 대대적인 헌혈행사를 벌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여는 헌혈캠페인으로 현지 신문과 방송도 한국인 사업가가 벌인 헌혈캠페인에 큰 관심을 보였다.

캄보디아 국립혈액원에 따르면, 이 나라는 필요한 혈액의 약 34%만이 혈액은행으로부터 공급을 받는다.

이웃나라인 베트남과 태국이 9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나머지 약 70%의 혈액은 대부분 가족이나 친지로부터 수혈을 받을 수밖에 없다. 턱없이 부족한 혈액공급량 탓에 당장 수술을 하지 못해 환자가 위험한 지경에 이르는 경우도 이 나라에선 적지 않다.

전범배 대표는 “경호경비업체를 운영하다보니 각종 사건ㆍ사고를 자주 경험하게 되고 병원도 많이 가봤는데, 당장 수혈을 받아야 할 위급한 환자들이 피가 부족해 제때 수혈 받지 못해 위험한 지경에 빠진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고 전했다.

▲ 코트라 프놈펜 무역관이 제공한 이동 검진 차량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CSC 경호업체 직원들.

오랜 고심 끝에 전범배 대표는 현지 직원들과 함께 헌혈행사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내부직원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치고 만 것이다. 오랜 시간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준 현지인 출신 중간관리자들마저 노골적인 불신과 거부감을 드러냈다.

수혈과정에서 혹시나 주사바늘에 의해 감염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년 전 여러 번 사용한 비위생적인 주사바늘에 의한 에이즈 감염으로 캄보디아 작은 시골마을 주민 100 여명 이상이 집단 감염돼 이후 노약자 3~4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 탓에 현지 직원들의 주사바늘에 대한 불안감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결국, 전 대표는 직원들을 말로 설득하는 것보다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점검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좋은 취지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현지 직원들에게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는 법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코트라 프놈펜 무역관 김재형 과장의 소개로 캄보디아 혈액원 측과 직접 접촉할 수 있었다. 전 대표는 주사바늘의 재활용 여부, 감염가능성 등 위생과 안정성을 꼼꼼히 살피고 챙겼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어 현지 의료전문가들의 조언도 충분히 경청했다.

이를 통해 캄보디아 국가혈액원의 헌혈방식이 100% 안전하다고 신뢰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대표의 설득에 직원들도 하나 둘씩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장대비가 밤새부터 내리던 일요일 아침, 드디어 기다리던 헌혈차량과 의료진이 회사 앞에 당도했다. 헌혈 장비가 완비되자 제일 먼저 전 대표가 팔을 걷어 부치고 시범에 나섰다. 그러자 망설이던 현지 직원들이 하나 둘씩 헌혈을 하기 위해 줄을 서기 시작했다.

▲ 현혈 캠페인에 동참한 한인 경비업체 CSC 직원들이 헌혈에 앞서 간단한 의료 검사를 받고 있다.

약 60명에 이르는 현지 직원들은 무사히 헌혈을 마친 후 코트라 프놈펜 무역관(관장 권경무)이 제공한 이동검진차량 안에서 무료 건강검진 서비스까지 받았다.

올해 헌혈행사에는 현지직원들 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동참해 그 의미를 더했다. 부모를 따라와 무료 건강검진을 받은 아이들은 헌혈자에게 제공되는 빵과 음료, 수첩 등을 받아 들고는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행사 관련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전범배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헌혈을 통해 작은 사랑을 실천한 것 같아 뿌듯하고, 무엇보다 저를 믿고 헌혈에 동참해 준 직원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7년 전 가족과 함께 캄보디아에 정착한 전 대표는 현지 경비업체를 인수해 지금은 직원 1,500 여명을 둔 캄보디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경비업체로 키운 성공한 사업가다.

그동안 대외 사회봉사활동은 물론이고 직원 가족들의 후생 복지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2013년에는 코트라와 캄보디아경제협의회(CDC)가 공동주관하는 우수사회적기업 CSR 대상에서 주캄보디아 대사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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