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간호사 50주년 행사’ 아름다운 마무리
상태바
‘파독간호사 50주년 행사’ 아름다운 마무리
  • 이영남 재외기자
  • 승인 2016.05.26 1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념 학술대회, 사진전, 기념책자 발행, 문화행사 등 다채로운 행사 열려
▲ 파독간호사 50주년 기념행사

2016년 한 해 동안 각지에서 ‘파독간호사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2월 2일, 프랑크푸르트 시청 주최로 열린 기념행사는 1966년 1월 31일, 128명의 파독간호사 1진과 이들을 독일로 이끈 이수길 박사를 시청 황제홀로 초청해 축하하는 자리였다. 한국에서는 5월 2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파독간호사 50년, 그 위대한 여정’ 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와 기념행사를 가졌다. 

여기에 이어 5월 20일과 21일, 양일간 독일에서도 파독간호사 50주년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재독한인간호사협회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졸페라인(zollverein)’에서 개최됐다.

▲ 표창을 받은 파독간호사들

이번 행사는 재외동포재단, 대한간호협회, 재외간호사회, 영산그룹이 협찬했으며 보건복지부, 주 독일 대사관, 한국국제의료재단, 한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에센 시, 재독 한인총연합회, 유럽한인총연합회. 파세연, 글뤽아우프회, 경상북도, 구미시, 대전보건대학, 광주보건대학, 한국타이어 구주본부,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한여행사, 독일 구주여행사가 후원했다. 

‘파독간호사 50년, 그 위대한 여정’ 행사는 각지에서 열린 파독간호사 50주년 기념 이벤트를 마무리하는 자리로, 한국 간호사 파견의 역사를 되돌아보게 했다. 한국인뿐 아니라 독일인들에게도 이민 역사나 파독간호역사를 되새기게 하는 기회가 됐다.

독일은 물론 한국, 미국,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많은 간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수길 박사가 참석해 의미를 더했고, 참석하지 못한 이종수 박사도 영상으로 축사를 보냈다. 세월이 흐르며 독일 각 지역으로 흩어져 살고 있던 파독 간호사들이 한 데 모여 옛 추억을 더듬는 ‘만남의 장’ 이 되기도 했다.

▲ 파독간호사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이수길 박사

20일에는 에센 한인문화회관에서 ‘파독간호사 50주년 기념 학술대회’ 와 사진전, 기념책자 발행, 문화행사 등이 열렸다. 오후 2시에 시작된 학술대회에서는 5명의 연사가 다양한 주제로 발표했다. 재독간호협회 윤행자 회장은 ‘파독 간호사 50주년의 발자취’에 대해 영상 및 사진으로 조명했고, 재외간호사회 모니카 권 회장은 ‘재외간호사회’에 대해 설명했다. 

▲ 파독간호사 50주년 기념 학술대회

구미시 소속 ‘한두레마당 예술단(단장 박정철)’이 축하공연의 막을 열었다. 전국 국악대제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한 이 예술단의 북 공연에 참가자들은 흥이 나서 춤을 추기도 했다. 이어 뮤지컬<독일아리랑>의 주연배우 정영주 씨가 추억의 옛 노래를 부르며 추억을 불러 일으켰다.

21일 오후에는 졸페라인에서 ‘파독간호사 50주년 행사’가 열렸다. 졸페라인은 탄광이 있던 곳으로, 지금은 폐광됐지만 박물관 등의 기념 공간이 마련돼 있는 곳이다. 

1,000여 명의 참석자들이 착석을 마치자 파독간호사 50주년 동영상이 비춰지며 행사가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영상 속 앳된 모습을 보며 타향에서 보낸 50년의 세월을 곱씹었다. 

