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가면을 벗긴다-저자(이승만 대통령)의 한국어판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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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가면을 벗긴다-저자(이승만 대통령)의 한국어판 서문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15.07.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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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65년 7월19일 하와이의 노인 요양원에서 90세를 일기로 서거한 지 50주기가 됐다. 본지는 생전 이승만 박사가 집필한 '일본의 가면을 벗긴다(비봉출판사 刊)'의 한국어판 서문을 발췌, 게재한다. 이 책은 1941년 6월 영어로 미국에서 출간되어 일본의 미국 침공을 예언했는데, 그 해 12월 일본이 하와이를 기습 침공하여  미국 조야를 흔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954년 한국어판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육성을 들어본다. 


  1895년에 처음으로 신세계 형편을 알게 된 이후로 일인들이 발행한 책 두 권을 구경하였는데, 하나는 <일ㆍ로전쟁 미래기(日露戰爭未來記)>요, 또 하나는 <일ㆍ미전쟁 미래기((日美戰爭未來記)>이다.
 
  이 두 책을 구경한 이후에는 일본의 야심이 어떠한 것인지를 짐작하게 되었으므로 우리나라가 위급하게 된 것을 깨닫게 되어서, 하루 바삐 정부를 권고하여 국권 보호에 힘쓰게 하려고 하였으나, 궁궐과 정부에서 해가는 일은 점점 어두움 속으로 들어가므로, 혁명운동을 시작해서 백방으로 모험 분투하다가 끝내 감옥에 투옥되었다.
 
  사경死境에 빠졌던 목숨이 다행히 부지扶支되어, 1904년에 일로전쟁日露戰爭이 벌어져서 정부 유신당維新黨이 잠시 권리를 잡게 되면서 내가 7년만에 옥문을 벗어나오게 되니, 벌서 나라는 다 일인의 손에 들어가고 왜倭 경찰이 내 뒤를 따르게 되니, 민영환閔泳煥ㆍ한규설韓圭卨 양인의 공문公文을 받아서 몸에 감추고 미국을 향하여 떠날 적에 겨우 하와이로 가는 이민移民 배 삼등을 얻어 타고 이민들 틈에 섞여서 가게 되었다.
 
  하와이를 들렀다가 美洲 상항(桑港: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내리게 되니, 내가 가는 목적은 미국 정부와 또 미국 국회의원 몇 사람에게 가는 편지를 가지고 워싱턴에 가서 한미요약韓美條約 안에 규정되어 있는 “원호援護한다”는 조건을 들어서 도움을 원하는 것이 첫째 목적인데, 거기에 따라서 일본이 미국과 싸울 것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인에게 알려주고자 한 것이다.
 
  그때의 9년 전에 읽은 <일ㆍ로 전쟁기>는 벌써 시작되었으니 한 가지는 시행된 것이요, <일ㆍ미 전쟁> 또한 일어날 것은 의심 없는 것으로 미국에 가서 이 사실을 알리려고 한 것인데, 미국에 도움도 되고 따라서 우리나라가 후원을 받을 것을 몽상夢想하였던 것이다.
 
  그때 미국의 형편을 보니, 일인이 미국의 신문과 잡지를 다 연락하여 매년 백만 달라 이상을 미국에 선전비로 쓰면서 미국 전체의 눈을 가리고 저희 말만 가져다 보이고 들려주는데, 내가 그 책<일ㆍ미전쟁 미래기>를 말하면 모두 비웃고 일미日美 간에 악감惡感을 자아내어 한국에 도움이 되게 하려고(한다는) 지목指目을 받고 지냈던 것이다.
 
  1940년 전후에는 일인의 전쟁준비가 거의 끝나서 전쟁이 곧 터질 것 같아, 미국인들은 꿈속같이 모르고 잠들고 있는데 이것을 알려주어야 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이 책 쓰기를 시작하였는데, 우선 이 책을 써도 발행할 사람이 없어서 문제요, 또 혹 발간을 할지라도 읽을 사람이 없는 것을 고려하지 아니할 수 없어서, 이 책 속에 말한 것은 그때 형편을 따라서 순하게 언사를 만들려고 노력하였던 것이다.
 
