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부 성금전달 반대 시위 시간대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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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표부 성금전달 반대 시위 시간대별 상황
  • 미주한국일보
  • 승인 2004.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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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4-05-11

북 참사들 “반대 이 정도일줄은… 동포끼리 너무해”

10시00분 한인회관 입구 피켓 시위대 가득차
10시50분 북 대표부 차 나타나자 물병등 난무
12시30분 주차장 바닥 드러누우며 차량 막아

#그림3
폭동 진압장비를 착용한 LA경찰국 경관들이 한인회관 앞에서 한인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다.
<이승관 기자>


#그림4
탈북자 김용씨가 하기환 한인회장에게 “김정일 정권에게 현금 전달을 해 도움을 준다”며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김영수 기자>

룡천역 구호성금이 전달되던 10일 시위대가 친 인의장막을 뚫고 건물 안 진입을 시도하던 북한대표부의 두 참사와 한인회 관계자들은 성난 노심들이 던진 물병에 맞는 수모를 겪었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현장에서 체험했던 시위대의 분노가 극에 달했던 이날 한인회관 주변 상황을 시간대별로 정리한다.
■오전10시
성금 전달식이 열리기 1시간 전부터 한인회관 입구는 피킷을 든 재향군인회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피킷들은 “북한 정권 도와주는 한인회장은 북한 가라,” “용천역 폭발사고 빙자한 외화벌이 왠 말이냐,” “북한 정권에 생색내는 한인회를 해체하라” 등 성금 전달 방법과 한인회 의도에 의구심을 품는 내용이었다.
■오전10시20분
건물 앞 시위를 주도하던 김봉건 6·25참전동지회 회장이 한인회관 4층 한인회 사무실을 방문해 허상길 한인회 사무국장과 설전을 벌였다. 김 회장은 “한인회 이사들의 동의도 없이 회장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은 문제”라며 현금 전달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오전10시45분
건물 앞에 모인 성금 현금 전달 반대자들의 인원수가 점점 많아지자 윌셔경찰서 소속 정복 경찰 1명과 국무부 외교관 경호국 소속 요원 1명이 한인회관 앞에 나타났다.
■오전10시50분∼11시40분
한인회 최종철 부회장은 “성금 전달을 이사회 승인 없이 마음대로 해서는 안된다”며 성금 전달에 반대, 한인회 내부에서도 성금 전달에 관한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한편 북한대표부 참사 2명이 이준희 축제재단 준비위원장이 운전하는 검은색 포드 SUV를 타고 한인회관 주차장 입구에 나타났다. 갑자기 물병들이 자동차로 날아가기 시작하며 “빨갱이를 막아라”는 고함이 난무했다. 비슷한 시간대에 도착한 추가의 국무부 요원들과 LA경찰국 지원병력이 성난 군중진압을 제압했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가는 북한 외교관들을 향해 시위대는 물병을 던졌다. 물병 여러 개가 참사들의 양복과 머리에 맞았다.
■오후12시30분
성금을 전달받은 참사들이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순간 인도 곳곳에 흩어져 있던 시위대가 다시 모여들기 시작했다. 참사들이 타고 온 포드 SUV에 시동이 걸리자 김봉건 회장 등 7∼8명의 시위대가 주차장 바닥에 드러누우며 자동차 이동을 가로막았다. 이때 북한 외교관들은 웨스턴 가 쪽으로 난 반대편 출입문을 통해 시위진압 헬멧을 착용한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빠져 나와 기다리고 있던 국무부 요원의 차량에 올라탔다. 시위대가 몰려오자 국무부 요원 차량은 사이렌을 켜며 앞선 LA경찰국 순찰차량을 뒤를 따라 고속으로 달려갔다.
■오후12시30분∼12시40분
물벼락을 맞은 박부웅 참사와 조길호 참사는 불쾌함을 애써 감추는 표정이 역력했다. 박 참사는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줄은 예상치 못했다”며 “오랜 외교관 생활 가운데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조 참사는 “동포들끼리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며 불쾌해 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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