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아차 하면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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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아차 하면 사기
  • 코리아나뉴스
  • 승인 2004.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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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A인근의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았다. 너무 오른 탓에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팔아서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거나 세를 살면서 현금을 챙긴다는 기사가 일간지(한국일보 5월 3일자)에 실릴 정도이다.
지난 5년간 약 2배가 뛰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가격상승은 한국의 부동산에 비교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며칠만에 2배도 뛰고 경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잠시 주춤하는 경우는 있지만 결국 또 오르고 만다. 미국에 이민 온 많은 분들이 당시 살던 집이나 아파트가 지금 얼마나 올라있는가를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할 정도로 한국 부동산은 그 끝이 없다.
새로 등장하는 정권마다 부동산 투기억제책을 발표하지만 이미 '강남불패'의 신화는 깨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동포들도 한국에 투자하고 싶은 욕망이 적지 않다. 특히 강남지역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추세이다.
최근 LA로 돈이 많이 몰려서인지 한국에 투자하려는 움직임도 많고 이런 심리를 이용한 광고가 4월 내내 계속되었다. 그러나 상당한 문제점이 발견되었기에 취재 보도한다.
<편집자주>

◎ 동포주간지 〈선데이 저널〉이 문제를 제기
문제의 광고는 삼환기업(대표 최종건)과 이곳의 Win 부동산이 공동으로 일간지에 게재한 '아르떼 스위트'의 분양에 관한 것이었다.
광고 문구를 살펴보면 "호텔식 주거공간/ 한국에서는 내 집처럼... 미국에서는 매달 수익금이 통장으로.../ 호텔과 아파트의 편안함을 접목시킨 삼환 아르떼 스위트가 해외판매분 분양에 앞서 LA 교포분들에게 먼저 선보입니다"라는 것으로 LA 동포들을 특히 많이 생각하는 기업인 양 적혀있다.
이러한 광고는 전면 컬러로 시작하여 흑백으로도 게재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우선 강남에서도 유명한 중심지인 테헤란로에 위치하고 있고 공항과도 바로 연결되며 다른 교통편이 아주 좋아 해외에 사는 동포들은 더욱 관심이 간 것이다. 일반적으로 돈이 없어 그렇지 돈만 있다면 사 둘 가치가 있는 부동산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넘길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동포주간지 〈선데이 저널〉은 453호(2004. 4월 18일자)에 불법, 탈법, 위법이라는 표지 타이틀과 "한인들은 봉인가"라는 소제목으로 한국 부동산 현지 분양 판매가 사기행각에 가깝다는 기사를 보도하였다. 즉 부동산국(Department Of Real estate)의 사정승인 없이 분양을 받는 것은 위법이라는 내용이었다.
기사가 나가자 해당업체와 부동산 업체들은 광고수정을 하며 시정조치를 취하기도 했지만 〈선데이 저널〉은 454호(2004. 4월 25일자)로 후속보도를 하면서 더욱 많은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일반인들이 쉽게 알기 어려운 전문적인 지적이 많아 부동산 업자들도 보도를 본 직후에 그런 사정을 알았다고 한다. 즉 삼환기업과 Win 부동산이 아무 대책 없이 또 법률적 검토를 해 보지도 않고 그냥 광고를 하면서 계약자를 모집한 것이다.
너무 안일하게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이건 정말 '한인들을 봉으로 본' 것으로 되고 만다. 삼환기업에서도 이 점은 시인을 하였다. 즉 현지사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는 답변을 한 것이다.

◎ 왜 문제가 되는가?
바로 이런 점들에 동포들은 분노하는 것이다. 해외진출을 시도하면서 아주 간단한 기본 법규도 무시하거나 모르고 분양업무를 하는 기업이 과연 올바르게 나머지 일을 처리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얼마나 동포들을 우습게 생각했으면 부동산 분양에 대한 기초조사조차 하지 않았는가 하는 말이다. 그냥 삼환기업이라는 이름만 내밀면, 또 강남지역에 있고 투자에 비해 수익이 좋다는 달콤한 말만 하면 다 되는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실제로 분양은 순조롭게 이행되었다. 계획했던 해외분양 139세대 가운데 약 50여 세대가 분양되었다고 한다.
만약 〈선데이 저널〉의 문제제기만 없었어도 아무도 몰랐을지도 모른다. 이번 분양에서 다행히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모르겠으나 만약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는 것은 물론이다. 그냥 당하고 만다.
가주 부동산 국의 수사관 피터 김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부동산을 중개하려면 그 매물이 한국에 있든 해외에 있든 중개인이 라이선스가 있어야 하고 또 광고를 할 때에는 'Disclaimer'를 적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라고 했다. 중개인이 라이선스가 있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이 Disclaimer'는 일종의 경고문안이다. 즉 부동산 매매 시에 주의사항을 10포인트 대문자로 표시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삼환기업의 첫 광고는 이런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게재되었다. 일단 위법을 저질은 셈이다. 나중에 문제가 발생한 후에 비로소 이 문구를 삽입하였다.