  이 책을 쓸 때에는 전쟁이 하루 이틀 내에 터져 나올 줄 알고 총총히 쓰게 되어 그때 현상만 들어서 말하였다.
 
  1941년 12월 8일 일인들이 진주만에 폭탄을 떨어뜨려 미국인 3천명을 일시에 사망시킨 이후로 전 미국이 일인들의 불의不義한 심리를 깨닫게 되어, 전쟁을 하여 많은 인원을 없애고 또한 많은 물질까지 허비한 후 1945년에 이르러 승리를 얻은 것이다.
 
  이 전쟁이 벌어지면서부터 내 글을 읽고 내 말을 들은 미국인들이 그제야 비로소 깨닫게 되어 나를 선비라고까지 말하게 되었는데, 실상은 내가 미국인들이 모르는 것을 알았다고 하겠지만, 동양 사람들은 거반 다 일본이 미국과 전쟁을 획책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인데, 일본의 선전 방책이 교활하고 뛰어났으며, 전쟁이 임박해서는 일인들이 미국에서만 1년에 5백만 달러를 써서 전국적 조직을 만들고,
 
  한편으로는 국내 선전을 극렬히 해서 저희 백성들에게는 모두가 전쟁이 임박했다는 것을 알게 하되 미국인들은 한 사람도 이를 알지 못하게 하였으며, 또 한편으로는 외국에 대한 선전 재료로 국내 선전과 배치되는 말을 만들어 내어서 일본인들은 모두 미국의 친구요 또한 충성스러운 동맹국가라는 것을 선전하여, 혹 어떤 사람이 일본의 내정을 이야기하면 그 말을 거짓으로 돌렸던 까닭으로 미국인들만 이 전쟁이 임박한 것을 모르고 있었지 동양인은 거반 다 이를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시대에 앉아서 선전의 필요성이 이러한 것이다.
 
  일인이 한편으로는 우리 한인들이 무재無才무능無能해서 자기 나라 독립을 지켜나갈 수 없으며, 문명제도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고, 완고頑固 퇴보하는 민족이라고 하며, 또한 자기 나라를 보호하지 못해서 중국의 속국으로 지나고 있는 것을 1894년에 일본이 중국과 싸워서 독립을 시켜 주었는데,
 
  한국인들이 다시 이것을 보전하지 못하고 아라사(러시아)에 붙어서 동양평화를 위태하게 하므로 다시 일본이 한국을 위하여 아라사와 싸운 것이니, 지금은 일본이 한국에 들어가 한국을 다스리는 것이 한국을 위하여 복스러운 일이라고 선전하여, 미국민이 알기를 한국인은 다 성명도 없고 사상도 없는 것으로 쳤던(여겼던)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가 나서서 40년 동안 한국 문제를 일으키려고 하여도 절대로 어찌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일인들이 이렇게 선전을 하였지만, 사실은 일본이 일청전쟁日淸戰爭이 시작되기 10년 전 천진조약天津條約 체결 시에 벌써 이 전쟁을 획책하고 있었으며, 그리고 일로전쟁日露戰爭 십년 전에도 계획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겉으로는 한국정부가 몽매한 틈을 타서 이를 이용하여 한국의 독립과 동양의 평화를 위하여 싸우는 것 같이 꾸며 놓고, 사실은 일본이 자기나라 영토를 확장하여 따라서 동양세계를 자기들의 지배 아래 넣으려는 야망에서 전쟁을 계획하였던 것이다.
 
