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쯔위, 세상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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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쯔위, 세상을 바꾸다
  • 이신욱 동아대 정외과 교수
  • 승인 2016.01.1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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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그 힘을 발휘하다
▲ 이신욱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모스크바 국립대 정치학 박사)

지난 16일 작은 섬나라 대만 총통선거에서 중화권 최초로 여성 지도자가 탄생했다. 차이잉원(蔡英文·59·여) 대만 민진당 주석은 8년 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했고 필리핀, 대한민국에 이어 여성 국가수장이 탄생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21세기 여성의 정치파워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현상이라 하겠다. 이번 선거에서는 그 이면에 ‘쯔위’라는 16세 소녀가 중화권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대만 국민들의 국민감정을 자극했고 이를 통해 하나의 중국을 인정했던 국민당정권이 무너지며 민진당으로 정권교체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한국의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인 ‘트와이스’의 일원인 대만인 쯔위가 한국의 예능프로그램에 태극기와 중화민국(대만) 국기를 들고 출연했던 사실을 중국의 언론과 인터넷에서 문제제기하면서부터 사건은 시작됐다. 중국 네티즌들은 연일 쯔위와 트와이스, JYP에 대해 비난했고 쯔위가 대만독립과 독립 세력을 부추겼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충실한 중국정부와 언론, 민족주의자들에게 쯔위의 이 같은 행동은 눈엣가시였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중국의 쯔위에 대한 과민반응은 ‘나비효과’를 가져와 대만 총통선거에서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고 하나의 중국원칙을 거부하는 민진당의 약진으로 나타났다. 겨우 16세의 쯔위가 중화민국(대만)국기를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중국의 억압을 당했고, 뒤이은 굴욕적인 사과는 대만 국민들에게 대만의 국가정체성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사건은 대만사회에 당파를 불문하고 공분을 낳아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의 압승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흥미로운 점은 한류가 대만의 정권교체에 이바지 했다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 케네디 스쿨의 조셉 나이 교수는 소프트파워(Soft Power)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20세기 국가의 힘과 능력의 중요 부분을 정치, 군사력, 경제 등 하드파워(Hard Power)로 설명했다면, 21세기는 문화, 예술, 과학 등이 중심이 된 소프트파워가 국제관계를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을 예견했다. 세계화시대에 접어들면서 세계는 점차 단일한 생활권으로 재편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해 문화를 선도하는 민족이 세계문화와 트렌드를 주도하게 되었다.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한류는 점차 미국과 서구, 남미로 퍼져나가 세계화되고 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비롯한 비빔밥, 불고기 등 음식문화로부터 패션, 게임,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류의 세계화는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네트워크화 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재외동포들이 자리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21세기 한류 시대, 한국의 박근혜 정부는 신성장동력으로 창조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그 중심의 720만 재외동포들은 한류를 세계 곳곳으로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재외동포들은 인체의 혈액 공급을 몸속 곳곳에 전파하는 미세혈관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쯔위’의 경우처럼 한류로 대변되는 문화의 힘은 한 국가의 정치적 결정에까지 중대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 일례가 미주한인들이 추진하고 있는 위안부 기림비와 동해병기, 교과서문제에 대한 꾸준한 문제제기와 정책 실현이라 하겠다. 

 이렇듯 재외동포들의 현실정치 참여는 대한민국의 국력을 군사, 경제력 중심의 하드파워에서 문화, 예술 중심의 소프트파워를 더해 스마트파워(Smart Power)로 전환시키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으로 재편시킬 것이라 사료된다. 더구나 이들은 한류의 전파에 국한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민간외교관으로 국익을 보호하고 확장 증대시키는데 귀중한 자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화시대로 발전하면서 우리는 문화의 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느끼고 있다. 한류의 힘이 쯔위를 통해 대만의 정치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듯이 성공적으로 세계 110여 개국에 이주한 재외동포들과의 소통과 교류, 한류 수출과 세계화는 새로운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또 한 번의 번영을 마련할 수 있음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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