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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역사산책] 신라 ‧ 백제의 동맹과 배신
이형모 발행인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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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08  12: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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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모 발행인
김이사부와 김거칠부

고구려와 백제가 한창 혈전을 벌이는 시기에, 신라에 걸출한 두 정치가가 나왔으니 그 하나는 김이사부이고, 또 하나는 김거칠부이다.

김이사부는 기지가 뛰어나고 거침이 없는 자였다. 젊은 지휘관 시절에 우산국(울릉도)이 배반하자, 나무로 만든 큰 사자를 배에 싣고 가서 우산국 사람들을 겁주어 전투를 하지 않고 항복하게 했다.

김거칠부는 각간 김잉숙의 손자이고 아손 김물력의 아들인데, 왕족으로서 대대로 장수와 재상을 배출한 가문이었다. 어릴 때부터 큰 뜻을 품고, 고구려를 정탐하고자 머리를 깎고 중이 되어 고구려 각 지방을 정탐하고 돌아왔다.

김이사부는 「아라」‧「임라」 등 가야를 정복하고, 지증‧법흥 두 임금을 걸쳐서 섬기고 진흥대왕 원년(기원 540년)을 맞이했다. 이때 진흥왕은 7살의 어린아이였으므로 태후가 섭정을 하고 이사부는 병부령이 되어서 군권을 총괄하고 모든 내정과 외교를 다 맡아서 다스렸다.

김거칠부가 뒤늦게 김이사부와 함께 국정에 참여하여 먼저 백제와 연합하여 고구려를 격파하고, 또 기회를 보아서 백제를 습격하여 강토 늘리기를 꾀하였다.

신라와 백제의 동맹

백제 성왕이 한강 일대를 고구려에게 빼앗기고 신라와 동맹을 맺으려 하였다. 신라가 동맹을 맺었던 여섯 가야를 병탄하였으므로 성왕이 동맹을 마음속으로부터 달갑게 여겼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 가야가 이미 망하여 동맹을 맺을만한 제3국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사자를 신라에 보내어 동맹을 제안하니 이사부가 흔쾌히 이를 승낙하여, 신라‧백제의 고구려 공수동맹이 성립되었다.

기원 548년에 고구려 양원왕이 ‘예’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백제의 한북의 독산성을 공격했다. 신라의 진흥왕이 동맹의 약속 때문에 장군 주진을 보내어 정예병 2천으로 백제를 돕게 했다. 양원왕의 대군이 충청도 동북으로 침입하여 고구려는 도살성(청안)에 , 백제는 금현성(진천)에 진을 치고 1년 동안 혈전을 벌였지만 신라는 백제를 실제로는 돕지 않았다.

기원 551년 돌궐족이 지금의 몽골로부터 동으로 침입해 와서 고구려의 신성과 백암성을 공격하므로, 고구려 군이 돌궐족을 격퇴하는 동안, 백제의 달솔 부여달기가 정예병 1만으로 평양을 습격하여 점령하니, 양원왕은 달아나서 장안성을 새로 쌓고 그곳으로 천도하였다.

(장안성은 지금의 봉황성이고 당시의 신평양이니, “안동도호부에서 남쪽으로 평양에서 8백리 떨어진 곳”이라고 했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평원왕 28년에 “장안성으로 도읍을 옮겼다”고 했는데, 양원왕은 일시 파천하였다가 곧 평양으로 환도하고, 그 뒤에 평원왕에 이르러 다시 장안성-신평양으로 도읍을 옮긴 것이다.)

동맹국의 배후를 공격하는 신라

고구려가 곤경에 빠진 시기에 신라가 동맹국 백제를 돕지 않은 까닭은, 신라가 가까운 백제를 먼 고구려보다 더 미워했으며, 백제를 도와 고구려를 멸한다면 그 결과 백제가 강성해져서 신라로서는 대적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터였다.

그래서 진흥왕은 은밀히 백제의 후방을 공격하여 그 새로 얻은 땅들을 탈취하기로 작정했다. 병부령 이사부가 지금의 충청도 동북으로 출병하고, 거칠부로 하여금 여덟 명의 장수를 거느리고 죽령 이북으로 출병하게 하니, 백제는 이를 동맹국의 출병이라 하여 매우 환영했다.

이사부가 백제와 힘을 합하여 도살성을 탈환하고는 곧바로 백제 군대를 갑자기 습격하여 금현성을 함락시켰다. 거칠부는 군사를 나누어 죽령 바깥의 백제진영을 습격하여, 백제가 점령한 “죽령과 고현 사이의 10개 군”을 탈취했다. 이에 백제는 닭 쫓던 개가 하늘 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10개 군을 빼앗겼을 뿐 아니라 평양으로 쳐들어갔던 1만 명의 주력부대도 진퇴유곡으로 패망했다.

동성대왕과 무령왕으로 부터 전성시대를 물려받은 백제의 성왕은, 이 전쟁으로 주력군이 괴멸하여 국력이 급격히 쇠약해진다. 신라는 백제를 딛고 삼국경쟁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는 계기가 됐다.

“백제가 먼저 평양을 무찔렀다”

국가 간의 투쟁에 무슨 신의가 있겠는가. 신라는 동맹을 배신한 행위를 감추기 위해 백제의 평양 공격과 함락을 신라 본기에서 빼버렸고, 거칠부가 누구와 싸워서 10개 군을 얻게 되었는지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백제인선공파평양(百濟人先攻破平壤)” 7자가 우연히 남겨져서 이것이 거칠부전에 게재되고, 이 사연을 후세에 분명히 알게 해주었다.

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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