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라계의 새 별’ 비올리스트 박형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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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계의 새 별’ 비올리스트 박형재 교수
  •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 승인 2016.08.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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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하우스 비엔나 현악4중주단원ㆍ대학교수 등 중추적 역할

▲ 인터뷰에 응하는 박형재 교수(맨 왼쪽).

좋은 옥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격언이 있다. 지난 8월11일부터 14일까지 오스트리아 가밍에서 열린 제32회 쇼팽 국제 페스티벌에서 만난 비엔나 비올리스트 박형재 교수가 그런 사람의 하나인지 싶다.

입이 무거운 성품인데다 오직 비올라 한길로만 정진해온 그가 몇 해 전부터 빛을 내는 옥으로 나타나기 시작해 올해를 맞아 아름다운 빛을 자랑하는 옥으로 국내외 비올라 음악계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비엔나 국립음대에서 학사, 그라츠 국립음대에서 다시 학사와 석사를 마치는 동안 ‘프리마 라 무지카’의 빈 특별시와 오스트리아 연방 콩쿠르를 연거푸 1위 입상, ‘브레트’비올라 국제콩쿠르 특별상 수상 등으로 빈 프라이너 콘서바토리움에 강사로 출강하게 됐다.

당시 나이 23세. 그는 2012년인 29살 때 프라이너 콘서바토리움 학장의 파격적인 추천과 고시를 통해 문화교육부로부터 동양인으로서는 최초의 최연소 비올라 교수로 임명 받았다.

오스트리아와 유럽에서 프로파일로 소개 될 때 ‘박형재 알렉산더’로 불리우고 있는 박 교수는 2013년에는 오스트리아 최고의 현악 4중주단으로 평가받고 있는 비엔나 모차르트하우스 재단소속 ‘모차르트하우스 비엔나 현악4중주단’(Mozarthaus vienna String Qurtet)의 비올리스트로 영입됐다.

▲ 알렉산더박 4중주단 모차르트홀 연주.

이 4중주단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첼로 수석 ‘토마스 바르가’,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 ‘안톤 소로코프’, ‘비엔나 피아노 4중주단’의 바이올리니스트 ‘산도르 야보르카이’등 비엔나 현악계의 쟁쟁한 연주가들이 이끌고 있는 악단이다.

박형재 알렉산더 교수는 현악기 연주가들이 선망하는 모차르트하우스 비엔나 현악4중주단에 영입된 큰 이유가 자신이 세계적인 지휘자였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재단’의 장학생 출신이란 점이었다고 했다. 자신의 실력과 경력도 중요 하겠지만, 현악4중주단의 멤버들이 모두 이 재단 장학생 출신들인 점이 영향을 준 것이다.

그는 경력 또한 화려하다. 비올라 수석으로 지낸 오케스트라들만도 비너 융게 필하모니, 구스타브 말러 유겐트오케스트라, 인스티튜트 아트가우 국제 오케스트라, 베베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이다. 오스트리아 국영방송국(ORF) 오케스트라(RSO)객원 수석으로 주빈 메타, 리카르도 무티, 피에르 부올레즈 등 명 지휘자들의 지휘 아래 오케스트라 활동도 많이 했다.

알렉산더 박 교수는 빈 국립음대 교수진으로 구성되어 있는 ‘제쓰 트리오’(Jess Trio)멤버로서 실내악 활동도 많이 해왔다고 했다. 그는 이 트리오와 모차르트하우스 현악4중주단 멤버로 있으면서 독일, 이태리, 스위스,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연주활동을 했다. 클래식 최대 페스티벌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루가노 페스티벌,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페스티벌, 아터가우 페스티벌 등에서 초청연주회를 가졌다.

모차르트하우스 비엔나 현악4중주단은 오랫동안 최 일급 현악4중주단으로 활동해 왔던 비엔나 알반 베르크(Alban Berg) 현악4중주단의 공식 계승자로 비엔나 모차르트하우스 뵈센도르퍼 홀에서 정기연주회를 가지고 있다.

▲ 알렉산더박 4중주단 연주.

이 악단과의 가장 추억이 되는 일은 2015년 일본 5개 도시 순회공연에서 ‘하겐’4중주단, ‘상하이’4중주단, ‘야나첵’4중주단과 함께 연주하면서 비엔나를 대표하는 4중주단으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감격이었다고 회상했다.

박 교수는 자랑스러운 몇 개의 음반 출반 경력도 가지고 있다. 프리마 라 무지카와 브레트 비올라 콩쿠르에서의 수상이후, 오스트리아 국영방송국(ORF) 초청으로 가진 독주회가 그라몰라 음반사에서 출시한 것이 개인적인 것으로 귀하게 여긴다고 했다.

단체적인 것으로는 모차르트하우스 비엔나 현악4중주단에 참가해 그라물라 음반사와의 계약으로 출반 되고 있는 모차르트 현악 4중주곡 전곡 음반이라 했다. 현재 60개 국가에 출시되고 있는 4중주단의 음반 중 첫 음반(Gramola No. 99000)은 출시 후 베를린 필하모닉과 피아니스트 랑랑의 것들과 함께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되었다.