  일본이 미국을 정복하려 하다가 실패하였을 때, 만일 일본이 이전 열강국의 손에 정복을 당하였으면, 일본은 국토가 다 정복국에 부속되고 일인들은 다 남의 노예가 되어, 전쟁의 거대한 배상을 물게 되어 여러 십년을 두고 애를 써도 다시 소생하기가 어려웠을 터인데, 일본에게는 다행히도, 미국이 승전국이 됨으로써 미국이 일본의 죄를 용서하고 다시 살리려고 많은 금전과 물자를 가져다가 재무장을 시키고, 전국을 공업화하여 이전보다 더 흥왕하게 만들고 있으니,
 
  만일 일인들이 은혜를 아는 백성이라면 심정을 바꾸고 성질을 고쳐서 새로운 신의信義 있는 백성이 될 것인데, 아직도 옛 버를을 고치지 못하고 외국인에게 밖으로는 웃고 좋은 감상을 표시하며, 내심으로는 악의惡意를 품어서 교활한 외교수단으로 여전히 세계를 속이는 정책을 행하고 있으며, 동양 모든 나라를 다 정복해서 살인 강탈하는 주의主義를 조금도 후회하거나 사죄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 분더러 여전히 자기들만이 상등인上等人으로 생각하고 무만무례無滿無禮한 태도로 동양 세계를 다 저희들 것처럼 보고 있으니,
 
  우리로서는 세계 대세의 위급함을 살펴서 일인과라도 그들의 전과를 용서하고 평화롭게 살고자 하였으나, 그들은 조금도 그렇게 살기를 노력하지 않고 새로운 야심을 품어서 우리나라 모든 재산의 85퍼센트가 저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지금도 이것을 알지 못하고 일인들의 아첨을 좋아하며 뇌물 주는 데 속아서 일본을 부강하게 만들지 않으면 소련으로 넘어가리라는 몽매한 의론으로 재무장再武裝시키기와 재확장再擴張 하기에 전력을 다하여, 심지어는 우리들에게 권해서 일본과 친선親善히 지내기를 권고하고 있으니,
 
  일인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미국 국무성의 도움을 얻어 미국 신문계를 철통같이 조직하여 일본의 내막을 발표하는 사실이 있으면 한 신문에도 게재되지 못하게 하고 일본을 찬양하고 추대하는 언론을 연속 선파宣播하여, 모든 민중이 다 일인을 믿고 의심을 아니 할 만큼 만들기 때문에,
 
  미국 정부 안에서나 민중 속에 혹 일본에 대한 의혹을 가진 자가 있어도 감히 발설을 못하여 마치 진주만 사변 전과 흡사한 사태를 또다시 이루어놓고 있으니, 이에 대하여 오늘 우리나라 형평으로서는, 우리가 한편으로 공산당과 싸워서 중국과 소련의 야심을 막고 있는 것과 같이, 일본의 야심을 막는 데 전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일본의 야심을 막는 방법은 우리 해ㆍ육ㆍ공군의 무력도 상당히 준비하여야 되겠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미국에 대한 선전이라고 생각된다.
 
  한인들이 일인들이 하는 방식을 배워다가 외국에 선전기관을 설치하여 우리의 아는 바를 미국인에게 알릴 만큼 된다면, 미국에서 일본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대대적으로 우리를 후원할 것이며, 우리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외국인들에게 일본의 내용과 일본인의 본심만 알려주면 또다시 진주만 사변을 당하지 않게 될 뿐만 아니라 우리에 대한 일본의 야심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인들이 일본문제 해결을 위하여 할 일은 첫째로 선전사업이며, 그 다음에는 모든 친일하는 한인분자들을 일본에서 불러내 와서 그들을 무력하게 만들고, 미국민들에게 알려서 다시는 야심을 행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유일한 방책일 것이다.
 
  공산국가에 대해서는 미국이 공산국가의 침략성과 위험함을 충분히 인식하고 전쟁을 하게 되어야 이 문제를 세계적으로 해결하게 될 것인데, 여기데 대하여 미국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으니, 우리는 미국이 어찌 하든지 간에, 우리 백성이 다 죽고 없어질지언정 남에게 우리나라가 예속되어 노예는 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국민이 다 합심하여 죽기로써 우리 국토를 지켜 나가면 하늘이 우리를 돕고, 또 따라서 세계의 공론이 우리를 따를 것이니, 우리 국민은 다 이렇게 할 것을 맹서하고 나라를 지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단기 4287년(서기 1954년) 8월   리승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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