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칼튼대 과기협, 박정위 박사 초빙 'Guest Talk'
상태바
캐나다 칼튼대 과기협, 박정위 박사 초빙 'Guest Talk'
  • 신지연 재외기자
  • 승인 2016.02.15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캐나다 통계청 박정위 박사, ‘오타와에서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 강연

▲ 강연을 마치고 박정위 박사(오른쪽에서 네 번째), 김우제 박사(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행사를 준비한 칼튼대학교 과기협 홍승연 회장(왼쪽 첫 번째) 및 학생들의 기념촬영(사진 칼튼대학교 과기협)

칼튼대학교 과학기술협회(회장 홍승연)은 2월 11일 칼튼대학교 도서관에서 캐나다 통계청에서 근무하는 박정위 박사를 초빙하여 ‘오타와에서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Guest Talk' 두 번째 시간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는 'Guest Talk' 첫 번째 초정강사 김우재 박사가 함께 했다. 

 박정위 박사는 캐나다 한인 이민자들의 수와 증감 추세를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2011년부터 한인 이민자 증가세가 줄어들기 시작한 가운데 현재 캐나다에는 캐나다 정부 추산 17만 명, 한국대사관 추산 22만 명의 한국인이 거주한다고 전하며 캐나다 이민자 규모의 7, 8번째에 속하는 적지 않은 수라고 강조했다.

 박 박사는 “우리가 느끼기에 이민 1세대, 1.5세대, 2세대의 세계관과 정체성이 모두 다르겠지만 그 차이는 어쩌면 우리들만의 세계에서나 인지될 뿐, 캐나다 주류사회의 눈으로 보자면 우리는 모두 통틀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소수집단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수집단이라는 것은 주류사회의 눈으로 봤을 때 단번에 구별이 가능하고, 구성원들의 세계관이나 문화가 비슷하고, 또 집단 내에서 자꾸 결속을 다질 때 성립되는데 우리 한국인들은 이를 모두 만족하므로 주류가 아닌 소수집단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박사는 캐나다에서의 한인 인구는 독특한 면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며 한인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세월이 지나감에도 불구하고 한인 인구의 대부분은 항상 한국에서 바로 건너온 유학생을 포함한 1세대이며, ‘한국인은 캐나다 이민 역사가 짧아서 중국인들처럼 강력한 유대를 이룰 수 없다’는 말은 사실 1세대 이후에 사회적으로 자리 잡은 인구가 적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한 1세대들은 언어장벽과 문화장벽이 크기 때문에 외국사회에 적응하고 살아남기도 힘에 부치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많은 일을 기대하긴 무리라고 설명했다.

▲ 박정위 박사의 '오타와에서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 강연하고 있다.

 이어 박사는 “반면 2세대들은 언어 장벽이나 문화 장벽은 없지만 한국인 뿌리와의 괴리가 크다. 한인 1.5세대들은 양쪽을 모두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그들의 역할이 한인 이민자 세대 간의 괴리를 극복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소수집단이 결속을 다지고 뭉치는 게 나쁜 일은 아니지만, 억지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단결을 약속하는 일은 위험하다. 그보다는 각 개인이 자유롭게 성공을 추구하고 시민의 의무에 충실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또 ‘성공’을 물질적 성공만이 아니라 이상향의 추구로 보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장점들을 무기로 삼되 자연스럽게 캐나다인으로 살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박 박사는 외국에서의 한국 커뮤니티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하며, “주류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적고 정치나 사회문제에 관심도 없고 다른 문화들과의 교류도 적다. 한인 커뮤니티에서 하는 행사는 구성원들끼리의 이익과 친목을 위한 행사가 전부고 주류사회에 기여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기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비전이나 큰 목표가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넓은 시야로 세계를 생각하면서 그 행동의 작은 실천은 내가 속한 곳에서 차근차근 하는 일이 필요하고, 작은 한걸음 한걸음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서 중국 커뮤니티와 유대인 커뮤니티는 그들은 주류사회에 공헌을 많이 하기 때문에 주류사회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고, 유대인들 같은 경우는 치밀한 기록정신이 있어 그들의 이민 역사를 박물관으로 남기기도 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강연을 마치며 박정위 박사는 “한국인의 근면성, 집요하게 파고드는 끈기, 위기에 강한 단결력 등은 우리가 가진 무기다. 칼튼대학교 과학기술협회는 규모나 구성 면에서 잠재력이 많은 모임이고, 한국인들만의 교류를 넘어서서 주류사회에 공헌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어마어마한 일들도 바로 이런 모임들에서 태어나고 꾸며지는 것이니 세계를 무대로 삼아 크게 생각해야 한다”며 “현재 시리아 난민 문제, 노숙자 문제 등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에 관련한 의미 있는 행사를 주최하는 것이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박정위 박사는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할 때도 물질에 종속되지 말고 정체성과 의미를 찾아 행동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