박 교수는 한국을 위한 연주활동도 했다. 한국 통일부 초청연주(IBK 챔버 홀),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20주년 기념 초청 연주(성남 아트 센터)를 가졌다. 터키 주재 한국총영사관 주최 ‘6.25 참전 용사를 위한 연주회’에도 초청받아 터키 연주회도 가졌다.

아이젠슈탓트 하이든 콘서바토리움, 슬로바키아 아카데미, 독일 오스트프리란트 페스티벌 초청 연주자 겸 마스터 클라스 지도 교수 등을 해 온 박 교수는 한국에도 여러 번 음악 연구회와 페스티벌의 지도 교수 등으로 초빙되어 후학 양성에 힘썼다.

▲ 오찬음악회에서 꽃다발 받는 알렉산더 박(오른쪽 두번째).

2016년 올해의 경사 중 빛나는 일은 비엔나 프라이너 콘서바토리움 학장의 적극적인 후원과 양해로 한국서울 소재 음대의 초빙교수로 오는 9월부터 후학들을 가르치게 된 일이라고 했다. 대학재단측은 산하 19개 고등학교에서 비올라 전공 지망생을 초청, 박 교수의 특강을 듣게 하는 등 비올리스트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한양대와 서울국립대학교 음대학장을 지낸 김 민 음악 감독이 이끄는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의 비올리스트로 입단, 벌써 서울에서 두 번이나 연주에 참여한 것도 큰 경사라고 했다. 창단 51주년을 맞아 한국을 대표하는 실내악단으로 된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 멤버로 합류하게 된 것이 너무나 영광스럽다고 했다. 오는 9월의 러시아 페스티벌 연주회, 11월의 예술의 전당 IBK홀 연주회 등에도 합류하게 되었다면서 기뻐했다.

지난 8월14일 오전 가밍 쇼팽 페스티벌의 카르타우제 호텔에서 백부 박영한 서울대 명예교수와 백모 고경자 여사, 어머니 김희숙 (비엔나 린덴켈러 대표)여사 등과 함께 가진 만남에서 박형재 교수는 자신의 오늘이 있기 까지 어머니가 베푼 사랑과 정성, 노고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올린 교수가 되는 것을 꿈꾸고 유럽으로 유학 나온 어머니가 LG건설의 건축가였던 아버지가 일찍 작고하자 모든 꿈을 접고 오직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해온 어머니의 사랑이 없었다면 오늘이 결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님은 어머니라는 역할과 함께 저의 음악선생님이셨고 멘토 이셨습니다. 세 살 때 어머니께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지요. 때로는 무섭게, 힘들 때는 자상하게 제 옆을 지켜 주셨어요.” 박 교수는 어머니가 ‘스스로’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도록 교육했다고 했다.

“스스로 좋아하는 악기, 스스로 좋아하는 곡들을 선택하라고 했어요. 스스로 남을 의식하지 않는 가장 너 다운 연주, 누군가의 음악을 듣고 카피가 아닌, 너의 소리를 만드는 것, 너의 소리를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치셨어요.”

▲ 알렉산더 박.

어머니는 어린 아들을 대리고 모스크바와 뮌헨의 유명한 교수들을 찾았고 그 교수들의 추천으로 비엔나에 왔다. 12세 때부터 비올라 공부를 시작한 박 교수는 비엔나 국립음대 예비학교, 비엔나 뮤직 김나지움을 졸업, 비엔나국립음대에서 학사를 마쳤다.

그라츠 국립음대의 유명한 비올라교수를 소개받아 다시 학교를 옮겨 학사와 석사까지를 마쳤다. 그동안 비엔나 현악6중주 리더 지그프리트 푀르링거, 알반 베르크 4중주단의 멤버였던 토마스 카쿠스카, 빈 필하모닉 비올라 수석 토비아스 레아, 빈 심포니 수석 헤르베르크 뮐러가 그를 키워 준 스승들이었다.

“비올리스트로서는 작곡자에게 가장 충실한 연주가로서 그와 함께 하는 마음으로 작곡가의 음악을 전하는 연주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 음악에 가장 자연스럽게 저의 음악을 접목 시키고 싶어요.”

“그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외로움, 적막함, 쓸쓸함이 깃든 공간에 여유와 위로를 줄 수 있다고 한다면 비올라라는 악기의 음색이 최선의 소리가 아닐까 생각해요. 그런 음악을 창조하고 연주하는 것이 당면한 저의 목표라고 할 수 있어요.”

“악기를 배우고 싶으나 가난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조국의 어린이들에게 비올라를 배우게 해 주자는 것이 조국을 위해 먼저 봉사하고 싶은 생각이에요. 좋은 음악가로 키워 보자는 것이 저의 소망이에요. 저의 소망을 통해 조국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과묵한 사람으로 알려진 그였지만, 자신의 음악관과 조국의 대목에서는 달변으로 변했다.

오는 12월에는 비엔나에서 모차르트 현악4중주 Jagt Kv. 458과 Dissonance K. 465을 하게 된다. 내년에는 모차르트하우스 현악4중주단의 일본순회공연, 8월 예술의 전당에서의 서울 이무지치 초청 모차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와의 협연 등이 계획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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