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소리] 마이크 잡고 노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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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소리] 마이크 잡고 노래하기
  • 이형모 발행인
  • 승인 2016.05.3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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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모 발행인

마이크로 노래 부르기

한국 사람은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노래방이 많다. 여럿이 골고루 돌아가며 노래하지만 때로는 돈을 많이 내면 마이크를 오래 잡고 노래하는 것을 봐주기도 한다. 마이크를 잡으면 대체로 독점욕이 생기는 것일까? 연설하는 경우에는 경쟁적으로 길어진다. 자신의 의견을 다른 이들에게 주장하고 설득하고 싶은 것이다.

좋건 싫건 관례적으로 마이크 독점이 허용되는 경우들이 있다. 정부 기관이나 회사의 책임자들, 성직자들, 교사들, 그리고 9시 뉴스에 나오는 ‘대통령’ 소식 등이다. 새마을 스피커로 공지사항을 전하는 ‘이장님’도 포함된다.

좋은 날 결혼식 사회자가 주례보다 말을 많이 하면 욕먹는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이 ‘욕먹지 않으려면’ 첫째는 길게 말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톰 소여의 모험’을 쓴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이 말했다. “나는 교회에서 목사의 설교가 20분을 넘어가면 슬슬 구원받기를 포기한다.” 사실은 20분도 길다. 7분이면 족할 것이다. 웅변대회의 기준 시간이다.

길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단순히 자신의 이익과 주장만 내세운다면 참고 듣기 어렵다. 듣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공공의 이익’을 주장하고 설득하는 것이라면 경청할 수 있다. 많은 경우에 공익으로 포장해서 자기 정파나 소수 기득권 세력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려는 것이 문제다. 이제껏 많은 부문의 지도자와 정치세력들이 그랬던 것을 우리들은 알고 있다.
 

4.13 총선이 주는 메시지

지난 4월 13일 총선거는 예상치 못하게 박진감 넘치는 ‘정치행사’가 되었다. 투표가 끝나고 개표 방송이 시작되어 출구조사가 발표될 때까지도 어느 방송, 어느 정치평론가 한명도 예측하지 못한 ‘개표 결과’였다. 대역전 드라마로 ‘여소야대’ 정국이 되었다. 선거 기간만 ‘주권자’로 사는 국민들이 모처럼 마이크 잡고, 정치권에 특별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민주주의 정치의 중심은 정부가 아니라 국회에 있다. 지금까지는 많은 경우에 정부가 정치의 주도권을 잡고 국회를 흔들고 끌어 왔다.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헌법기관이라는 말은 허울뿐이고, 정당과 정파가 정부나 이익 집단과 끊임없이 담합하는 것이 용인되어 왔다. 이제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원칙으로 돌아가서 국회의원이 대통령이나 정부의 시녀가 아니고 정파의 부속품이 아니라,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독립적 헌법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국민의 세금을 무분별하게 지역구로 빼돌리고 뻔뻔하게 자랑해서는 안된다. 수많은 특권을 누리고 개인 번영의 기회로 활용하려고 해서도 안된다. 지역구나 어느 당 소속의원이기에 앞서 ‘국민의 공복’인 것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모든 국민이 주권자이기는 해도 정치는 국회의원들의 손 안에 있다. 국가의 흥망이 평범한 필부 한사람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옛 성현은 말했다. 하물며 국회의원은 우리 국민들의 대의원이므로. 그들이 국가경영, 사회경영을 책임져야 한다. 자녀세대를 위한 미래경영도 책임져야 한다. 국민에게 자유와 복지를 챙겨주는 정직하고 진실한 지도자가 많이 나타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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