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한인사회의 화합과 단합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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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한인사회의 화합과 단합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 승인 2016.03.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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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한인총연합회 15대 회장 남창규 씨
▲ 유럽 한글학교 교사협의회 총회에 참석해 축사하는 남창규 회장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지난 3월 11일 아테네에서 열린 유럽한인총연합회 2016년 정기총회에서 제 15대 회장으로 당선된 남창규(66)씨는 1995년 이태리 로마로 이민을 가자마자 큰 위기에 봉착했다가 다시 일어난 이태리한국이민사 성공 사례의 대표적인 한 주인공이다.

충북 영동출생인 남창규 회장은 대구 보건대학을 졸업, 경북 성주군 보건소에 특채 공무원으로 들어가 임상병리 기사로 5년간 근무했다. 좀 더 큰 도시로 나가서 일해보자는 생각으로 부산 위생병원 공채에 응모, 합격해 15년간 위생실 요원으로 근무했다. 

▲ 제14대 박종범 회장으로부터 유럽총연기를 전달받는 남창규 신임 회장

예쁜 딸이 탄생했을 무렵, 이태리 로마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동생으로부터 로마로 이민 와서 함께 사업을 발전시켜 나가자는 제의가 왔다. 45세 중년의 나이에 아내와 딸을 데리고 로마로 가서 동생의 여행사 경영에 참여했다.

당시 로마의 한인여행사들은 한국에 있는 여행사들이 관광단을 모집해 로마로 보내면 받아서 관광을 시켜 보내고 호텔, 운송, 안내 등 계약상의 일체 비용은 3개월 후에 청구해 받는 불리한 조건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관광단을 보내주던 본사가 부도가 나서 망했다. 남 회장의 동생이 경영하던 로마여행사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본사가 지불을 미루고 있던 많은 돈을 받지 못하게 된 탓이었다. 이태리의 여러 호텔과 버스회사들이 빚을 독촉하기 시작했다.

“로마에 도착해 얼마 되지 않아 당하게 된 동생회사의 위기 때문에 처음에는 암담했어요. 우리 형제는 이민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우선 신용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빚을 갚기 위해 식당을 차리기로 했어요.”-지난 3월 18일 비엔나에서 열린 유럽한글학교교사협의회 총회에 축사하러 온 남창규 회장은, 로마의 유명한 한인식당 ‘비원’(Bi Won)을 열게 된 경위를 이렇게 말했다. 

로마에는 현재 가인식당, 아리랑, 이조, 꼬레아, 갈비, 금강산, 초원, 하나, 코시코바 식당 등 한인동포들이 경영하는 식당들이 있다. 이 중에서 남창규회장의 ‘비원’식당은 21년의 역사로서 로마한인 식당들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는 유명한 식당으로 이름이 나게 됐다.

▲ 회장 당선 인사 후 받은 꽃다발을 높이 들고 환호에 답하는 남창규 회장

“우리 형제는 열심히 일했어요. 저의 아내도 열심히 일했어요. 특히 아내는 유학생들이 오면, 공부하느라고 고생한다면서 밥이나 국을 더 많이 주었어요. 이러한 노력으로 식당이 잘 됐어요. 우리들은 2년 만에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진 빚을 다 갚게 됐지요.”-남 회장은 그 이후부터 사업과 이민생활이 잘 풀려 나갔다고 말했다.

남 회장은 로마와 밀라노, 피렌체에 있는 한인회의 연합체인 이탈리아 한인연합회에 임원으로 들어가 일하기 시작했다. 로마한인연합교회 교인으로서 과묵하고 겸손한 성품으로 책임감이 강한 남 회장은 2008년부터 2012년 까지 이탈리아 한인연합회 제 12-13대 회장을 지내고, 민주평통 유럽협의회 제 14-16기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남 회장은 2011년 유럽한인 총연 합회 이사로 들어가서 2014년부터 2016년 까지 유럽총연 제 14대 박종범 회장팀의 수석부회장으로 유럽한인동포사회를 위해 봉사했다. 

유럽 26개 국가속의 140개 한인회, 25만 동포사회를 아우르고 있는 유럽 한인 총연합회를 이끌 방도를 물었다. 남 회장은 유럽총연 회장을 2회 연임, 4년 간 봉직한 박종범 전회장과 함께 일하면서 겪은 경험을 먼저 회상했다.

“그동안 유럽총연은 인구수로는 적지만, 유럽한인 사회가 하나의 공동체로 동질성과 정체성을 가지고 떳떳하게 향상하며 살아가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의견충돌과 힘든 과정들도 있었지만, 슬기롭게 해결하면서 놀라운 변화를 해 왔다고 봅니다. 특히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앞서 서울에서 유럽총연 임원세미나를 개최한 일, 기회 있을 때 마다 임원모임을 자주 가지고 우의와 단합을 크게 다지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던 것이, 기억에 크게 남아 있어요.”

▲ 권영관 선관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고 있는 남창규 회장.

남 회장은 차세대들에게 한국어 웅변대회를 통해 우리나라 문화와 한국어의 우수성, 우리 민족의 가치를 스스로 알게 한 것도 의의 깊은 것으로 마음에 남아있다고 했다. 모국 국토대장정을 통해 아름다운 조국과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 ‘대한인’ 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해준 것, 분단된 조국의 현실 앞에서 스스로 평화통일을 염원하면서 자신들이 해야 할 몫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준 것, 덕분에 유럽한인 차세대들이 정체성과 동질성을 더욱 가질 수 있게 한 것은, 자부심을 가질 만한 업적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렇게 쌓은 토대와 기반 위에서 남 회장은 먼저 수고한 분들의 노력과 업적, 조국사랑과 민족사랑을 이어 받아 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먼저 해야 할 일로 삼겠다면서 다음과 같은 직무방침을 밝혔다.

“유럽총연에서 가장 역점을 두었던 화합과 단합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26개 회원국가의 한인회들에 있어선 분규가 사라진 것을 상기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화합과 단합의 유지발전에 최우선을 두고 싶어요. 유럽총연은 새로운 도약을 꾀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를 맞았어요. 지금까지 차세대들 위해 해왔던 사업들도 더욱 알찬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어요. 유럽동포들이 보다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방안을, 특히 유럽경제인연합회 등과 협력해 마련하려고 합니다. 유럽현지인들이 우리의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고 진정한 이웃으로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싶어요.”

유럽총연의 원로들과 선배 임원들, 각국 한인회장들과 협력하고 상의하면서 부족한 점을 메워 나가겠다고 말한 남 회장은 “특히 조속한 시일 내에 정관개정 위원회를 구성해 많은 이사들이 원하고 있는 현 유럽총연 정관의 미비점을 보안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남창규 회장이 한글학교 교사협의회(신현숙 회장)에 발전기금 전달

로마에서 ‘비원’식당 외에 수산업에도 투자해 상당한 재력을 가진 남창규 회장은 유럽한글학교 교사협의회 총회 참석을 위해 3월 17일 비엔나로 와서 유럽총연 새 회장으로서의 첫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며, 18일 오후 2시 비엔나 공항 호텔 NH 회의장에서 시작된 개막식에서 축사를 했다. 남 회장은 또 오후 7시 반 비엔나 한국문화회관에서 민주평통 유럽지역회의 담당 박종범 부의장이 마련한 유럽한글학교 교사협의회 총회 축하 만찬회에 참석, 신현숙 회장에게 교사협의회 발전기금으로 금일봉을 전달했다.

로마에서 부인 김총 여사와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남창규 회장은 피렌체 국립대학에서 패션을 전공중인 외동딸을 두고 있다.

[재외동포신문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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