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청 발족에 관한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논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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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청 발족에 관한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논의 기대
  • 김지태
  • 승인 2015.09.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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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세계한인회장대회 의장, 러시아 CIS 한인회 이경종 회장

2015 세계한인회장대회에서 중국한국인회 이숙순 회장과 함께 공동 의장을 맡은 이경종 러시아-CIS 한인회장으로부터 이번 한인회장대회의 가장 큰 현안과 전망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아울러 러시아 및 CIS사회의 격동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인회의 역할 그리고 나아가 한국정부의 지원 및 방안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해 들어보기로 한다.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세계한인회장대회의 가장 큰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번 2015 세계한인회장대회는 지난해로 한인이주 150주년을 넘긴 시점에서 열리게 됩니다. 역사적인 시점으로 봤을 때 이제 우리 재외한인사회가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대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과 정책, 비전들이 토론되는 것은 물론 지역간의 연대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주총연 사태가 심각하게 불거져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김성곤 의원은 동포단체의 분규를 해결할 갈등조정기구가 신설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는데 이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는 어떠신지요?
  기본적으로는 각 지역 총연의 입장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각 지역 총연 또는 한인회에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풀지 못할 때가 문제인데 모두가 인정하는 조정기구가 있다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기구를 어떤 식으로 구성하고 관리할지에 대한 토의가 아직은 부족한 것 같아요. 이를 뒷받침 할 만한 기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세계한인회장대회가 기구화 하는 방식 또는 기타의 방안 등을 통해서 모두의 지지를 받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선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 각 지역 한인회들로부터 재외동포청 신설을 촉구하는 성명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국가 기관으로서의 재외동포청보다는 세계한인회장대회를 사단법인화하여 재외동포재단이나 국가가 못하는 역할을 민간 차원에서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회장님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기본적으로 재외동포청의 신설을 찬성합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외교부적 시각으로만 재외동포 문제를 다루는 한 현재 수준인 관리 차원을 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각 지역별로 한인 커뮤니티의 생성과 발전의 역사가 다르고, 현재 당면한 문제들과 앞으로 나타날 양상들이 다양한데 이런 다면적 상황들을 일정한 관리의 틀에 넣고 정책을 집행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죠. 따라서 지역별로 심도깊은 연구와 투자를 통해 현지에 특화된 정책들이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집중력과 지구력을 갖춘 독립된 기관이 필요합니다. 
 
이번 세계한인회장대회에서도 지적하신 문제들이 논의될 수 있을까요?
  동포청 발족에 관한 문제는 그동안 공론화를 통해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온 만큼 이를 실제적으로 진행하는 기회가 이번 세계한인회장대회를 통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세계한인회장대회를 사단법인화 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세계한인회장대회를 사단법인화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구조적 문제들을 정리 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초청되어 오는 분들은 현직 회장들로만 구성되어 있고 이분들의 임기는 대략 2년 정도입니다. 어떤 사안이나 정책에 대해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의견을 도출해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지요. 이런 구조 하에서 한인회장대회를 기구화한다면 이를 관리하는 측의 의도대로 휘둘리게 될 것이고 결국은 유명무실해질 것입니다. 현재의 상황보다 크게 달라질 것이 없겠지요. 사단법인화 문제는 조직 구성과 운영에 관한 기존의 틀을 완전히 탈피한다는 것을 전제로 찬성합니다.
 
러시아 및 CIS라는 큰 지역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으실텐데 그 중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하면 무엇이 있을까요?
  구조적으로 볼 때 러시아의 개방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역사의 분기점에 따라 서로 다른 정주 세대의 간극 차이가 문제입니다. 단순히 시점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역사관 형성을 바탕으로 한 사회, 문화적 차이와 정치, 역사적 이해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독립한 나라들이 들어서고 이에 따른 민족주의의 대두가 소수민족 분화를 촉진하고 앞으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인회의 역할도 더 막중해 지겠습니다.
  그렇죠. 우리 한인들은 문화와 경제를 통한 연대 방안을 더욱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특히 30-40대 차세대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인간의 교류 확대에 더욱 힘써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 이 30-40대 차세대들을 한인 정체성이 대체로 약한 세대에 속해요. 이를 어떻게 일상생활 속에서 강화시킬 수 있을지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러시아 및 CIS한인회만의 특징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등에 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러시아 및 CIS는 광대한 지역에 다양한 나라들이 함께 있고, 기독교와 이슬람으로 대별되는 종교문화권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이 사회주의 소비에트연방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으며, 우리 대한민국과 교류를 시작한지 25년밖에 안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개방 이후 정착한 세대가 그 이전 세대에 비해 현저히 적음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보다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라는 특징을 갖습니다. 이런 역동성을 바탕으로 개방 이후 진출한 한인들이 경제적인 분야에서 더욱 성장해서 각 지역에서 좋은 이웃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러시아의 개방정책에 따라 각 지역의 경제적 이해관계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러시아는 극동지역 특히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을 중심으로 자유무역항 정책이나 선도개발지구 지정, open sky policy 등 개방정책을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에 따라 앞으로 이 지역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당면한 사실이라고 봐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대한민국도 통일이라는 절대명제 앞에서 극동 러시아를 제외하고 북한이나 중국 등과의 협력을 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인회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 미래를 위해서 중요한 사항이라고 보는데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이런 지정학적, 경제적 환경에서 볼 때 이 곳에 진출한 한인들의 역할이 더욱 증대 될 것이고 인구 또한 늘어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물론 단기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장기적인 변화가 되겠지만 이를 대비해서 총연과 한인회가 한인들의 단합과 연대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나아가서 대한민국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 또한 이 지역에서 한인들이 효과적으로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집중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요?
  단순히 재외국민에 대한 영사업무 지원이나 재외동포들에 대한 기념사업 정도의 틀을 벗어나야죠. 이 지역에서 한인들의 저변이 확대되어 나름대로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지원이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한 친기업적 사업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합니다. 대기업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나 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한 많은 저변인구를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이런 역량을 갖춘다면 러시아, 중국과의 다양한 협력과 통일논의에서 주도적 견인 등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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