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쾰른시립양로원 '파독간호사 50주년 기념 축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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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쾰른시립양로원 '파독간호사 50주년 기념 축하모임'
  • 나복찬 재외기자
  • 승인 2015.09.1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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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30여명 참석해 지난 시간 회상

▲ 지난 3일 쾰른시립양로원 강당에서 '파독간호사 50주년 기념 축하모임'이 열렸다. 참석자들이 환한 표정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나복찬 재외기자)

지난 9월3일 쾰른시립양로원(원장 Otto B. Ludorff, 이하 SBK) 강당에서 '파독간호사 50주년 기념 축하모임'이 열렸다. 이곳 양로원에서 한국인 간호사들이 근무하기 시작한 지 5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며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루돌프 원장이 직접 마련했다.

이번 모임에는 50주년을 맞은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양로원에서 근무했던 한국인 간호사 전원을 초대해 그 가운데 30여 명이 참석했다.

여성합창단 박미성 단장과 이번 모임의 한국 측 준비를 맡은 이용자 전 단장이 50년 주역들을 맞이해 커피, 음료, 케이크 등과 함께 초가을의 정취를 담은 예쁜 꽃으로 장식된 30석의 좌석을 준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먼저 테너 서동민과 소프라노 이영주 우리가곡으로 이들의 파독 50주년을 축하하며 서막을 장식했다.

루돌프 쾰른 시립양로원장은 인사에서 "잠시 근무지를 떠나 이런 특별한 자리에서 여러분들을 뵙게 되어 매우 반갑다"며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축하 격려차 참석한 오성환 본분관 공사참사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루돌프 원장은 "1965년 최초로 한국인간호사 19명이 근무를 시작하면서 근면성실함을 인정받아 76년까지 무려 150여 명이 이곳에서 근무를 했다"며 "올해 파독50주년을 맞게 되는 분들에게 진심어린 축하를 드리며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특히 근무 외에도 시간을 쪼개 독일땅에 한국문화를 전수알리고, 매년 성탄절음악회를 개최해 양로원의 노인들을 위로하고, 매년 여름에 실시하는 각종 축제에 한국음식바자회를 열어 봉사해온 것에 대해 원장과 양로원 관계자들은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고 파독 50주년을 맞은 5명 주인공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꽃다발을 건넸다. 

답사에 나선 이용자 전 합창단장은 루돌프 원장과 주중임에도 축하와 격려해 준 주본분관 오성환 공사참사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이 전 단장은 "50년의 세월, 많이도 흘러갔지만 지금 생각하면 스스로 감개무량하실 것"이라고 소감을 피력한 뒤 "문화가 다르고 언어도 다르며 모든 것이 생소한 독일에 도착해 처음 먹었던 보리빵은 약간 맛이 간 것처럼 시큼했으나 이제는 그 보리빵이 이젠 주식이 됐다"고 회고했다.

또한 "지금은 고인이 된 뮬러 전 원장은 한국인 간호사들을 친 딸처럼 생각하며 사랑으로 보살펴줬다"고 회고하면서
한국인 간호사들이 언어의 어려움으로 빚었던 뮬러 원장과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지난 일들을 회상하며 담소하는 분위기 가운데 소프라노 이윤정이 열창하는 가곡을 감상하였다.

이곳 쾰른양로원에 한국인 간호사의 첫 취업은 우리정부가 공식파견하기 전인 1965년, 모 종교재단의 교섭으로 온 수녀지망생들로 알려졌다.
 
추후 이들의 성실 근면함을 곧 널리 인정받아 1976년까지 무려 150여 명이 근무하게 됐다.

60, 70년대 당시 루르지방으로 파독된 한국인 광부들이 광산임기를 마치고 제2의 직장을 찾아 쾰른 지역으로 옮겨 오면서부터
이곳 양로원은 한때 수백 명의 한국인들이 거주하기도 했다.
 
이들 중 소수는 귀국 또는 제3국으로 이주했지만, 대부분 한인들이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결혼 후 가정을 이루며 정착했다.

쾰른 시립양로원은 지역 한국인들이 모여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됨으로써 쾰른한인회 창립의 발판이 됐으며 세월이 흘러 70년대 2세들이 태어나고 부모들은 모국어 교육을 위해 양로원과 절충, 건물을 대여해 한글학교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또한 자녀들이 성장한 후 여성합창단을 구성, 한국문화를 현지에 알리며 양로원 노인들을 위해 음악회를 열기도 하고 양로원에서 실시하는 여러 축제에 합창단원들이 음식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전액을 안나 기념사업회에 전달하고 있다.

한편 재독한인간호사 파독 50주년 기념행사는 오는 2016년 5월28일, 중부독일 복흠에 위치한 루어콩크레스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루어콩크레스홀은 지난 2013년 한독 수교 130주년과 광부 파독50년을 기념하며 'KBS 가요무대' 공연이 열렸던 곳이다. 

쾰른(독일)=나복찬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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