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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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삽니다
  • 코리아나뉴스
  • 승인 2004.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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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7호(2004년 5월 24일자)로 〈친절인가 상술인가〉제호로 한인타운에 만연된 양로보건센터와 일부 병원에 대한 과잉진료와 불법시술에 대한 보도를 하였다. 그리고 심층취재를 할수록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돈이 오가고 유가증권인 마켓 쿠폰이 덤으로 주어지는가 하면 환자들도 이제 선물을 주지 않으면 아예 발길을 끊고 다른 병원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 결국 악순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당국의 감시망에만 걸려들고 있는 형편이 되었다.
어떤 몰지각한 사람은 정부의 돈을 타내서 한인이 부자가 되면 좋은 것 아니냐는 어처구니없는 소리까지 했다.
이제 병원도 너무 많아져서 그마저도 경쟁이 힘든 상태까지 왔는데 더 망가지기 전에 바로 서야 할 것이다. 특히 타운에 공공연하게 만연된 이런 부조리를 인정은 하지만 자신들은 그렇지 않다고 우기는 바 잠입취재라도 불사하여 비리를 밝혀야 할 시점이다. 그것도 시급하게.
<편집자주>

◎ 나는 로맨스 너는 불륜
이번 취재의 가장 큰 특징은 각 병원에서 공히 현재 자행되고 있는 타운 내의 부조리를 모두 인정하는 것이었다. 즉 익히 알고 있는 사항이라 전혀 새삼스럽지 않은 사실이란 것이다.
양로보건센터의 가장 대표적인 불법은 병원에서만 할 수 있는 물리치료(메디케어로 커버됨) 및 검사를 불법으로 자행하는 것과, 다른 명목으로 메디케어가 아닌 메디컬로 주정부 예산을 탕진하는 것, 그리고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환자를 세뇌하면서 무조건 병원을 불신하게 만들어 환자를 속이고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점, 무차별 선물공세와 각종 행사를 통한 환자 유치, 적당한 놀이 프로그램으로 게임을 유도하여 상품을 제공하는 것, 꼭 가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을 환자로 둔갑시켜 주정부 예산을 빼 먹는 수법 등등 아주 다양했다.
또 병원들은 음식제공이나 선물 주는 것은 아주 양호한 편에 속하고 치료회수에 따른 현금 리베이트와 마켓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대량 살포하면서 메디케어 환자들을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더 심한 경우엔 물리치료를 한다고 하면서 적당한 지압이나 마사지로 그치며 일종의 안마시술소와 같은 수준의 진료실에서 치료한 다음 엄청난 진료비를 챙기는 수법이었다.
이렇게 온갖 부조리가 총 망라되어 있다시피 했다. 그러나 자신의 병원만은 그렇지 않고 다른 병원들에서 그런 일을 저지르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정리되기를 바란다는 투로 대답하였다. 한마디로 나는 로맨스이지만 그들은 불륜이라는 세속적 표현이 그대로 적용되는 판국이었다.
정말 그렇다면 오죽 좋을까만 아무 병원도 인정을 하지 않으니 역으로 모두 그렇게 하고 있다는 잠재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인터뷰한 일부병원의 입장을 들어보고 그들의 말이 사실인지는 심층취재로 다시 검증해 봐야 할 것이다.

◆ 녹십자 병원
(6가와 버질 213. 382. 0017)
매니저 김씨는 "이번에 좀 더 강력한 단속이 시행되어 타운내의 불법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후죽순 격으로 병원이 늘어나 과당경쟁이 이런 불법을 자행하도록 만든 것이므로 이런 병원들은 정리가 되길 바랍니다. 정화차원에서 물갈이가 되면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병원도 숨을 좀 돌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병원마다 환자가 몇이다 하고 얘기를 하지만 그것도 별로 의미 있는 수치는 아닐 것입니다. 환자들이 이곳 저곳으로 옮겨다니고 있으니까요.
또한 현금을 직접 요구하는 노인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분들의 태도에도 문제는 있다고 봅니다. 바른 태도가 아니지요. 그러나 그렇게까지 요구하도록 만든 책임은 결국 병원에서 져야하겠지요.
저희도 물론 오래 전에 다른 병원들이 선물을 주면서 호객행위를 한다기에 할 수 없이 선물을 준비해 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선물에 의해 환자수가 별로 늘어나지도 않고 해서 더 이상 그렇게 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병원 이종진 원장의 부친이 이준필 한의원을 개원하고 계시지만 엄연히 다른 사업체이기 때문에 환자를 유도하여 한약을 먹게 하고 돈을 타낸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한약은 메디컬 커버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모두가 시샘으로 인한 헛소문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즉 선물을 진열해 놓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는 소문에 대해 긍정은 아니지만 부정도 하지 않은 반면 이종진 원장과 부친 이준필 한의원과의 유착관계는 명확하게 부정하였다.
그러나 세상 소문이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이번 취재의 결과였다.

