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청소하며 눈물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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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청소하며 눈물짓고”
  • 김진이기자
  • 승인 2004.05.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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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우리 남편이 공부만 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 저희는 낮에 일하고 밤에 또 부업으로 청소하는 일을 했어요. 퇴근하고 나서 온가족이 같이 청소를 했죠. 애들 아빠는 카펫청소를 하고 큰아이는 휴지통을 비우고 저는 화장실 청소를 하는데 아무리 좋은 마음을 가져도 눈물이 나는 거죠. 내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나 하는 생각이 들고.”

24일부터 26일까지 미국 LA 맥아더 공원에서는 KBS 1TV ‘아침마당’(월~토요일 오전 8시30분) 4천회맞이 특집 생방송이 계속됐다. ‘안녕하세요 LA아줌마’란 주제의 첫날 방송에는 ‘LA 얼짱 아줌마’ 양복희, 개그맨 이현순씨 등 주부 5명이 나와 고달팠던 이민 생활의 애환을 얘기했다.

한국에서는 미용학 교수였던 양복희 주부는 남편과 두아이와 함께 힘들었던 초창기 이민 생활을 털어놓았다. 이제는 산타모니카에서 세탁소를 경영하고 있고 큰 아이가 카이스트에 입학했다. 그러나 여전히 새벽 5시에 출근해서 저녁 7시에 문을 닫아 집에는 9시에야 집에 들어간다고.

13년간 3만명 출연, 방청객 13만명 등 기록을 남기며 4천회를 이어온 아침마당’은 우리 주변 소소한 생활사나 일반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주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어온 프로그램. 이계진, 이상벽, 정은아, 송지헌 아나운서 등의 뒤를 이어 현재는 손범수, 이금희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고 있다. KBS 국제방송을 통해 일본, 동남 아,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실시간으로 프로그램을 전달하고 있다 .
특집방송을 위해 3일간 미국 LA로 스튜디오를 옮겨 진행된 생방송에서는 미국 한인들의 가슴 찡한 사연들이 한국 안방을 웃기고 울렸다.

‘영구엄마’로 인기를 끌었던 전 개그우먼이 이현순씨는 “남편따라 여기까지 왔는데 방황하다가 결국 바람나서…”라며 이혼경험을 털어놓아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25일에는 대가족 두팀이 나와 이민 성공사와 함께 세대간의 갈등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방송을 지켜본 서울의 이헌규씨는 “이민을 가면 마치 편한 생활을 다들 한다고 생각하고 그림같은 저택에 사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LA 특집은 LA교민들의 생활을 직접적으로 볼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됐다”며 “LA 교포분들이 좀더 마음편히 사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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