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저성장시대의 해법은 바로 정치
상태바
[기고] 저성장시대의 해법은 바로 정치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6.11.01 0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동호 명예기자

한 나라의 정치가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민생이 안정되어 나라가 부강해진다는 불변의 진리는 동서고금에서 부인할 수 없다. 지금과 같은 저성장시대에 세계가 신음하고 있을 때에 더더욱 민생을 위한 정치가 필요한 때이다. 이를 위해 북유럽에 있는 스웨덴이라는 나라를 들여다본다.

스웨덴의 사회적 합의, 양보와 타협의 배경에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있었다. 정치인의 모든 활동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국민과의 토론회가 수시로 열리는 나라 스웨덴 국민들은 정치인이 자기 개인이나 당파의 이익이 아니라 공공선에 의해 움직이리라 믿는다. 스웨덴 국민이 그토록 정치를 신뢰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왜 선거 때마다 국민의 85%가 투표장으로 달려가는가. 한 초선 국회의원에게서 그 이유를 찾아본다.

스웨덴  보수당 국회의원인 에릭 오토손 씨. 스물다섯 살의 초선 의원인 그는 월세 35만 원짜리 작은 원룸에서 여자 친구와 함께 살고 있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그의 삶은 또래 청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토손 의원이 집에서 국회까지는 차로20분 남짓 걸리는 가까운 거리다. 하지만 그는 자동차 대신 주로 지하철을 이용한다. 국회의원에게 지원되는 차량이나 개인 운전기사는 없다. 뿐만 아니라 그 흔한 면책특권도 없다. 스웨덴에서 국회의원은 특권층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하는 대표적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선, 삼선에 도전하는 국회의원이 손에 꼽을 정도다.

스웨덴 사람들의 기피직업 1위가 국회의원이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스웨덴 국회는 가장 검소하지만 가장 생산적이다.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지 국회의원 한 명당 평균  100개가 넘는 법안을 만들어낼 정도다. 오토손 의원 역시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바쁘지만, 보좌관 없이 대부분의 업무를 혼자서 처리한다. 당에서 보좌관을 지원해주지만 세 명의 국회의원이 함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 밤 12시가 넘은 시간까지 일에서 손을 놓지 못하는 오토손 의원. 그는 열심히 일하지 않을 거면 국회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저성장 시대에 맞는 사회적 해법은 과거와 달리 훨씬 공공적  성격이 강해야 한다. 그런 정책과 해법을 실현하는 정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정치가 ‘모두를 대변한다’는 믿음을 얻는 게 중요하다. 스웨덴의 경우 국회의원 전원이 비례대표다. 각 정당의 후보들은 남녀 비율 50대50을 지켜야 하고, 35세 이하에게 25퍼센트를 배정해야 한다. 그리고 집권 정당이 되려면 50퍼센트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그 이유는 하나의 정당에 강한 힘을 부여해서가 아니라, 부족한 지지를 얻고자 다른 정당들과 협상하고 타협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정치란 무엇일까. 정치는 법과 제도를 개혁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가장 원천적인 힘을 가진 제도다. 즉 사회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내는 힘은 정치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정치의 힘은 국민의 신뢰에서 비롯된다. 정치가 바로 서지 않으면 어떠한 좋은 경제정책도, 사회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그러니 저성장시대를 해결하는 돌파구도 결국 정치에 달려 있다.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를 돌아보면 국민 앞에서 협치를 외쳐대지만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당리당략에 따라 물고 물어뜯는 싸움정치만 기억에 남아있다. 그러니 나라가 한치 앞도 나아가지를 못하고 나라의 동력을 잃은 지가 얼마나 지났는지 모른다. 지금 대한민국호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