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소리] 늙은 독수리의 부리 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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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소리] 늙은 독수리의 부리 깨기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6.05.2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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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중국 소주 인산국제무역유한공사 동사장)

늙은 독수리의 부리 깨기

야생 독수리는 보통 20 여년을 산다.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독수리는 잘 관리하면 50년까지도 산다. 이 중 야생 '검 독수리'는 70년까지도 산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독수리가 30년 가까이 살면 한계에 직면한다. 사냥하기 어렵게 되면서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들어선다.

이때 지혜로운 독수리는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변신한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둥지에서 스스로 부리를 깬다. 두꺼워지고 구부러지고 무뎌진 부리를 확실히 버리는 일이다. 새 부리가 돋기 시작하면 겨울 외투처럼 무거워진 깃털을 뽑고, 무뎌진 발톱도 뽑는다. 새 깃털이 나오고 새 발톱이 생기면, 오랫동안 굶주려 가벼워진 독수리는 또 다시 사냥을 시작한다. 이렇게 환골탈태해 제2의 인생을 산다. 이런 변신을 못한 독수리는 죽는다.

지금 우리나라는 딱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보릿고개를 넘었고 한강의 기적도 이뤄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무기력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성장률은 2%대로 떨어졌고, 1인당 국내총생산은 오히려 줄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헬조선'을 외친다.

성장 기관차였던 수출은 14개월째 줄어들고 있고, 잘 나가던 대표 기업들마저 쪼그라들고 있다. 내수는 가계부채와 집세에 짓눌려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이끌어왔던 기업가정신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 이상 사냥하기 어려운 독수리 신세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커진다.

 

환골탈태해야 사는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제2의 인생을 사는 독수리처럼 대혁신을 해야 한다. 환골탈태해야 할 부리와 깃털과 발톱은 무엇일까? 우리가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것은 리더십의 대혁신이다. 바꿔야 산다는 확실한 판단과 비전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게 하는 리더십과 더불어 협력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과 국민이 하나가 되어 대혁신을 추진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첫째, 대혁신을 시작하는 '부리'는 리더십 혁신이다. 새로와지는 대한민국 리더십은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이에 장애가 되는 요소들은 거침없이 솎아내야 한다.

둘째, 독수리의 발톱 역할은 기업이 해야 한다. 인공지능, 로봇, 드론, 무인차,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물결은 우리생활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다. 기업 스스로 미래를 보고 과감한 투자에 나설 때 밝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셋째, 날개를 가볍게 만드는 것은 우리 경제의 환부를 수술하는 일과 같다. 정치, 경제부문의 부정부패를 도려내고, 방만한 산업들을 구조조정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가 대침체 상황에 빠진 지금 조선, 해운, 철강, 중장비등 주요 산업에서 공급 과잉이 심각하다. 이들 산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높이 나는 독수리가 멀리 보고, 먹이를 먼저 낚아챈다. 맥없이 앉아 있겠다는 자세는 둥지에 앉아 그저 죽는 날 만을 기다리는 독수리와 같을 뿐이다. 대혁신은 우리가 피해갈 수 없는 절체절명의 미션이다. 우리 국민의 DNA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대혁신을 통해 독수리가 날개 쳐 올라가듯 힘차게 다시 비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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