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한국어 가르치는 특전사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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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한국어 가르치는 특전사 교관
  • 박세정 기자
  • 승인 2016.03.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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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봉사 중인 육군 특수전교육단 원사 모태진 씨

▲ 경기도 광주 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모태진 씨가 외국인 학생들과 단체사진을 촬영했다.(사진 경희사이버대학교)

육군특수전사령부 특수전교육단 원사 모태진 씨는 매주 일요일 광주 외국인 노동자센터에서 한국어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지난 1993년 입대해 23년간 군 복무 중인 그는 특수전교육단 공수교육처의 모형문 훈련 담당 교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위험천만한 공수교육을 진행하는 만큼 특전사들 사이에서는 ‘엄격하고 무서운 교관’이지만 센터에서는 더없이 ‘자상한 선생님’이다.
 
모태진 씨는 7년 전 경기도 광주의 한 재래시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가게 주인이 물건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 한국어교육 봉사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그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모 씨는 한국어가 서툰 탓에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차별 받는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봉사를 하기 위해 곧바로 기관을 찾아갔지만 한국어교원 자격증을 갖춰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어를 잘한다고 생각했고, 얼마든지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먼저 교육자로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걸 간과했다.

한국어교원이 되고자 그는 경희사이버대 한국어문화학과에 진학했다. 한국어교원이 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과 이미 교육현장에 진출해 활발히 활동 중인 재학생과 동문들이 있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그는 말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어렵게 공부를 시작한 모태진 씨지만 부대 업무에는 지장이 가지 않도록 노력했다. 함께하는 시간이 줄었음에도 이해해주는 가족들에게도 고마움과 미안함이 컸다.

모태진 씨는 한국어교원 2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2014년부터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광주 외국인 노동자센터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를 비롯한 교사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로,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 이민자들에게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한국어 및 한국어능력시험(TOPIK)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네팔,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인도,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이들로,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모태진 씨는 “학생들 대부분이 생업이 있어, 매주 사정에 따라 수업 참여 학생 수가 다른 편이지만 한국인들이 영어를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버금갈 정도로 한국어 공부 열기는 뜨겁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 실력이 향상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껴 봉사활동을 계속하도록 동기부여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어교육 봉사를 계속하며 경희사이버대 문화창조대학원 글로벌한국학전공으로 진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어 문법과 발음, 맞춤법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쉽게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자가 되고 싶다”며 “여건이 된다면 해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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