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1948년 남한정치사' 러시아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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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1948년 남한정치사' 러시아서 발간
  • 김영기 기자
  • 승인 2015.11.2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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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학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격변의 남한 정치사

 

▲ '1945년-1948년 남한 정치사' 표지
해방 이후 격변의 정치사를 다룬 책 ‘1945년-1948년 남한 정치사’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발간됐다.
 
 김 나탈리야 고등경제대학 한국사 교수가 집필한 ‘1945년-1948년 남한 정치사’는 해방 후부터 한국 정부 수립까지의 기간에 남한지역에서 있었던 사회정치적 투쟁들과 분단 과정, 당시 열강이었던 소련과 미국의 남한 정치 개입정책에 관한 총체적 분석 등을 담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과 관련된 각종 자료뿐만 아니라 1980년대 이후 한국에서 활발히 이루어졌던 분단과정에 대한 한국 현대 사학자들의 연구 성과들도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
 
 특히 이른바 해방공간에서 다양한 정치세력 중 하나였던 이승만 우파세력이 어떻게 정국의 주도권을 잡아나갔는지, 이승만과 당시 미국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박헌영 좌파세력이 어떤 전략적 실수들을 저질렀으며 여기에 소련 당국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여운형ㆍ김구ㆍ김규식ㆍ조소앙ㆍ안재홍 등으로 대표되는 좌우를 망라했던 중도파는 어찌해서 정치적인 세력을 얻지 못했는지 등에 관한 러시아 학자의 분석과 성찰이 돋보인다.
 
▲ 저자 김 나탈리야 교수
 저자는 소속 대학인 러시아 고등경제대학의 학술연구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받은 지원금 2만 달러 덕에 이번 저술과 출판을 마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구소련과 러시아에서 북한 정권의 성립이나 발전과정에 관한 저서는 적지 않게 발간되었지만, 러시아 학자가 이와 같은 내용을 연구해 책으로 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나탈리야 교수는 “현대 한국사회의 성격을 규정하는 많은 요인들이 분단과정에서 생겨났고, 한국의 사회 정치현상을 분석하는 데에는 해방 후부터 한국 정부 수립 기간까지의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박사학위 논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년에 가까운 기간을 분단과정과 한국 정부 수립에 대한 연구에 바쳐왔다”고 밝혔다.
 
 또한 “해방정국 당시에 좌파와 우파에서 중도파를 적극적으로 포용하여 민족통합의 길로 나아갔어야 했다”며 “하지만 그러지 못한 결과 중도파가 설 자리가 없어졌고 남과 북에 각기 좌와 우로 지나치게 치우진 정치 경제 체제가 들어서게 되었다”고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 나탈리야 교수가 소속되어 있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 한국 몽골학과의 전 학과장인 유리 바닌 한국사 원로교수는 “저서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남북한 분단의 원인의 큰 제공자는 당시 남북한을 분할 점령했던 미국과 소련이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남북한의 정치지도자들이 통일을 위해 단합하지 않고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분단과정을 때로 용인하고 수용했다는 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나탈리아 교수는 모스크바한인회장과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을 역임한 김원일 정치학 박사의 부인으로 결혼 전 성은 ‘플로트니코바’였으나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서양의 관습에 따라서 남편의 성인 ‘김’ 씨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재외동포신문 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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