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 주최 '한국사 원정대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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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 주최 '한국사 원정대 프로그램'
  • 김영기 기자
  • 승인 2015.08.1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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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및 항일 운동 유적지 돌아보며 전쟁의 참상 깨달아

▲ 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가 '일제시대 싱가포르에서 활동한 한국인의 발자취를 찾아서'를 주제로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제2회 한국사 원정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창이예배당을 찾은 원정대원들 창이수용소에서 포로 감시원으로 노역하다가 전범이 돼 희생된 선조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묵념하고 있다.(사진=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

  싱가포르의 한인학생들이 전쟁의 참상을 깨닫고 일제강점기 시절 선조들의 독립운동 흔적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교장 박중재)는 '일제시대 싱가포르에서 활동한 한국인의 발자취를 찾아서'를 주제로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제2회 한국사 원정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 도남학교 옛 교사에 앞에 선 원정대원들
  한국 독립 70주년, 한-싱 수교 40주년, 싱가포르 독립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은 싱가포르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관련 유적지와 한국인 관련 유적지를 조사 및 답사함으로써 학생들이 양국의 역사적 공통점을 발견하고 한국의 근현대사를 싱가포르 역사와 연관 지어 이해하는 것을 돕기 위해 기획됐다.

  답사 첫날인 6일 한국사 원정대원들은 도남학교 옛 교사를 찾았다. 도남학교는 싱가포르 최초의 한인 정착자이자 안중근 의사와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각별히 지내며 항일 독립운동을 활발히 펼친 정대호 선생이 재직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싱가포르에 정착한 최초의 한국인 정대호 선생
  교사를 찾은 원정대원들은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 당시 그의 가족을 만주로 안전하게 피신시키고, 1926년 쑨원의 조언으로 싱가포르에 정착한 뒤에도 조국 광복을 위한 독립운동자금을 마련하는 데 앞장선 그의 활동에 감사함을 표했다.

  교사 견학 후엔 부키 티마에 자리한 포드자동차 공장을 찾아 영국군이 일본군에게 항복하기까지의 과정을 시청각 자료를 통해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튿날인 7일에는 창이 예배당 및 박물관을 방문해 1942년부터 1945년까지 영국인과 호주인 전쟁포로가 수감돼 있던 참상을 보고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 원정대원들 창이수용소에서 영국군과 호주군 포로들이 참혹한 대우를 받으며 수감됐던 사정을 확인하고 있다.
  원정대원들은 예배당에서 묵념을 통해 전쟁 다시 싱가포르로 강제 이주해 포로들을 감시하며 고통을 받았던 선조들의 억울한 처지를 떠올리며 창이수용소에서 희생된 조선인 포로 감시원 10명의 넋을 위로했다.

  효과적인 학습효과를 위해 학교 측은 3일부터 7일까지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배경 지식 습득, 문헌 연구, 자료 조사 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8일에는 역사 전문가를 한국에서 초빙해 일제 강점기 시대 싱가포르와 한국의 근현대사와 관련된 특강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한 중학교 3학년 과정 심준용 학생은 "우리 선조들이 이곳 싱가포르까지 와서 한국 독립을 위해서 분투하셨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느껴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그분들의 노력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 과거 조선인 포로 감시원 10명의 시신이 안치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 앞에 선 제2회 한국사 원정대원들.
  같은 학년 김동현 학생은 "싱가포르와 한국이 일제강점기 시대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다"며 "작년에 제1회 한국사 원정대를 통해서 만주 벌판에서 독립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안중근 의사의 넋을 기렸는데, 올해 제2회 한국사 원정대를 통해서 정대호 선생님의 넋을 기릴 수 있어서 더욱 뜻 깊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는 이번 원정대 프로그램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일제강점기 싱가포르에서 활동한 한국인의 발자취' 탐방 교수 학습 자료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 역사 전문가의 특강을 통해서 학생들이 일제시대를 경험한 싱가포르와 한국의 근현대사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심화학습이 진행되고 있다.
  개발된 교수 학습 자료는 초등 교사와 중등 사회과 교사들의 역사 수업 시간에 활용될 예정으로 학생들에게 민족정체성을 확립하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현장체험 학습 자료가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박중재 교장은 "이번 한국사 원정대를 통해서 본교 학생들에게 싱가포르에서 한국사와 세계사를 잇는 민족정체성 교육이 실시되었을 뿐 아니라, 광복 70주년, 한-싱 수교 40년의 역사적 의미를 살릴 수 있어서 매우 뜻깊은 역사교육이었다"고 전했다.

  김영기 기자 dongponews@hanmail.net
                   tobe_ky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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