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남성에서 임시정부수립기념식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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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호남성에서 임시정부수립기념식 개최
  • 이나연 재외기자
  • 승인 2016.04.22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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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독립운동 사적지 관리 기반 한층 강화하는 계기 마련

4월13일 수요일 중국 호남성 장사시에서 주우한대한민국총영사관(이하 주한총영사관)과 재장사한인상회는 국가보훈처 및 외교부의 후원 하에 공동으로「제97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행사」를 ‘장사 임시정부활동 구지(남목청6호)’가 소재하고 있는 호남성(湖南省) 장사(長沙)시에서 한중 민관 각 계 인사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처음으로 개최했다.

장사 임시정부 활동 구지는 호남성 장사시 개복구 연승가 남목청 6호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은 1938년 초 지청천을 중심으로 한 조선혁명당이 본부로 사용햇던 곳이자, 임시정부 요인과 그 가족들이 거주했던 장소로서, 1938년 5월 7일 김구 선생이 3당 통합회의 도중 피격당한 ‘남목청 사건’으로 유명한 장소이기도 하다.

2009년 조선혁명당 본부 건물을 해체하여 복원하였는데, 현재는 전시관으로 사용되어 연 7-8만명 정도의 한국인 관람객이 꾸준히 찾고 있다. 2009년 중국 장사시 원림국에서 단독으로 전시관을 자체 마련하여, 시급 문화재로 지정 관리해 오던 것을,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 독립기념관, 외교부(주우한총영사관)의 협조하에 전시자료 내용 등을 보완하여 2015년 새롭게 재개관 했다.

‘환난지교(患難之交)의 한중 우호’를 테마로 한 금번 행사는 행사의 의미를 일층 제고하기 위하여 4월13일 오전 「남목청6호 방문 기념행사」, 「화중지역 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의 의의 제하」학술 세미나, 저녁에 「제97주년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행사가 연속 개최되었으며, 한중 민관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외교 현장에서 한중이 상호 협력의 외연을 확대함으로써 우리의 잊혀져 가는 국외독립운동 사적지의 홍보와 향후 관리 기반을 강화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임시정부 수립기념 남목청 6호 방문행사에는 국내 최초로 정부대표단(단장: 유주봉 국가보훈처 보상정책국장)이 참석하여 중국측 관리자들을 격려하는 한편, 남목청 6호의 보호관리에 힘써준 중국측 인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에 대해, 남목청 6호 중국측 관할구인 장사시 개복구의 정협주석과 장사시 원림국 부국장 등은 남목청 6호를 향후 성급 문화재로 격상시키는 방안과 함께 이곳 주변을 임시정부 당시의 모습으로 재개발하고 가꾸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한중 양국 참석 인사들이 양국의 국기를 손에 들고 흔들며 한중우의가 영원할 것을 염원하는 만세삼창을 하는데서 연출되었는데, 참석한 고연재 장사한인상회 회장 등 우리 교민과 한휘 장사시 원립국 부국장 등 중국측 인사들은 "이번 행사가 한중우호 증진과 친한 정서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했다.
 

▲ 남목청 방문 (사진 주우한총영사관)

아울러, 오후2시반부터 5시까지 캠핀스키호텔 3층 비엔나홀에서 개최된 학술세미나에서는 정재남 총영사, 김명진 영사, 고연재 장사한국상회 회장, 이종태 장사한국상회 고문, 한후이(韩辉) 창사시원림국 부국장, 유자명 선생 후손 유전휘(柳展輝) 후난대학 교수, 후마오펑(胡茂豊) 후난농업대학 교수, 샤옌쥔(夏艶珺) 후난농업대학 사무실 주임 , 홍일교 독립기념관 학예연구사 등 15명의 한중 양측의 전문가 및 학계 인사들이 참석하여, 장사에서의 임시정부활동의 의의를 재평가하고 조명하는 의미 있는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특히, 1932년 윤봉길 의사의 홍구공원 의거 이후 상해에서 장사로 도피해 오기까지, 임시정부가 일본의 추격을 피해 지하활동을 전개해 왔으나, 장사에 도착하면서부터 장치중(張治中) 당시 호난성 주석 등 중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본격적인 공개활동을 수행하였다는 점이 처음으로 언급되어, 장사에서의 임시정부 활동이 임시정부 역사의 전환기적 시기였다는 점을 착안 발굴해 내는 학술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발굴해낸 것은 큰 성과라는 평가가 있었다.

