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직도 정신 못 차린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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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아직도 정신 못 차린 외교부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4.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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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부로부터 컨설팅을 의뢰 받은 한 민간컨설팅회사가 외교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조직내의 '착시현상'을 지적하자 외교부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 부처로서는 최초로 외부 컨설팅회사에 조직진단을 의뢰했던 외교부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해 왔다. 지난해 말 연이어 터져 나왔던 외교부의 각종 비리, 돌출 발언 등이 일과성 해프닝이 아니라 외교부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조직문화로부터 생긴 것이라 보고, 문제를 정확히 직시하지 않고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은 외교부가 진단에 따라 나온 정확한 처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실행할 때 가능하다. 처방을 실행할 주체인 외교부 직원들의 빈발은 그런 측면에서 우리를 실망케 한다.

아직도 외교부 직원들에게는 외교부가 왜 외부에 조직진단을 의뢰할 수밖에 없기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사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발생한 외교부의 각종 비리, 돌발 사태는 외교부가 국민들에게 자정능력이 없는 조직으로 인식되게끔 만들었다.

이후 외교부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윤영관 장관의 경질 이후 새로 부임한 반기문 장관의 주도 아래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의 자기혁신을 위한 노력을 국민들은 외교부의 자기반성이라 평가했다. 그러나 컨설팅회사의 지적에 대한 외교부직원들의 반발은 국민들이 외교부의 변화가능성을 너무 쉽게 믿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 개인이든 조직이든 자기 스스로를 변화시키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역사는 문제를 안고 있는 개인이나 조직이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외부에 의해 변화가 강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처방이 나와 있는 지금 이 순간, 선택은 외교부 직원들에게 있다. '스스로 변화할 것인가, 변화를 강제당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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