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숄티 “인권 운동 통해 북한 내 반정부 세력 형성 도와야”
상태바
수잔 숄티 “인권 운동 통해 북한 내 반정부 세력 형성 도와야”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15.09.18 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르헨티나 외교자문협회서 북한인권 강연

 

▲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맹회장이 지난 16일 아르헨티나 외교자문협회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계정훈 재외기자)
  북한 인권 운동가로 잘 알려진 수잔 숄티(Suzane Scholte) 북한자유연맹(North Korea Freedom Coalition) 회장이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16일 오후 3시 아르헨티나 외교 자문협회(CARI)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이란 주제로 약 1시간에 걸쳐 강연했다.
 
  강연에 앞서 추종연 주아르헨티나대사는 아르헨티나 외교계 관계자, 한국학 학자, 외교ㆍ정치학과 학생 등 참석자들에게 “숄티 여사는 20년간 북한인권 문제에 관해 많은 노력을 해 왔고, 그의 객관적인 견해를 통해 북한에 대해 깊이 알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열심히 경청해 달라”고 주문했다.
 
  강연을 통해 숄티 여사는 오늘날 인권문제는 국제사회의 끔찍한 비극이며 태어날 때부터 인간의 권리가 박탈되거나 인간이 오직 사상과 이념을 위해 도구로 사용되는 나라나 집단이 아직 지구상에 존재한다면서, 그 예로 탈레반, 수니파 이라크 반군 IS, 북한 등을 들었다.
 
  숄티 여사는 야간에 찍은 한반도의 위성사진을 화면으로 보여주며 “북한지역은 불이 없기 때문에 마치 바다처럼 보이고 3천만 북한주민이 잔인한 독재체제 아래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인권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은 직업의 자유도 없는 노예와 마찬가지이며 라디오로 외부세계의 소식을 접하다가 발각되면 곧바로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진다”고 말했다.
 
  숄티 여사는 탈북자의 증언에 따른 독일 나치나 소련 스탈린 시대보다 참혹한 정치범수용소의 현실, 선군정치 체제 하에 고난의 행군 시절 300만 명의 아사자를 내고, 배고픔에 못 이겨 중국으로 탈북하면 중국정부는 난민지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공안에 잡혀서 다시 강제 북송되는 비참한 현실을 폭로했다. 또한 중국으로 탈북한 북한 여성의 80%가 인신매매를 당해 사창가에 팔려가거나 강제결혼을 한다고 전했고, 대한민국으로 간다는 꿈에 부풀어 탈북한 청소년들이 라오스 정부에 의해 북송된 사례도 설명했다.
 
  북한의 김정은 체제와 관련해 숄티 여사는 “북한에 한류가 유입되면서 북한정권이 외부세계의 소식을 차단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배급제도가 붕괴하자 북한주민들은 장마당이라는 시장경제를 형성해 생존해 나가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장마당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방법론에 대해 “중국을 압박해 국제규범을 준수하도록 해서 탈북자들의 북송을 막고, 이제 중국이 탈북자 문제로 북한과 공범이 되기보다는 한반도 통일을 위해 북한을 압박하는 자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북한에 경제적 원조를 하면 주민들의 생계를 외면하고 핵개발에 우선하기 때문에 원조를 해선 안 되고, 탈북자에 대한 지원 및 북한주민에게 외부세계를 알릴 수 있는 전단지 살포나 대북 라디오 방송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 내에 반정부 세력이 형성되도록 도우며 다방면에서 인권 운동을 벌여야 한다”며 북한의 반인륜 행위에 대한 국제형사재판 회부,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을 조달을 막는 강력한 제재, 북한주민에 대한 선교활동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이날 강연이 끝난 후 86년 외교관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참석자는 “북한에 도착했을 때 매우 친절하게 대해줘 북한정권에 대한 의심을 하지 않았다가 대형 경기장에서 벌어진 매스게임에서 ‘수령이 은혜를 베풀어 올해 풍작이 됐다’는 문구를 보고서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면서 숄티 여사에게 경험담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비정부기구 디펜스 포럼의 회장이기도 한 숄티 여사는 2008년 제9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했고, 미국 의회의 북한인권법 통과와 탈북난민 강제북송 금지 운동 등에 앞장서 왔다.
 
  아르헨티나=계정훈 기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