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산책] 한국의 위대한 문화유산 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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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산책] 한국의 위대한 문화유산 다섯 가지
  • 이형모 발행인
  • 승인 2016.06.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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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모 발행인

대한제국 고종황제로부터 육영공원의 영어교사로 초청받아 1886년 7월 조선에 입국한 ‘호머 헐버트’ 박사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데 누구보다도 앞장섰다. 그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외국의 언론에도 한국의 문화유산에 대해 많은 기고를 했다. 

 

헐버트는 미국 뉴욕에서 발행된 정치, 사회, 환경, 문화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사를 다루는 유수의 월간지인 ≪하퍼스≫지에 1902년 ‘한국의 발명품’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7쪽에 달하는 이 글에서 ‘만약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면, 필요에 대한 인식은 발명의 아버지다.’라고 서두를 시작하였다. 이어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설명하고 한국이 일구어낸 세계적 발명품 다섯 가지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하였다. 

'이동식 금속활자'

첫째, “조선 태종 시대에 ‘이동식 금속활자’를 한국이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헐버트는 “목판 활자는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고 진흙을 이용한 활자는 일본에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한국은 영구적이고 내구성이 강한 활자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세계 최초로 구리 활자를 만들었으며, 지금도 그 활자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라고 했다. 

서재필을 도와 ‘독립신문’을 발행할 수 있게 도와준 헐버트는, 한때 감리교 출판부를 책임지고 있었기에 인쇄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이 글에서도 한국 금속활자의 작동 구조까지 상세하게 설명하며 인쇄에 대한 전문성을 보여 주었다. 

'철갑선'

둘째, “거북선이라 불리는 ‘철갑선’을 세계 최초로 한국이 발명하였다.” 임진왜란의 발발 과정과 전쟁 상황을 소개하면서 거북선과 이순신 장군의 위대성을 상세하게 기술하였다. 헐버트는 “이순신 장군은 속력이 빠른 거북선으로 담대하게도 600여 척의 일본 배를 공격했으며, 일본 병사들은 거북선을 신이 만든 배라고 했다.”라고 기록하였다. 

그는 이 글에서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입장에 대한 그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조선은 지난 몇 세기 동안 전쟁이 없어서 비교적 평화로운 시대를 지내왔으며 그런 점 때문에 전쟁에 대한 대비가 소홀했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세계 최초 '현수교'

셋째, “한국이 ‘현수교’를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현수교를 한국이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생소한 이야기지만 헐버트에 의해 이 사실이 외국에 소개되었다. 안데스 산맥에 ‘새끼줄로 만든 다리’가 먼저 만들어졌지만 이것은 다리라 부를 수 없다고 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평양에 진주해 있던 일본군들이 남쪽으로 도망을 가자 이를 쫓던 조선과 명나라의 연합군이 임진강에 도달했다. 그러나 명나라 군사들이 안전한 다리가 없으면 강을 건널 수 없다고 버티자 조선 군사들이 현수교를 만들었다고 했다. 

헐버트는 ‘급할 때는 항상 빼어난 창의력을 발휘하는 조선 병사들이 칡넝쿨을 이용하여 나무를 묶고, 나룻배를 이용하여 다리를 건설하였다.’라면서 한민족의 창의성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리의 길이는 150 야드나 되었고, 12만 명나라 군사와 조선 군사가 현수교를 건넜다고 했다. 

세계 최초 '폭탄'

넷째, “한국이 세계 최초로 ‘폭탄’을 만들었다.” 헐버트는 “임진왜란 첫 해가 지나기 전에 조선군이 적들을 꼭 물리쳐야 한다는 강한 신념에서 폭탄을 만들었다.”라고 했다. 이 폭탄은 몸체와 함께 성벽 너머까지 날아갔고, 일본 병사들이 떨어진 물건이 무엇인지 조사하려 달려들자 폭탄이 폭발하여 몸이 찢어지거나 유황 연기로 숨 막혀 죽었다고 했다. 발명의 비법은 남아 있지 않으나 그때 쓰던 대포가 서울 남쪽을 수비하는 남한산성의 창고에 아직도 남아 있다고 했다. 

소리글자 한글(훈민정음)

다섯째, “한국은 순수한 소리글자인 ‘한글’(훈민정음)을 만들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헐버트는 “세계 최초의 소리글자는 아니지만 세종대왕에 의해 순전히 독창적으로 만들어졌음은 칭찬받아야 마땅하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위대한 한글이 노예해방이나 다름없는 ‘문맹으로부터의 해방’을 가져왔음에도 한국인들은 한글이 가진 특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한자가 정부 문서의 공식 언어이며 관료들은 한글을 읽을 수 있다는 자체를 입에 거품을 물며 부정하고 있다”라며 당시 관료들의 한글 경시 태도를 안타까워했다. 

<파란 눈의 한국혼, 헐버트>(김동진 지음)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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