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메달 꿈꾸는 캄보디아 태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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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첫 메달 꿈꾸는 캄보디아 태권도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6.07.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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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시브메이, 최용석 감독 지도로 맹훈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각국 선수들은 자국과 개인의 명예를 위해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국제스포츠 변방국가나 다름없는 캄보디아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캄보디아는 태권도, 레슬링, 육상, 수영 등 총 4종목에 출전한다. 그중 가장 기대를 거는 종목은 역시 태권도다.

▲ 최용석 감독(국기원 파견,오른쪽)과 손 시브메이 선수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태권도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캄보디아에 40년 만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준 기대 종목이다. 당시 영광의 주인공이었던 손 시브메이 선수(21)가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도 출전권을 따냈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도 손 선수의 친언니인 다빈 선수가 출전권을 따낸 적이 있지만, 자력진출이 아닌 지역안배에 따른 와일드카드 출전이었다. 전 종목을 통틀어 캄보디아 선수가 올림픽 자력 진출권을 따낸 것은 올림픽에 첫 출전한 지 무려 60년 만의 일이다. 캄보디아 국민들은 올림픽 첫 메달의 꿈에 잔뜩 부풀어 있는 상태다.    

현지 국민들 사이에서 ‘스포츠영웅’으로 사랑받고 있는 손 시브메이 선수는 지난 한달 간 한국인 지도자 최용석 감독(국기원 소속) 지도 아래 한국에서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하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최 감독과 시브메이 선수를 만나기 위해 프놈펜 올림픽스타디움 태권도 전용 훈련장을 찾았다. 주인공인 시브메이 선수는 이날도 동료선수들과 함께 비지땀을 흘리며 막바지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늦은 오후 가볍게 몸 풀기를 마친 시브메이 선수는 건장한 남성선수들과 곧바로 겨루기 훈련에 들어갔다. 신장 183cm에 72kg 몸무게에서 나오는 파워가 대단했다. 체중이 실린 빠른 돌려차기에 웬만한 남자선수들도 맥을 못 췄다. 하지만, 7명 남자선수들을 상대로 쉴 틈도 없이 연습경기를 연거푸 치르다보니 그녀도 어느새 녹초가 되고 말았다.   

최 감독이 땀으로 뒤범벅이 된 도복을 입은 채 주저앉아 있는 선수에게 다가가 여성코치와 함께 종아리와 어깨를 주물러가면서 뭔가를 열심히 주문했다. 때론 인상을 쓰고 고함을 지르고 때론 웃어가며 지친 선수를 달래는 모습이었다. 

▲ 남성선수들과 겨루기 훈련중인 시브메이 선수의 모습(가운데).

최 감독은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표로 정했다고 말했다. 만약 태권도에서 동메달을 딴다면 최 감독과 선수 모두 또 다시 ‘국민영웅’으로 떠오르게 된다. 지난 인천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날 밤 포첸통국제공항이 환영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고 시내중심가까지 카퍼레이드까지 펼쳐진 사실을 많은 교민들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캄보디아 현지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태권도는 대회 막바지인 8월 20일 열릴 예정이다. 첫 상대는 네덜란드 출신 선수로 정해졌다. 현재 세계랭킹 6위로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게다가, 현재 목표인 동메달을 따기 위해선 최소 3번을 연거푸 이겨야 한다. 네덜란드 선수를 꺾더라도 8강전에선 랭킹 5위 미국선수가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산 너머 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감독은 해 볼만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최 감독은 “국제대회 출전선수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기량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어느 선수도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한편, 10명 안팎으로 구성된 소규모 캄보디아 대표선수단은 지구 반대편에서 열릴 8월 6일 개막식을 앞두고, 금주 초 결단식을 가진 뒤 시차와 현지 적응을 위해 이달 28일경 리우 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현지 신문들은 최근 시브메이 선수가 올림픽 개막식 캄보디아 기수로 낙점됐다고 발표했다.  앙코르와트가 그려진 캄보디아 국기를 들고 입장하는 캄보디아 여성 태권도 선수와 한국인 최 감독의 모습을 우리 안방에서도 TV를 통해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캄보디아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낭보가 전해지길 기대해본다. 

[재외동포신문 박정연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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