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로 깨닫다] 감탄사(感歎詞)가 절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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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깨닫다] 감탄사(感歎詞)가 절로 난다
  • 조현용 교수
  • 승인 2016.03.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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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맛 나게 하는 말

▲ 조현용(경희대 교수, 국제교육원 원장)
감탄사는 말 그대로 감탄할 때 나오는 소리에 해당하는 말들을 일컫는 품사입니다. 우리가 보통 ‘감탄’이라고 할 때는 좋은 일이나 놀라운 일들을 의미하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에게 감탄사는 감탄할 때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탄식할 때나 비꼴 때 더 자주 사용하는 말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좋을 때 ‘와!’와 같은 표현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사용하나요? 우리가 감탄할 때 사용하는 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사실 생각해 보면 우리말에서 감탄사는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오! 야! 와! 얼씨구! 이크! 어머나! 이런! 어이쿠! 으악! 에게!(너무 작을 때) 이구! 에구머니나! 어랍쇼!’ 각각의 감탄사들을 감정을 실어서 말해보면 느낌이 살아나게 됩니다. 요즘에는 외래 감탄사들도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웁스, 오우, 우우(야유할 때), 헤이!’ 등이 그렇습니다.

 감탄사가 우리의 언어 속에서 사라져간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얼마 전에 텔레비전의 강의를 보는데, 사람만이 감탄을 한다는 내용이 나와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감탄을 먹고 삽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모나 윗사람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을 합니다. 이렇게 인정을 받으려는 마음도 본질적으로 누군가의 감탄을 받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정을 받으려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은 하지 않고, 오히려 무언가 잘못한 것이 없나 찾으려고 합니다. 비판적 시각이 늘 좋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아이들이나 학생들에게는 감탄이 보약입니다.

 우리말 표현을 살펴보면 다른 품사들에 비해서 유독 ‘감탄사’라는 용어만 그 자체로 자주 사용됩니다. 우리는 ‘감탄사를 연발하다’라는 말도 합니다. 아주 멋진 경치들을 보면서, 박물관의 작품들을 보면서 우리는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이는 참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멋진 것을 보면서도 심각한 표정을 짓는 것은 어쩐지 인간적이지 않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감탄사가 절로 난다’라는 표현도 사용하는 것입니다. 감탄사는 억지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 않으려 해도 내 깊은 마음의 울림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입니다. 이제는 두려워하고, 실수하고, 화를 내고, 기분 나쁠 때 사용하는 감탄사를 줄이고, 기쁠 때, 칭찬할 때, 아름다울 때, 멋있을 때 사용하는 감탄사가 많아지기 바랍니다.

 한편 감탄사는 마음의 울림이기는 하지만 버릇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자주 사용하다보면, 아니 사용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좀 더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멋있는 것을 보았을 때는 물론 아이들의 작은 노력을 보았을 때도 감탄하고, 학생들의 글이나 작품을 보면서 ‘와! 멋있다, 야! 아주 잘 했어, 오! 대단한데’와 같은 말들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이들은 감탄을 먹고 쑥쑥 자라나게 될 것입니다.

 감탄을 잘 하는 사람에게는 친구가 많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칭찬해 주는 사람, 자신의 성과를 내 일처럼 기뻐해 주는 사람과 안 친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맞장구를 잘 쳐주는 친구들과는 계속 얘기가 하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제 어머니를 보면 친구들이 많으신데 그 비결은 ‘감탄사’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친구 분들하고 이야기하시는 모습을 보면 ‘맞아, 맞아!’하며 늘 맞장구쳐 주시고, ‘오, 그랬어!’하며 놀라워하십니다.

 세상이 살맛 나고 아름다워지려면 감탄사가 많아져야 할 것입니다. 모두가 다른 사람들을 감탄하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어마어마한 일이 아니라 작은 일로, 작은 정성으로, 사소해 보이는 배려로 감탄을 불러 올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의 노력을 보면서 감탄하는 버릇이 생기기 바랍니다. 그야말로 감탄사가 절로 나는 세상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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