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시현상'..외교부 뼈아픈 자가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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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현상'..외교부 뼈아픈 자가진단
  • 연합뉴스
  • 승인 2004.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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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추승호 인교준 기자= 외교통상부가 스스로 자기조직에 대해 "'착시현상'에 빠져있다"고 진단해 관심을 끌고 있다.

   21일 오전 개최된 '새 외교통상부 프로젝트' 1단계 사업 결과보고회에서 "현재외교부는 성과에 관계없이 예산이 안정적으로 지원되는 정부 조직의 성격상, 외부환경변화에 대한 조직 전체의 자각증상이 부족한 '착시현상'에 빠져 있다"는 진단결과가 나왔다.

   착시현상의 한 사례로는 "외교부의 구성원은 외교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면서도업무구조가 향후 5년간 현재와 동일한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제시됐다.

   이번 '새 외교통상부 프로젝트'에는 민간컨설팅업체인 ADL/네모파트너즈 컨소시엄 전문가 12명과 남관표 혁신담당관을 팀장으로 외교부 내부 태스크 포스팀이 참여했다.

   외교부 조직진단에 민간업체가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내부 태스크 포스팀이 지난 1월부터 4개월 이상 프로젝트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 보고는 외교부의 자가진단이라고 할 수 있다.

   ADL 신용규 이사는 결과보고회에서 "그간 외교부의 자체 혁신 노력이 있었으나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현상적인 문제해결에 치중했다"며 "조직 하부 구성원의 경우 현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면서도 막연한 불안감에 그치고 있으며, 구체적인 대응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외교부 현주소를 공개했다.

   그는 또 "외교부는 특히 현재 전체업무의 약 60∼70%가 가치가 없거나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업무로 분석됐으며, 전체업무 중에서 가치창출업무 비중은 7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조직구조, 인력 자질 및 운용, 조직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외교부는 이번에 비교한 국내외 민간기업과 외국 정부부처에 비해 낮았다"면서 "그 결과,정책수립, 집행 및 사후 평가역량이 대단히 취약하며 스스로 자기혁신이 용이하지않아 일부 '스타'의 역량에 의존하는 조직으로 변질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새 외교통상부 프로젝트' 팀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강력한혁신드라이브와 상시 혁신체제 구축, 가치창출역량 및 조직유연성 제고 등을 주문하고, 이를 구체화한 23개의 과제를 제시했다.

   외교부는 작년 말 일부 공관의 공금유용, 즉 '밥장사' 파문과 북미국-조약국간갈등, 일부 직원의 대통령 폄하발언 등으로 윤영관(尹永寬) 장관 경질이라는 사상초유의 '참화'를 입었으며 그 후 '새 외교통상부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chu@yna.co.kr
   kjihn@yna.co.kr
  (끝)
  
     등록일 : 05/2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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