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년들, 여전한 기회의 땅 아프리카에 도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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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년들, 여전한 기회의 땅 아프리카에 도전하길
  • 김지태 기자
  • 승인 2016.07.0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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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중동 한상총연합회 김점배 회장
지난 6월 12일 UAE 두바이에서 ‘아프리카중동한상총연합회(이하 아중동한상총연)’ 발대식이 개최됐다. 김점배 회장은 “초창기 환경이 척박할 때는 한국인들끼리 동업이나 거래를 하지 말라는 말도 있었지만, 한국의 국력과 동포 기업인들이 성장한 지금은 한상들이 힘을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으로부터 앞으로 구상하는 아중동한상총연의 비전과 국내 청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함께 들어본다.
 
▲아프리카는 지금도 한국 청년과 기업인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는 김점배 회장
 
“아중동한상총연 및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는 한상들이 서로 힘을 모은다면 굉장한 힘이 됩니다. 이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면 각자 기업들도 상생 발전할 수 있고, 국내 기업 및 청년들의 해외진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 김 회장은 우선 아중동한상총연부터 교류와 협력을 밀접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6월 개최된 발대식 때 느낀 점인데, 자기가 사는 지역의 인터넷망 환경도 잘 몰라서 정보에 어두운 분들도 있더라구요. 그런 분들이 모두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우리 한상총연에서 가교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한상총연의 모태인 아중동한인회총연과도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입니다.”
 
김 회장은 오는 9월 27일 제주에서 개최되는 세계한상대회를 통해 아중동한상총연의 결집을 더욱 돈독하게 도모할 생각이다. 
 
“한상대회가 끝나는 9월 29일부터 전남 장흥에서 ‘국제 통합의학박람회’가 개최됩니다. 장흥은 제주에서 뱃길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어요. 대표적인 슬로시티인 이 곳에서 숲 체험도 하고 박람회 구경도 하고 휴식도 취하면서 회원들이 친목을 다지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매번 비행기만 타시는 분들에게 뱃길로 아름다운 남해안을 구경시키는 것 자체가 힐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장흥은 김 회장의 고향이기도 하다. 회원들의 반응이 좋으면 장흥군과 협약을 맺어 한인회장대회, 민주평통대회 등으로 고국을 찾는 회원들의 힐링코스로 연계시킬 구상도 갖고 있다. 
 
김 회장이 강조하는 한상 네트워크는 한상들만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해외진출을 원하는 국내기업들과 청년들과의 폭넓은 교류협력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여전히 많은 기회가 열려져 있는 아프리카 중동 지역으로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 및 청년들에게 아중동한상총연이 튼실한 가교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아프리카, 중동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어요. 노력만 한다면 충분히 입지를 넓힐 수 있는, 변함없는 기회의 땅이라고 할 수 있죠. 조그만 눈을 크게 뜨고 잘 살펴보면 꽤 괜찮은 아이템들도 많이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태양열을 이용한 정원용 조명장비가 있던데 햇볕이 좋은 아중동 지역에서는 매우 좋은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봐요.”
 
그밖에 개발은 잘 해 놓고 새장을 못 찾아 사장되는 아이템을 가진 기업들이 아프리카로 눈을 돌려 보기를 김 회장은 권유한다. 아중동한상총연에서는 국내기업과의 교류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세계한상대회에서 아중동포럼을 개최해 시장 상황을 알릴 계획이다. 
 
“이런 교류가 한번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서 아중동 진출을 원하는 기업은 아중동한인연합회 서울사무소로 연락을 해 기업소개서 등을 보내주면 회원 전체가 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런 교류를 시작으로 해외청년취업 등 다양한 사업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에요.”
 
특히 해외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아중동은 매우 좋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김 회장은 강조한다. 
“아프리카가 위험하다고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일부 지역에 국한된 이야기에요. 사실 아프리카는 유럽보다 안전한 지역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대부분 순하고 좋아서 생활하기도 매우 편해요. 가 본 사람들은 다 압니다. 그리고 본인이 일을 찾아 열심히 하면 도와줄 사람도 많습니다. 겁먹지 말고 도전해 볼 만한 곳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 아중동한상총연합회 발대식에서 개회사 하는 김점배 회장
 
김 회장 본인이 청년이었을 때 맨몸으로 아프리카 중동으로 건너가 사업을 일군 장본인이기에 그의 말 속에는 진정성이 담겨져 있다. 40여년 전 대학을 갓 졸업한 새파란 청년이었을 때 그는 첫 일터로 배를 선택했다. 수산대학을 졸업해서이기도 하지만 병역특례로 군대도 필하고 돈도 버는 길을 택한 것이다. 그렇게 그는 바다와 인연을 맺었다. 바다, 그리고 아프리카 오만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청년 김점배 시절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기로 한다. 
 
