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기록으로 보는 재외한인의 역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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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 ‘기록으로 보는 재외한인의 역사’ 출간
  • 박세정 기자
  • 승인 2016.03.0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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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땀이 서린 여정의 기록, 150여 년의 한인 해외 이주 역사 정리

구한말부터 오늘날까지 150여 년간의 우리 민족 이주사를 정리한 자료집이 발행됐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국내외 한민족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화합과 상생의 공감대를 조성하기 위해 한인 이주 관련 사진과 문서, 신문, 서한, 박물(博物) 등의 자료를 엮어 기록자료집 <기록으로 보는 재외한인의 역사>를 발간했다.

기존 이주사 관련 서적들은 연구논문의 형태로 출판되거나 한정된 지역 및 시대를 소개해 일반인들이 한민족 이주의 역사를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국가기록원은 이러한 점을 보안하기 위해 기관과 단체, 개인 등 국내외에 흩어져 있던 한인 이주 기록자료 1,056점을 수집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화보집 형태로 제작했다.

재외한인의 이주는 크게 네 시기로 구분할 수 있는데, 국가기록원은 이를 ‘아시아’, ‘아메리카’, ‘유라시아·유럽’ 등 총 3권으로 나누어 시대별, 지역별로 자료집을 정리했다.

연해주 이주를 시작한 1860년대부터 1910년대에는 주로 가난과 지배층의 수탈로 인해 농민과 노동자들이 더 나은 삶을 찾아 중국과 러시아, 하와이 등지로 떠났다.

▲ 1919년, 일본 유학생으로 구성된 학우회와 조선청년독립단이 도쿄의 기독교 청년회관에서 발표한 2∙8독립선언서(사진 행정자치부)
일제강점기에는 토지와 생산 수단을 빼앗긴 이들이 만주와 일본으로 이주했다. 이 당시에는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중국과 러시아, 미국으로 몸을 옮겨 독립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기도 했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 정부가 이민정책을 수립한 1962년까지는 주로 전쟁고아와 유학생들이 미국과 캐나다로 떠났고, 국제결혼으로 이주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1962년 이후 오늘날에는 주로 정착을 목적으로 유럽과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지로 떠났으며, 대부분의 한인 사회도 이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됐다.

재외한인은 다른 시기에 다른 사연을 안고 세계 각지로 이주했지만 기록으로 확인하는 이주민들의 조국사랑은 시대와 지역을 뛰어 넘는다.

1919년 동경유학생들의 「2·8독립선언서」, 국내 3·1운동에 이어서 간도 용정촌의 서전대야에서 한인 3만 명이 ‘3·13만세시위운동’을 펼치며 발표한「독립선언포고문」, 하와이 한인들의「독립선언서」등의 기록을 통해 조국 독립의 염원을 느낄 수 있다.

1966년 한국은행이 경제장관에게 보고한 「재외한인과 파견근로자의 국내 송금 현황」문서에서 1965년 재일교포 약 155 달러, 서독 광부 121만 달러, 파월(베트남) 기술자 2천 9백 달러 등을 송금했다는 기록을 통해 머나먼 이국땅에서 흘린 한인들의 땀방울이 한국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됐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

▲ 1903년, 대한제국 해외 이민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인 유민원에서 발행한 하와이 이민자 여행권. (사진 행정자치부)
또한 1880년대 블라디보스토크에 정착한 초기 한인들의 모습과 우리나라 최초 이민자에게 발행한 여행권 기록, 1905년 이민 모집 광고문과 1921년 멕시코이주 한인 혼인증명서 등을 통해 재외한인이 왜 이민을 택했고, 이역만리에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조국의 언어와 문화, 풍습을 지키면서 살아왔는지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삯일로 시작해 현재 아르헨티나 의류시장의 40%를 점유한 한인들의 저력을 보여주는 ‘아르헨티나 아베자네다 한인타운’, 1974년부터 개최된 미주지역 최대 한인축제 ‘LA 코리안 퍼레이드’, 중앙아시아의 황무지를 옥토로 개척한 구 소련시절 김병화의 ‘북극성 콜호즈(집단농장)’ 관련 기록들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거주국의 사회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성장한 재외한인의 발전상을 보여준다.

홍윤식 행정자치부장관은 “이번 자료집이 720만 재외한인의 삶과 애환을 달래주고 그동안 보여준 조국사랑에 대한 감사의 증표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재외한인들이 대한민국의 발전과 통일한국을 향한 위대한 여정에 동반자로 함께 해주길 기대한다.”라고 발간사를 전했다.

기록자료집은 국내외 도서관, 기록관, 학회, 한인회, 한글학회 등 1,700여 기관 및 단체에 책자와 이북(e-book) 형태로 배포될 예정이며, 인터넷을 통해서도 무료로 열람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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