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한국을 체험을 통해 느끼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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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한국을 체험을 통해 느끼게 하자”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6.01.2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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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스카운티 한국학교 오정선미 교장
▲ 벅스카운티 한국학교 오정선미 교장

 

1월 19일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이 발표한 ‘2015년 한글학교 맞춤형 지원 우수 프로그램’에서 미국 벅스카운티 한국학교가 최우수 사례로 선정되었다. 

 총 218건의 맞춤형 지원사업 중 한글학교 현장의 이해와 관심을 유도한 성과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벅스카운티 한국학교는 <한글날, 세종대왕과 독도를 만나다>라는 프로젝트를 실시해 최우수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벅스카운티 한국학교 오정선미 교장 선생님을 통해 시행한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과 한국학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본다.


최우수상을 받은 <한글날, 세종대왕과 독도를 만나다>는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한글날, 세종대왕과 독도를 만나다>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들고, 가슴으로 느끼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입니다. 처음에는 벅스카운티 한국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보고 체험하게 해주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는데, 주변 학교들의 참여가 늘면서 2013년부터는 600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가 되었습니다.

 세부 프로그램으로는 해시계와 물시계의 원리를 배운 후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 등을 준비했습니다. 해시계와 물시계가 무엇인지, 또 세종대왕님은 어떤 분이신지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이미 500년 전에 한국에서 그토록 훌륭한 발명품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제2의 세종대왕, 장영실 같은 꿈나무들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한 행사입니다. 

▲ 학생들이 물시계의 원리를 배우고 직접 만들어보고 있다 (사진 벅스카운티 한국학교)


준비하면서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체험과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서는 일 년 내내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세계인이 놀랄만한 많은 업적을 이루어 낸 나라’라는 자부심을 우리 학생들과 외국인들에게 심어주고 싶어 선생님들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동중부지역협의회 소속 학교 선생님들과 벅스카운티 교회에서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어서 프로그램을 더욱 알차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맞춤형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지원해 준 재외동포재단에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벅스카운티 한국학교는 개교 40년을 향해가는 역사를 자랑합니다. 오래 이어져 올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첫째는 선생님들의 사랑과 열정이 가득한 봉사정신입니다. 재외동포재단 조규형 이사장님이 “한국학교 선생님들은 독립군이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독립군이 된 심정으로 제대로 잘 가르쳐보겠다는 사명감이 우리가 처한 많은 어려운 여건을 다 이기게 하는 것 같습니다. 

 둘째는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고, 셋째는 교회 소속 한국학교이지만 한글교육의 중요성을 아시고 프로그램 운영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목사님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비전이 또 하나의 비결이라고 하겠습니다. 

▲ 벅스카운티 한국학교 교사들 (앞줄 가운데가 오정선미 교장)


다수의 한글학교 중에는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운영상 가장 어려움을 겪고 계신 문제는 어떤 부분입니까? 또 어떻게 해결책을 찾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학교들이 겪는 운영상 가장 어려운 부분은 학생들의 나이와 수준에 맞는 반 편성일 겁니다. 나이와 수준에 맞는 반 편성을 하려면 학생 수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하는데, 소규모의 학교에서는 여건상 그렇게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력은 유치반인데 나이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면 유치반에 넣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또래 학생들이 있는 반에 넣으면 못 따라가고…그렇다고 그 학생 한두 명만 위해 따로 반을 운영하면 운영비가 들고… 아마 모든 학교 담당자들의 고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안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2가지만 언급하겠습니다. 첫째는 통합한국학교 운영입니다. 소규모 학교들을 합쳐서 나이와 수준에 맞는 반편성이 가능하도록 운영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실행 가능성이 큰 방법은 아닙니다.

 두 번째 대안은 교사가 ‘일당백’을 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경력과 능력이 있는 교사들 경우, 한 반에 수준 차가 나는 학생들이 있어도 지도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고, 또 재미있고 효과적인 학습방법으로 학생들의 한국어에 대한 관심과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 한글 퍼즐 게임

 

▲ 활쏘기 체험중인 한국학교 어린이

벅스카운티 한국학교는 성인 반이나 외국인 반 편성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새롭거나 독특한 커리큘럼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한국학교에 외국어를 배우러 오는 외국인이나 성인들은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대부분의 경우 한국 문화나 역사에 대한 호기심도 높습니다. 한국어와 더불어 역사·문화에 대한 수업이 병행될 경우 효과가 높았습니다. 학생들이 무엇을 알고 싶은지 설문조사를 하여서 수업시간에 실제로 드라마, 요리, K-pop 등을 이용해 수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년간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한국어 교재인 JY북스의 <한국어 1>을 집필하셨습니다. 앞으로 한국어 교재들이 어떻게 발전해나가기를 원하십니까?

요즘 키워드는 ‘맞춤형’인데 그야말로 각 나라와 지역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교재들이 나오길 바랍니다. 이제는 한인 3·4세대 재학생이 늘고 있는데, 2세대인 부모들이 집에서 한국어를 제대로 교육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입양인 자녀나 외국인 자녀들의 등록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한글학교는 대부분 주말학교라 일주일에 한 번 배운 내용을 주 중에 사용하지 않으면 실력 향상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2세대 부모나 외국인 부모들이 집에서 자녀들을 조금이라도 지도할 수 있도록 영어로 많은 부분을 설명하는 학부모 지도 팁을 교재에 부록으로 넣는 것도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교재를 개발하되 학생, 교사, 학부모가 삼위일체가 되어서 사용할 수 있는 교재, 다양한 시청각자료들을 집에서도 보면서 공부할 수 있게 탑재된 교재, 또 연습지도 많이 들어간 교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YouTube 등의 온라인 매개를 통해 한국학교의 활동을 홍보하고 계시는데, 온라인 효과는 어떤 성과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앞으로 창구를 늘려나갈 계획도 가지고 계신지요?

아직은 기초 단계입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 한국학교 활동을 탑재하는 범위를 늘려갈 계획은 가지고 있습니다. 수업내용을 다른 반에서 학습 자료로 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YouTube에 올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학교 김승규 학생이 지난 동중부지역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 참가해 “최초의 한국계 미국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내용으로 발표한 동영상을 다른 학생들과 함께 나누었어요. 영상을 보면서 발표를 어떻게 하면 좋은지, 나의 꿈은 무엇인지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졌고요. 학생들의 꿈이 조금씩이라도 자라길 바라며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 독도 부채 만들기 체험중인 학생들


NAKS(재미한국학교협의회) 활동 및 교사 연수회 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한국학교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지 궁금합니다.

학교의 규모를 떠나서 사랑이 가득한 한국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학생들 마음속에 미래에 대한 꿈이 싹트고 자랄 수 있게 물을 주고 다독거려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한국인 2·3세든, 입양아든, 외국인이든 한국학교에 와서 한국을 알고 한국을 사랑하게 되는 데 도움을 주는 학교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한국과 연관된 그들의 미래가 펼쳐질 때, 우리 졸업생들이 한국을 멋지게 잘 알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NAKS나 교사 연수회 활동에 열심히 참가하는 것은 배움에는 끝도, 왕도도 없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잘 알아야 하니까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한국어와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하고 계신 많은 선생님들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계십니다.


한국학교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마디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국과 미국 양쪽을 잘 알고, 이해하고 있는 한국학교 학생들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꿈을 꾸고 가꾸면 언젠가는 그 꿈이 꼭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품고 자신을 개발하길 바랍니다.
 

[재외동포신문 김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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