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대 칼럼] “바보야, 인성이 아니라 인품이다”
상태바
[신성대 칼럼] “바보야, 인성이 아니라 인품이다”
  • 신성대 동문선 대표
  • 승인 2015.06.03 0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보야, 인성이 아니라 인품이다”  

  인성교육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시행을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세계 최초의 법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인성(人性)’이란 교육의 대상이 아닐 지도 모른다. 바뀌는 성질의 것이 아니니 말이다. 맹자, 순자, 율곡, 퇴계 선생을 다시 불러 모셔도 결론이 나지 않을 난제 중의 난제이다. 한데 용감한 한국인들은 그걸 가르치겠다고, 아니 뜯어고치겠다고 ‘인성교육법’이라는 걸 만들었다. 오죽했으면 그랬으랴 짐작하고도 남지만 아무래도 무리한 것 같다.

  도대체 인성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어떻게 고치겠다는 건가? 그저 수천 년 전 요순(堯舜), 공맹(孔孟)의 행적과 남긴 말씀 외우면 인성이 개선된다던가? 기실 세계적으로 그 유학, 아니 유교를 가장 지극히 받들어 온 민족이 아니던가? 그런 나라가 새삼 공맹(孔孟)을 들먹이다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아무렴 시행하기 전에 ‘인성교육법’을 만든 그 선량들부터 ‘인성점검’을 좀 했으면 싶다.

  노는 것도 비즈니스다

  미국 주요 투자회사 주주총회가 시작되기 두어 시간 전부터 안쪽 방에서는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등 거물급 대주주들이 너댓 테이블에 짝지어 둘러 앉아 트럼프를 즐긴다. 패가 한 바퀴 돌고나면 파트너를 체인지해서 다시 논다. 이렇게 한참을 즐기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는다. 기실 주주총회의 중요 안건을 식전 노름판에서 다 사전 추인해버린 것이다. 그런 다음 강당에 나와 총회를 여는 것은 그저 박수치고 인증샷 남기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글로벌 선진문명권에선 놀 줄 모르는 부자는 등신 취급당한다. 해서 상류층일수록 더 잘 논다. 훌륭한 스펙에 잘 나가는 엘리트 대기업 사원이 있다고 치자! 그가 얼마만큼 많은 일을 해내고 출세해야 글로벌 상류층들과 만날 수 있을까? 아마도 그가 그 회사의 CEO가 되어서야 업무적인 만남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정격 매너에다 제대로 놀 줄까지 안다면 중소기업 말단 사원이라 할지라도 세계적인 인물이나 부호와 친구 되는 일 그다지 어려운 일 아니다. 왜냐하면 먹고 노는 데는 계급장 없기 때문이다.

  품격 있게 노는 법을 배워야 기관수요자를 공략하는 등 고급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가 있다. 에티켓 수준의 글로벌 매너를 어지간히 익혔다 해도 즐겁게 놀 줄 모르면 거기서 아웃이다. 더 이상 상위로의 진입금지다. 고품격으로 노는 법을 모르면 결코 글로벌 A급에 들지 못한다는 말이다.

  노는 것도 배워라

▲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및 ㈔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장
  그동안 한국에선 공부(시험)가 출세의 가장 빠른 길이었다. 솔직히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제 곧 그 허상이 깨어진다. 스펙의 시대가 끝나고 소통, 교섭, 매너와 품격의 시대, 전인적 인격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노는 기술’이 곧 매너다. 그게 진짜 공부고 스포츠다. 실천철학이다. 일찍부터 가르쳐야 한다. 

  대화, 협상, 계약 등 현대의 모든 비즈니스는 테이블에서 이뤄진다. 비즈니스 세계에선 테이블이 곧 전장(戰場)이다. 식사, 마작, 카드놀이와 마찬가지로 공부 역시 테이블 게임의 한 종목일 뿐, 큰물에서 놀고 큰돈 만지려면 노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대부분의 재외 동포들과 그 2,3세들이 그곳 주류사회로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이 ‘노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매너가 없기 때문이다. 


▲ 빌 게이츠(오른쪽)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함께 탁구를 치고 있다.(사진="dailymail.co.uk" 인터넷 캡처)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