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희망이란 없는 것인가?
상태바
[기자수첩] 희망이란 없는 것인가?
  • 나복찬 재외기자
  • 승인 2015.08.07 1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독한인총연합회와 전국체전단장 선임문제로 갈등을 빚어 온 재독대한체육회가 올해 제70주년 광복절기념 제45회 종합체육대회를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따로 개최하기로 했다.

  이들 단체는 공관과 언론 그리고 각 한인단체에 이메일로 알리고 이런 계획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동안 두 단체는 불편한 관계를 주고받다가도 행사일이 다가오면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점을 찾아내곤 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른 듯하다. 행사를 불과 10일도 안 남겨 놓고 있음에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광복절 행사와 관련해 총연합회와 체육회 사이에 오고 간 공문들의 내용을 보면, 두 단체가 합의했던 사항들을 지키지 않은 것에 문제의 발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광복절 체육대회가 다른 두 곳에서 개최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한 한 원로체육계인사는 “총연합회와 체육회 양쪽 모두가 한발씩 양보하고 타협을 이끌어내야만 하는데, 주장하는 바를 보면 타협은 뒷전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이 원로 인사는 한인사회 책임자들이 교민사회의 바람과 전체 교민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바로 알아야 하며 상대의 잘못을 탓하고만 있을 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광복절 기념행사는 지난 반세기 동안 총연합회가 주최하고 독일 전역에 산재한 한인회와 공관, 동포사회가 참여하는 전통을 지켜왔다.

  이런 전통이 지난 8년 전에 한 번 깨져 카스트롭 라욱셀과 노이스 두 곳에서 기념행사와 체육대회가 치러지는 뼈아픈 경험을 한 바 있다.
 
  그 당시 두 군데에서 치러진 행사는 재독동포사회 발전을 크게 후퇴시켰으며 이곳저곳에 남겨 놓은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동포사회의 융화와 단결을 가장 큰 목적으로 하는 한인단체를 책임진 이들이 다시 한 번 대의명분 아래 희망을 되찾는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당사자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바라보는 교민들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 지난해 재독한인총연합회와 재독대한체육회가 함께 진행한 제69회 광복절 기념행사 및 제44회 종합체육대회 현장(사진=나복찬 재외기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