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에 나타난 ‘선한 사마리아인’
상태바
선양에 나타난 ‘선한 사마리아인’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6.05.25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양한국인회 오성일 부회장, 심폐소생술로 쓰러진 중국인 구조

⊙ 선한 사마리아인이란?
강도를 만나 상처를 입고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모두가 외면하고 지나갈 때, 당시 유대 사회에서 천시 받던 ‘사마리아 인’만이 온정을 베풀어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구했다는 구약성경 속 비유에서 비롯된 말이다. 한국에서도 매년 수천명의 시민들이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후 응급조치를 제대로 받지 못해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2005년 1월 서울에서 ‘선한 사마리아인 운동’ 이라는 생명구조 민간단체가 설립됐다. 심폐소생술 중심의 응급처치 교육, 응급환자돕기 자원봉사, 응급의료체계 개선 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5월 24일 오후 4시 10분 경, 선양한국인(상)회 오성일 부회장은 시내버스를 타고 가던 중, 건너편 선양역 맥도널드 앞에서 중국인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을 발견했다. 그는 버스를 세우고 도로분리대를 넘어 환자에게 다가갔다.

환자의 일행 중 한명이 가슴을 압박하고 있었으나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실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성일 씨는 환자의 일행과 부근에 있던 경찰에게 본인이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으니 실시해도 되는지에 대해 묻고 동의를 얻은 후 심폐소생술(30번씩 3회)을 실시했다. 다행스럽게도 환자의 호흡이 돌아왔고 이후 120 응급차가 도착하여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 오성일 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중국인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선양한국인(상)회)

선양한국인(상)회의 교민담당 부회장인 오성일 씨는 선양한국인(상)회 산하 교민안전협의회 위원으로 동북3성 심폐소생술 실습 강사이기도 하다.

오 부회장은 과거에도 연고가 없는 한국인이 쓰러졌을 때 자비로 중환자실에 입원시키고 간병까지 맡아 환자가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도운 적이 있다.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그의 봉사활동은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선양한국인(상)회(회장 박영완)와 주 선양총영사관(총영사 신봉섭)은 선양한국인(상)회 교민안전협의회(위원장 이정인)와 함께 민관합동으로 ‘동북3성 재외국민을 위한 찾아가는 심폐소생술(CPR) 및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동북3성 내 한국국제학교와 주말한글학교 학생, 10개 한국인회, 종교단체 그리고 동호회를 대상으로 하는 응급처치 교육이다. 

▲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있는 교민들

안전은 선택이 아닌 ‘생활 필수’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이 교육이 시작됐다. 이론적·형식적 재난 안전교육에서 벗어나 현장대응 능력을 기르고 위기 대처 능력을 배양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꾸준한 교육에 이어, 오성일 부회장의 응급처치가 중국인의 생명을 구한 것이 알려지며 중국 현지사회에서도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선양 교민안전협의회는 “한 가정에서 1인 이상 심폐소생술 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심폐 소생술 체험교육 등을 통해 재외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응급처치 교육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히며 “민·관 합동으로 지속적으로 교육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영구 주말한글학교 심폐소생술 강의

[재외동포신문 김민혜 기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