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반도가 가야할 길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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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반도가 가야할 길 분명해졌다
  • 이계송 자유기고가
  • 승인 2016.03.0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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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계송 미국 세인트루이스 거주 자유기고가

세상의 변화가 인터넷만큼 빠르다. 미국 대선주자 트럼프와 샌더스가 던진 정치적 화두가 기성 정치엘리트들에게 엄청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만이 아니다. 중동이 이란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동북아의 질서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미·중의 협력과 함께 국제사회가 북핵 저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국도 이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개성공단 폐쇄가 바로 그것이다.

DJ의 햇볕정책은 옳았다. 부시정권의 무능과 김정일의 오판으로 남북화해와 북의 번영의 급행열차를 놓친 것이 못내 아쉽다. 역사의 큰 흐름을 읽지 못한 지도자들의 실수가 얼마나 뼈아픈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준 사례다.

이제 한반도가 가야할 미래는 분명해졌다. 북핵은 자위의 수단으로 족하다. 미·중·소 대열에 합류, 핵플레이를 하겠다는 북한의 꿈은 무망하다. 북한의 멸망이 우리민족에게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다. 북핵은 민족사적으로 의미가 있다. 중국이 북을 맘대로 할 수 있는 참견의 한계가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북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란의 길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도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시대의 흐름에 순응할 때, 역사는 번영을 약속한다.

돌이켜 보면 남과 북으로 두 쪽이 된 한반도가, 아이러니하게도 상호 경쟁하면서 엄청난 판세를 만들어 냈다. 한쪽은 개방과 협력을 통해 경제 강국을 만들어 냈고, 또 한쪽은 역으로 허리띠를 졸라매, 군사강국을 건설했다. 이제 민족의 화해만 남았다. 화해를 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통일은 당위지만 통일을 재촉해야할 사정이 긴박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20-30년을 더 기다리며 내실을 다지는 것이 옳은 길일 수 있다.

일방적 흡수통일의 길은 물 건너갔다. 남북이 각각 전후 근세사에서 이룬 업적을 상호 인정하고, 또한 상대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상호 다른 체제 하에서 길들여진 민족의 이질감부터 극복하는 일이야말로 통일의 기반을 닦는 일이다. 북한을 다녀온 남한의 한 건축가가 평양의 건축물과 도시계획에 대해 감탄과 존경을 표시한 것을 보았다. 그런 시각들이 모아지면 평화통일의 봇물이 될 것이다.

우리 민족 스스로가 통일의 길을 닦을 역량이 있는가. 있다. 남북이 이룬 업적만으로도 이를 증명한다. 우리에게 히든카드도 있다. 자위수단으로서의 북핵이 있고, 남도 언제든 핵무장이 가능한 경제력과 기술력을 갖고 있다. 미국은 한반도를 포기하지 못한다. 만약 포기하는 상황이 온다면 남한도 핵무장을 하게 될 것이고, 일본은 물론 대만 및 여타의 나라들도 뒤 따르게 될 것이다. 이는 미국의 세계핵전략의 실패를 의미한다. 우리가 그 카드를 쥐고 있다.

한일관계는 오월동주다. 미국은 우릴 버릴 수도 있지만, 일본은 그럴 입장이 못 된다. 우리가 미국에게 가치가 있는 것도 일본 때문이다. 한·미·일은 결국 어쩔 수 없이 함께 가야하는 숙명의 동맹국들이다. 중국은 어떤가? 하드웨어 면에서도 아직은 미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소프트웨어 사고(思考)도 세계지도국가로서의 국격(國格) 미달이다. 주변의 작은 나라들을 우습게 알고 힘으로 제압하려는 옛 야만성을 문득문득 드러내는 한, 중국은 우리의 우방이 될 수 없다. 저들은 고두의 짓으로 100년의 굴욕을 겪었던 자기들 역사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반도의 미래는 밝다. 단, 우리의 리더들이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시대정신에 투철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것은 한반도만의 우물에서 벗어나, 세계 속의 한반도를 그릴 때 가능하다. 어두웠던 과거, 패배주의, 그리고 이념대립의 틀을 걷어치우는 것이 새로운 출발이다. 더 나아가, 자국의 이익만을 쫒는 소아적 발상을  뛰어넘어 홍익인간의 정신을 범 세계 속에 구현하는 멋진 민족으로서의 발걸음을 또한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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