▲ (왼쪽부터) 대한간호협회 김옥수 회장, 재외간호사회 모니카 권 회장

윤행자 회장은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백의의 천사라는 찬사를 받을 만한 업적을 만드신 여러분들은 과연 ‘대한의 딸, 대한의 간호사들”이라는 환영사를 남겼다. 이어 에센 시 토마스 쿠펜(Thomas Kufen) 시장의 인사가 있었다. 쿠펜 시장은 “여러분들은 독일 병원들이 매우 어려웠던 시절 큰 도움을 주었다”고 말하며, “에센 시는 물론 독일 전체가 여러분들의 그 공로를 잊지 않고 있다. 여러분들의 노력은 한국경제발전에도 한 몫을 한 걸로 알고 있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 영상에 이어 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 주 독일 이경수 대사, 재외동포재단 조규형 이사장, 대한간호협회 김옥수 회장, 한국국제보건 의료재단 인요한 총재, 재외한인간호사회 모니카 권 회장 유럽한인총연합회 남창규 회장, 파독산업전사 세계총연합회 고창원 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 장순휘 시인의 시 <우리들은 코리아 엔젤이었습니다> 낭송

장순휘 시인은 이번 행사를 위해 지은 축시 <우리들은 코리안 엔젤이었습니다>를 낭독했다. 

“그날은 이역만리 독일로 가는 날

김포공항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며 
어머니의 손을 꼬옥 잡고 차마 놓을 수 없었던 
생이별은 눈물의 꽃으로 갓 핀 20대 우리들에게
살을 에는 겨울바람보다 더 매서웠습니다.

우리들이 왜 여기에 이 자리에 있는가를 되새김하며
꼭 잘 살아보겠다는 가족 사랑으로 그리움을 이겨냈습니다.

언어장벽은 한국인의 정으로, 정을 녹이며 
힘겨운 독일환자의 곁을 천사같이 지켜갈 때
우리는 독일에 아름다운 한국과 한국인을 심었습니다.

이제 인생의 하루하루가 어느새 아마득한 50년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자랑스런 명예와 긍지로 살아가는 우리들
우리들은 코리안 엔젤이었습니다.
우리들은 코리안 엔젤이었습니다.”


표창 및 감사장 수여와 선물 증정 등의 순서도 마련됐다. 보건복지부와 대한간호협회에서도 선물과 꽃다발을 준비해, 훌륭한 업적을 세우고 봉사로 사회를 밝게 비춘 이들에게 증정했다. 또한 재독간호협회 발전을 위해 수고한 사람들에게도 표창과 감사패, 공로패 등이 전달됐다.

1부 순서가 끝난 후, 축하 음식을 함께 즐기며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담소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 등 한동안 장내가 왁자지껄했다. 미국에서 온 간호사들은 축하의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한층 달궈 참가자들을 기쁘게 했다. 

▲ 한두레마당 예술단 기념공연

21일 행사의 축하공연도 ‘한두레마당 예술단’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무대에 선 90여 명의 독일 합창단은 <아리랑>, <들장미>, <소양강처녀>, <아빠의 청춘> 등을 선보였다. 독일의 ‘아리랑 무용단’은 전통무용을 선보였고, 4중창을 선보인 남성 중창단은 <경복궁 타령>과 <Funiculi Funicula> 등으로 참가자들을 매혹시켰다. 그리고 소프라노 서경희 씨와 뮤지컬 <독일아리랑>의 주연배우 정영주 씨의 노래가 이어지자 행사장은 열기로 가득 찼다. 

추첨을 통해 한국 왕복 항공권과 상금이 행운의 주인들을 찾아가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마지막으로 목소리를 높여 태극기를 흔들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다. 밤이 깊어가듯 파독간호사 50주년 행사는 파독간호사 역사의 또 하나의 굵은 획을 그으며 마무리됐다.

▲ 독일 합창단 기념공연

50년 업적이 오래도록 기억되고, 앞으로 ‘파독간호사’라는 역사를 바탕으로 한국사회와 독일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기를, 그리고 파독간호사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재외동포신문 이영남 재외기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