“처음 맞부딪친 바다는 아름다운 해안선을 가진 낭만적 바다가 아니라 거친 파도가 넘실대는 망망대해였어요. 북태평양 캄차카 반도, 인도양을 오가는 참치잡이 배 위에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았죠.”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위기가 찾아왔다. 1978년 이른바 ‘오일쇼크’로 유가가 폭등한 것이다.  쓰러지는 업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그가 있던 회사도 도산했다. 더 이상 배를 탈 수 없었다. 그러나 배를 떠나 육지로 갈 수도 없었다. 
 
“당시 병역특례자는 육지에서 두 달 이상 머물면 특례혜택이 모두 사라지게 돼 있었어요. 그동안 공들인 특례혜택을 허사로 만들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 배를 타야 했어요. 그때 마침 오만 무스카트에 기지를 둔 트롤선에서 선원을 구한다는 것을 알고 이것저것 재지도 않고 배를 탔어요.”
 
그렇게 해서 그는 오만과 첫 인연을 맺었다. 24살, 여전히 새파란 청춘이었다. 어렵게 내린 결정인 만큼 그는 청춘을 불사르는 심정으로 바다와 맞서보자고 결심했다. 
“배에서 일하는 기간은 보통 한달이에요. 타 본 사람은 알겠지만 배에서 일하며 한달 있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에요. 젊은 사람들도 많이 지치죠. 그런데 연이어 두달을 타겠다고 계약을 했어요.”
 
주변 사람들이 걱정어린 시선으로 봤지만 그는 독하게 마음먹고 두달을 견뎠다. 그후 경력도 인정받아 1986년 선장이 됐고, 결혼도 했다. 스스로의 힘과 근성으로 인생의 소중한 것을을 얻은 행복한 시기였다. 
 
▲ 아중동총연 회원들과 함께 한 김점배 회장(맨 오른쪽)
 
1991년 경 회사의 제안에 따라 무스카트 기지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배 타는 일보다 수입은 적었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을 오만으로 데려와 함께 사는 게 더 좋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안정적인 생활이 이어지다가 또 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회사가 부도가 나고 기지장이 한국으로 가 버린 것이다. 
 
빚을 갚으라는 채무자들의 독촉과 졸지에 실업자가 된 선원들의 원망과 비난이 빗발쳤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김 회장은 도망치지 않고 꿋꿋이 사태에 맞섰다. 한국에 있는 형님에게 돈을 빌려 선원들의 먹고 사는 문제부터 해결했다. 
 
그렇게 동분서주하는 동안 배를 인수하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배를 맡기는 사람도 나타났다. 사태는 점점 해결돼 갔고 배를 맡긴 회사가 부도가 나는 일이 벌어졌다. 김 회장은 하늘이 준 기회라 생각하고 그 배를 인수했다. 사업가 김점배의 인생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후 김 회장은 소말리아 거친 바다를 누비며 사업을 일구었다. 당시 이야기들도 매우 흥미진진하지만 지면 관계상 다 옮기지 못한다. 대신, 이역만리에서 오갈데 없는 처지가 됐던 청년에서 인도양을 누비는 수산업자로 성공한 김점배 회장이 취업란에 시달리는 오늘의 한국 청년들에게 전하는 말을 끝으로 덧붙인다. 
 
“요즘 한국 청년들 많이 힘들죠. 취업절벽이란 말이 나돌 지경이니 이해합니다. 그런데 자립심이 부족하고 너무 쉽게 좌절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아요. 우리 때는 가난해도 배짱과 오기라도 있었는데 그런 것도 없는 거 같아 안타까워요. 스펙만을 믿지 말고 우선 자기 자신을 굳게 믿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도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세상 일이란 게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전해 볼 만한 일을 찾고 열심히 노력해서 부딪힌다면 길은 열립니다. 그리고 마음가짐을 크게 하고 세계를 향해 눈을 돌려 보기를 바랍니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그리고 성취할 수 있는 일이 반드시 있을테니까요. 눈을 크게 뜨고 피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 6월 12일 두바이에서 아프리카 중동 한상총연합회 발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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