◎ 몰랐으니 어떡해
이번 광고에서 마치 분양 대행업체처럼 계속 인식되어온 Win 부동산은 자신들은 전혀 대행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도 문제이다. 대행에 관여하지 않은 업체가 회사의 로고와 전화번호까지 광고에 버젓이 기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가 보아도, 아무리 다르게 생각해도 분양대행으로 밖에 인식할 수 없는 광고인데도 Win 부동산의 임란희씨는 "삼환기업에 사무실 일부 제공과 전화사용의 편의를 주었을 뿐이고 그 대가로 건당 원화로 2백만원씩 받기로 했습니다. 광고비도 물론 삼환에서 지출하였고 광고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는 분양대행을 한 것이 전혀 아닌데 광고에 그렇게 나간 것은 아르떼를 찾는 손님들에게 찾아올 수 있는 장소와 또 연락처를 준 것입니다. 그 동안 저희는 주로 로컬 비즈니스만 해 왔고 해외분양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해외매물의 경우 Diaclaimer를 적어야 한다는 사실도 몰랐습니다."라며 옹색한 변명을 하였다.
모르면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분명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그리고 전화번호를 공유한 책임도 그냥 빌려주었다는 사실만으론 책임을 벗어나기가 어렵다. 만약 문제가 차후에 야기되면 이에 대한 일정의 몫을 해야할 것이다. 특히 약 2달간에 50세대가 분양되었다고 하니 사무실 일부와 전화임대로 원화로 1억원 이상 미화 8만 5천불 이상을 소득으로 올렸다면 이는 대단히 수지 맞는 장사이다.
더구나 삼환에서 하는 광고로 인해 Win 부동산 회사도 많이 PR되었을 테니 이번 분양에서 가장 수지 맞는 장사를 한 당사자일 수 있다. 그러므로 몰랐다는 변명으로 일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모든 법적인 책임은 몰랐다고 해서 통하는 게 아니다. 특히 부동산 전문업소가 몰랐다고 하는 것은 자신의 전문영역에 대한 책임회피일 뿐이다.

◎ 조심! 조심! 조심!
삼환기업에서 해외분양의 책임을 맡아 지난 3월 3일 LA에 왔다 지난 4월말 한국으로 돌아간 장정호 팀장은 "삼환기업은 파렴치한 회사가 아니고 또 '선데이 저널'이 보도한 것처럼 한인동포를 봉으로 본 것이 아닙니다. 저희 회사에서 테헤란로에 평당 약 8천만원의 땅을 구입하여 분양하려고 했을 때 한국의 부동산 경기가 아주 얼어붙어 해외 분양을 생각하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그 비율을 각각 50%씩 하였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부동산 경기가 풀려 한국 분양 분 136세대 중 120세대는 이미 분양이 완료되었고 해외 분도 이제 50세대 외에는 모두 한국에서 분양할 예정입니다. 또한 저희는 분양을 하기 위해 이곳에 왔기 때문에 장기 체류할 목적이 아니라 사무실 임대와 전화가설이 쉽지 않을 것 같아 Win 부동산의 도움을 받았지만 분양은 저희 본사에서 한 것입니다."라며 미주 동포들이 훨씬 꼼꼼하게 체크를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면 너무나 업주위주의 탁상행정으로 시작하고 접근한 것이다. 이런 안일과 나태는 모든 업무에 고루 미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 피해는 분양자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다.
만약 언론의 보도가 없었다고 가정해보자. 훨씬 더한 과대광고나 엉터리 문구들이 난무하였을 것이다. 분양하다가 그만 둔 일도 부지기수이니 하여간 모두 조심해야할 것이다. 굿모닝 게이트의 윤창열 사건도 그랬다. 동대문 지역뿐 아니라 서울 전체가 요란했지만 입주자들은 분양금만 뜯긴 사건이고 그 돈은 다 어디로 날아갔는지 흔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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