◆ 아리랑 종합병원
(윌셔와 버질 건물 2층 213. 385. 0504)
이 병원은 윌셔와 버질 코너 한미방송 2층에 자리잡고 있고 'Receda Circle Medical Center'로 표기되어 있으며 또 한국어로 '아리랑 병원'으로 적혀 있다.
건물의 외벽엔 아무런 병원 홍보간판이 없는 것도 특징이고 의사가 외국인이라는 것도 그랬다. 알메니안 Robert S. Greenberg MD는 원장도 겸하고 있으며 노인들이 한국어가 아니라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에 한국인 간호원은 "제가 통역을 해드리니까 전혀 문제가 없어요. 그린버그 의사는 정말 좋은 분이에요. 한국 노인들이 아주 좋아하시지요."하며 의사에 대한 칭찬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물리치료사가 3명이 있고 환자는 대략 하루 15명 정도 된다고 한다.
타운에 나도는 소문은 시설도 미비한 상태에서 돈으로 환자를 유혹하고 있고 처음 진료를 받으면 몇 십불씩을 지급하고 그 후에 오면 마켓 쿠폰을 주는데 진료횟수가 많아지면 몇 백불도 받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무장 MR. 김은 "마켓 쿠폰이나 현물, 현금을 제공한 적이 없습니다. 전혀 그런 적이 없는데 이런 소문이 나돈다는 것은 철저히 모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시설 면이 열악하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또 간판도 쉽게 눈에 뜨이지 않고 외국인 의사라 언어도 통하지 않은 상태에서 굳이 한국 노인들이 이곳으로 찾아온다는 것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짐작은 갔다.

◆ 씨엘 병원
(올림픽과 유니온 213. 632. 1370)
이정임 원장은 "저희는 한인 의사가 1명, 외국인 의사가 3명입니다. 하루 평균 50∼60명이 이용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현재 나성열린문교회 교육목사로 재직중이라 자연 2,000여 성도들이 자주 이용을 하게 되지요. 운전기사가 환자를 태워주고 있습니다만 이는 모든 병원에서 다 하는 일이라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환자에 따른 커미션 지급은 말도 되지 않고 처음 듣는 소리이며 월급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음식제공에 대해선 교회에서 다른 나라에도 선교하고 모르는 이웃에게도 음식을 나누는데 교회 산하 운영병원에서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에게 음식 서비스를 하는 것은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하며 세간의 소문을 일축했다.
즉 떠도는 소문은 직원이 아닌 제3자를 내세워 보건센터와 연계하여 환자를 유혹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교회목사라는 직함을 이용하여 총 수입의 30%를 선교비로 지출한다는 명목으로 목회자로서 할 수 없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의료인이 아닌 사람들이 비즈니스 마인드로 운영하기 때문에 문제가 크고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제보였던 것이다. 하루 평균 환자 수가 50∼60명을 넘는다면 일단 수익사업으로서 궤도에 오른 셈이다.
나머지 병원은 다음 주에 계속 보도하기로 하고 일단 메디컬 사기에 대한 당국의 의견을 물어 보았다.

◆ Medical Fraud Head Quarter 공보관
메디컬 사기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본부의 할리 조던 공보관은 "캘리포니아 주의 메디컬 규모는 약 30억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저희가 대충 추산하기는 이 중 3%∼10%가 사기에 해당하는 수법에 의해 지출된다고 보고 있지요. 그렇다면 약 1억 달러에서 3억 달러에 이르는 대단한 금액이 되지요. 특히 최근 5년간 이런 사기수법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수사결과 드러난 불법행위의 경중에 따라 의사가 라이선스를 박탈당하거나 병원이 문을 닫는 경우도 있지요. 모든 경우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말씀드리기가 어렵지만 음식제공이나 선물제공 등에 어느 정도의 불법성이 개입되어 있나 조사해 봐야 합니다."라며 핫라인 번호를 알려주었다.
※ 메디컬 신고 핫라인: 800. 622. 6222 / 626. 918. 0686  
   세크라멘토 본부: 916. 263.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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