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공포증에 시달리는 한인들
상태바
체포공포증에 시달리는 한인들
  • 김정희기자
  • 승인 2004.05.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불법체류자 단속 강화로 기습 체포 증가
범죄 연루자 추방, 현지 수감 사례들도 속속

해외에서 불법체류자가 되어 추방공포증에 시달리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최근 불법체류자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미국뿐만이 아니다. 얼마전 일본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추방당한 외국인 중 한국인은 총 7천8백77명으로 중국에 이어 2번째로 꼽혔다.
지난 4월에는 필리핀에서도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인을 체포해 추방 명령을 내리는 등 곳곳에서 추방되는 한인들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경우 현재 '엔드게임(Endgame)'이라 불리는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추방 단속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역별로 단속반을 구성해 체포하고 구속, 수감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어 지난 5월 초까지만도 전국적으로 1만 여명에 이르는 불법체류자들이 잡혀갔다.
이같은 불법체류자 단속은 일시적 정책이 아니다. 지난 4월 말 국토안보부가 FBI 및 연방마샬에게 불법체류자를 포함한 이민법 위반자에 대한 체포권한을 부여했을 뿐 아니라 뉴욕주에서는 불법체류자가 범행을 저지를 경우 의무적으로 이민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됐다.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 강화를 법제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단속반 직원들은 체포대상자들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가 새벽시간을 이용, 이들의 거주지를 급습해 체포해 가고 있다. 또한 마켓 등 직장뿐 아니라 운전학교에까지 단속반이 급습, 체포하는 사례들이 늘어나자 한인 사회에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인들이 집중 거주하고 있는 LA 지역뿐 아니라 남가주 지역에까지 특별 단속팀이 구성돼 검거활동을 펼치는 등 집중 단속 지역을 더욱 확대해 가고 있다.
특히 미미한 경범죄를 포함해 범죄기록을 갖고 있는 경우 추방대상 1순위로 꼽히고 있어 붑법체류자는 물론 영주권자들까지 가슴을 졸이고 있다. 미국의 시민권 신청 처리 적제로 대기 기간이 늘어나면서 비자가 만료된 대기자들 역시 불안함에 떨고 있기는 마찬가지.
현지에 살고 있는 영주권자뿐 아니라 캐나다 등 주변국을 통해 밀입국을 시도했다 적발되는 경우 단순 추방이 아니라 형사범으로 처리, 현지에서 감옥에 수감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미국 이민 정책 강화, 단속이 심화되자 최근에는 다시 짐을 꾸려 캐나다로 빠져나가는 한인 이민자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 3년째 거주해 온 불법체류자 K씨는 "캐나다는 같은 영어권이라 아이들이 적응하는데 별 무리가 없는데다 아직까지는 이민도 쉬워 캐나다로 재이민을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캐나다 역시 대거 몰리는 이민자들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고 불법 이민 브로커 단속에 적극 나서고 있어 캐나다행도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최근 추방 및 범죄 등의 이유로 현지에서 처벌받는 한인들 소식이 속속 전해짐에 따라 우리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5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