▲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기념 학술 세미나 (사진 주우한총영사관)
▲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기념 학술 세미나 (사진 주우한총영사관)

또한, 금번 세미나에서는 독립운동가로서 환국하지 못하고 중국에 남아 중국의 농학자로서 큰 업적을 세운 유자명 선생(1991년 애국장 추서)의 후손인 유전휘(아들) 호남대학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현재 호남농업대학 내에 설립된 ‘유자명 기념관’의 발전 방인에 대해서도 한중간의 심도있게 논의가 이루어졌고, 이를 위한 우리 독립기념관과 호남대학교와의 협력의 채널과 틀이 마련되는 등 학술적 성과 외에도 향후 독립운동사적지의 발굴과 보호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였다고 평가된다.

「제97주년 임시정부 수립 기념 리셉션 행사」에는 리휘(李揮) 호남성 문화청장, 웅건위(熊建偉) 장사시 개복구 정협주석, 류계봉(劉啓峰) 장사시 대외인민우호협회 부회장, 종발려(鍾發麗) 장사시 외사판공실 부주임, 한휘(韓輝) 장사시 원림국 부국장, 진걸(陳杰) 남목청6호 관리기념관 관장 등 호남성 및 장사시 정부 관계 인사와 더불어, 호남성 최대 유통업체인 왕전(王塡) 보보고(步步高) 기업 동사장 및 용고신(龍固新) 타스킨 그룹 회장 등 호남성 경제계 주요 인사들도 참석하였으며, 우리측에서는 유주봉 정부대표단장 및 이재오 독립기념관 연구위원, 고연재 한국상회 회장 등 임원 및 김경희 중남임업대 한국학과장, 노금숙 세종학당장 및 교민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사진 주우한총영사관)

이번 행사에서는 그간 장사 남목청6호의 관리 보호와 한중 우호 증진에 각별한 노고를 아끼지 않은 한중 인사들에게 주우한총영사 명의 감사패와 기념서가 증정됐다.  중국측에서는 한휘 장사시 원림국 부국장과 모검봉(毛劍鋒) 호남성활극원 동사장이, 한국측에서는 그간 남목청 6호에 기부금 증정등 지원을 해온 한능무역의 조재범 대표(강웅진 전무 대리 수여)가 수여했다.

또한, 기념식 본식 2부 행사에서는 후난성 활극단의 ‘천학지어(泉涸之魚)’라는 제목의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 활동을 다룬 연극 단편이 공연되었는데,  한국 황호연 감독과 중국 호남성 활극원의 합작작품으로 제 5회 호남성 예술제의 우수연극으로 채택된 바 있다.

이번에 공연된 작품에서는 어려운 경제적 환경 속에서 모친의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독립운동의 의지가 약해진 김구를 나무라는 모자간의 진한 감정이 잘 그려져 많은 참석자들의 감동을 불러 일으켰으며, 김구의 남목청 6호에서의 총상과정에서 당시 호남성 주석인 장치중이 김구의 회복을 위해 지원한 장면과 김구와 장치중 간의 우정어린 대화 장면이 연출되면서 역사속의 환난지교의 장면을 고스란히 담아내 관객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천학지어(泉涸之魚)란 장자 대종사에 나오는 말로 샘물이 마르자 물고기들이 서로 모여 침으로 서로를 적셔주는 모습을 나타내며, 같이 곤경에 처하여 미력한 힘이나마 서로를 돕는다는 의미로서, 환난지교의 한중우의를 상징한다. 

▲ 연극 '천학지어' (사진 주우한총영사관)

▲ 연극 '천학지어' (사진 주우한총영사관)

이번 행사를 기획 준비한 주우한총영사관 정재남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이처럼 양국 정부당국과 현지 한인회가 합동으로 준비하여 임정창설 기념행사를 장사에서 최초로 개최하게 된 것은 역사적으로 매우 뜻 깊은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하고, "양국이 환난지교의 역사를 계승하여 양국 공동번영의 밑거름으로 삼자고 하면서, 이러한 협력의 정신을 당대를 포함하여 두 나라의 후세들에게도 대대로 물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 정재남 주우한총영사의 축사(사진 주우한총영사관)

이에 대해, 리휘 호남성 문화청장은 축사를 통해 "장사 남목청6호에 서려있는 한중 양국 국민의 환난지교의 이야기는 역사문화도시인 장사의 내적 의미를 격상시켰고, 민족 독립 쟁취의 전통적 우의에 대한 미담이 되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양국이 문화적 소통을 강화하고 교류를 활성화시켜 서로 번영하고 발전하는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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