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산책] 한일관계, 문제는 역사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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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산책] 한일관계, 문제는 역사인식
  • 이형모 발행인
  • 승인 2015.06.2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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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관계의 걸림돌 몇 가지

 

▲ 이형모 발행인

  한일 양국이 한일협정 50주년을 맞아 경색된 외교관계를 풀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등 떠밀리듯이 진행되는 모양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종군위안부 문제를 일본 수상이 사과하면 장애물이 없어지는 것으로 일부 언론은 설명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일본은 1945년 패전이후 정치 실세인 전 총리들이 줄지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그런데 1978년 10월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14명을 비밀리에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한 이후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국제법상 불법이 되었다.

  그러나 1985년 8월 당시 총리 ‘나카소네 야스히로’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일본 총리들의 ‘불법적인 참배’가 하시모토 류타로, 고이즈미 준이치로에 이어 아베 신조 총리로 이어져 계속되고 있다. ‘아베의 역사인식’은 바뀌기 어렵다.

  더구나 미국 주도의 냉전체제에서 서둘러 진행된 '1965년 한일협정'은 일본에게 '불법적 식민통치'와 '전쟁책임문제'를 책임회피하는 빌미를 준 것으로 보인다.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일본 현직 총리가 계속 참배하는 것은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하여 일본정부는 사과할 마음이 전혀 없다고 국제적으로 시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하나 일본정부가 주도한 ‘종군 위안부’문제는 전쟁 중에 국가권력이 주도하여 ‘여성을 성노예로 인권유린한 범죄’로 국제적으로 규탄되고 있는데, 그들은 다만 불편해 하면서 사과를 회피하고 있다.

  제대로 알아야 할 역사적 진실

  한국인에게 ‘종군위안부’ 문제는 일본 수상의 사과를 받은들 ‘절치부심’하고 잊을 수 없는 뼈아픈 역사이다. 종군위안부 문제와 ‘국제적 전쟁범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인에게는 ‘일제의 35년 강제점령’을 일본정부가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

  ‘을사늑약’과 ‘한일합방조약’을 추진했던 일본정부는 ‘고종황제와 순종황제’의 항거로 비준동의를 받지 못하여, 두 조약은 모두 ‘국제법상 무효’인 조약이다. 그리하여 한일합방은 조약에 의한 ‘합방’이 아니고 ‘단순한 침략행위’이고 ‘강제점령’이다.

  “1905년 을사조약이 강제되었을 때, 프랑스의 프랑시스 레이라는 학자는 그의 논문에서, 1904년 러일전쟁 후 첫 번째 조약이었던 의정서 제3조에서 ‘일본은 한국의 독립을 보장한다.’고 해놓고 1905년 외교권을 가져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되며 게다가 대표를 위협한 사실까지 있으니 무효라고 주장했다.”

  “서양의 법체계에서는 대표를 위협했기 때문에 무효라는 것이 중요시 되었다. 1933년 미국 국제법학회가 하바드 법대에 요청해서 그 시점까지 체결된 세계 조약들 가운데 효력을 발생할 수 없는 조약에 관한 연구를 요청했는데, 2년 뒤인 1935년에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5개 조약을 효력을 가질 수 없는 것으로 제시했는데 거기에 1905년 한일 간의 조약이 포함되어 있다.”(이태진 교수: 동경대생들에게 들려준 한국사)

  을사늑약이나 한일합방조약에 대한제국이 동의한 것이 아니므로, 강압한 ‘불법침략과 강제점령’이면 그에 합당한 사과와 배상이 따라야 하는 것이다. 두 조약을 정당한 조약인양 선전하여 국제사회를 속인 그들의 간교함은 달리 책임을 묻고 조소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정말 궁금한 것은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의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대한민국 정부의 이 문제에 대한 역사인식이 어떠한지, 그리고 일본에게 어떤 외교적 책임추궁과 문책이 있었는지 이다.

  우리 자신의 역사인식?

  식민사관의 현재적 의미는 무엇인가? 강점기 일본이 만든 ‘식민사관’을 지금까지 그대로 가르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동북아 역사전쟁에 있어서의 전시작전권’을 일본에게 맡기고 있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역사의 출발은 우리 조상들이 민족의 뿌리라고 누누이 설명하고 있는 환웅과 단군의 상고사부터 이고, 그 이후 연면히 이어져온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다투어야 하는데 일본이 한민족에게 채운 족쇄인 ‘식민사관’을 걷어내지 못하고 ‘썩은 새끼줄’을 목에 걸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식민사관은 우리역사를 2천년이라고 가르쳤다. 학교에서 어린 새싹들에게 ‘반만년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라고 가르치면서 구체적인 역사를 질문하면 ‘고조선은 신화’라고 뭉개버리니, 개인과 국가와 한민족의 정체성이 오리무중이 되고, 나 자신의 정체성을 침략자가 설명하는 ‘강점기의 노예적 상황’이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

  일본의 흉계인 식민사관은 2천년 이전 우리 역사를 만주 벌판에 파묻으려 하고, 중국정부의 ‘동북공정’은 춘추사관을 계승하여 중국 영토와 그 주변 역사를 ‘중화민족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왜곡 조작을 망설이지 않는다.

  일본이 파묻어 놓은 것을 파헤쳐 꺼내 놓지 않고, ‘상고사와 고대의 역사적 진실’을 어떻게 중국과 다툴 수 있단 말인가? 이 작업을 피하는 것은 단지 ‘동북아역사전쟁’에서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동북아시아의 터전에서 한 민족과 국가로서 ‘자기 주도적 삶’을 포기하는 것이다.
  
  일본과 화해하기 전에, 아베 수상이 사과하기 전에, 최우선 과제는 ‘한국인의 역사인식’이 제자리를 찾아야한다. 식민사관은 일본이 왜곡 조작한 ‘허구의 역사’임을 밝히고 역사의 진실을 규명해서 우리 역사를 바로 잡고 ‘한민족의 정체성’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 후라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일본, 중국과 더불어 ‘협력’이 가능해지고 우리의 역할을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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