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한국 책도 사랑 받을 자격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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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된 한국 책도 사랑 받을 자격 있다”
  • 이혜미 재외기자
  • 승인 2016.04.1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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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사랑하는 브라질인들에게는 오래된 책도 소중한 보물

한류 영향으로 브라질에도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고 한국노래를 부르며, 한국어를 배우는 브라질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한국어를 공부하는 브라질인들이 한국어로 된 책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어 책 구입을 원하는 현지인들에게 단비와 같은 행사가 열렸다. 브라질 한인 타운 봉헤찌로에 위치한 브라질 한국학교 Colegio Polilogos(교장 홍인걸)에서는 3월 10일, ‘한국 책 바자회’가 열렸다.

▲ 봉사활동을 펼친 코윈 브라질 지부 홍은경 지부장(윗줄 가운데)과 회원들 (사진 이혜미 재외기자)

1998년, 브라질에 한국학교 Colegio Polilogos가 설립되자, 많은 학부모가 한국 책을 기증해 학생들이 볼 수 있게 했다. 이번에는 각계에서 약 5,000 여권의 책을 새로 기증받게 돼 학교는 새 장서를 보관하기 위해 도서관을 비워야 했다. 학교는 제갈영철 한·브교육협회 회장을 통해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코리아포스트, 교육 관련 단체인 NGO Inovar Educacao에 기존 장서 3,125권을 기부해 이 책들을 한국을 사랑하는 현지인들에게 나눌 수 있게 했다.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브라질 지부(지부장 홍은경), 코리아포스트, Inovar Educação (창립인 김범진·Eder Brito)가 진행한 ‘한국 책 바자회’에는 브라질 한인회 김요진 회장, 오창훈 부회장, 김쾌중 치안대책위원장도 참여해 “앞으로도 한류를 알리는 사회봉사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자회는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음식과 도서의 교환 형식으로 이뤄졌다. 한국 책을 원하는 현지인들이 콩, 쌀, 설탕 등 부패되지 않은 음식을 1kg 기부하면 책을 5권까지 가지고 갈 수 있게 했다. 이번 바자회에는 200여 명이 참여해 200kg 이상의 음식이 모였다. 주최 측은 이 음식들은 4월 23일까지 한인 타운에 위치한 복지단체에 전달될 예정이며, 앞으로 2주 동안 더 많은 음식을 모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원봉사자 Karina Arruda 씨는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Avare에서 행사장을 찾기 위해 새벽 4시에 집을 나섰고, 한국에서 온 여행객 조우향 씨 역시 봉사활동을 위해 봉헤찌로를 찾았다. KOWIN 브라질 지부 홍은경 지부장은 “한글과 한국을 사랑하는 브라질의 젊은이들이 이렇게 많은 것을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버스로 3시간이나 걸리는 장거리에서도 달려온 이들도 있고, 무더운 날씨에 구슬땀을 흘려가며 봉사에 임하는 브라질 청년들을 보며 감동받았다. 저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운반할 봉사자 모집은 6일(수)에 홍보와 동시에 이뤄졌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교민과 현지인 25명이 지원해 큰 도움을 줬다. 

NGO Inovar Educação 설립자 김범진 씨는 “2015년 브라질 경제학자가 브라질과 한국의 교육을 비교하는 것을 보고, 한인 교포로서 브라질에 보답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단체를 설립했다”며 “첫 성과인 이번 행사의 결과가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 김범진 대표, 애델 브리또 대표와 행사 봉사자들

공동 설립자 Eder Brito 역시 “이번 책 바자회는 진정한 행동의 유형 중 하나다. 한인 교민 사회에서 자체적으로 뜻을 모아 행사를 진행해 가는 것을 보면서 정부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아름다운 실천의 촉매는 ‘한국’이다” 라며 행사를 통해 느낀 점을 말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30년 동안 문화, 교육,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데 모범이 됐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을 존경하는 사람들이 마음으로 함께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Colegio Polilogos 한국학교 홍인걸 교장은 “이번 도서 나눔 행사는 브라질 한국인들이 자부심을 갖게 했다. 브라질 현지인들에게 한글 서적을 나누며 한국인의 정신과 문화를 브라질 사회에 뿌리 내리게 하는 작은 씨앗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지인들이 기부한 물품을 다시 불우한 브라질 사람들에게 전달한다니, 이는 브라질 사회에 한국인의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앞으로도 브라질 현지인들과 미풍양속을 함께 나누는 다양한 형태의 나눔 행사가 기획되길 소망한다”는 소감을 밝히며 주최 측에 감사를 전했다. 

[재외동포신문 이혜미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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