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했던 프랑스 노병이 부산에 안장됐다. 고인과 각별한 교분을 나눴던 가수 이승철은 안장식에 참석해 눈물의 고별식을 치렀다.
27일 프랑스 교민언론 한위클리(프랑스존닷컴)와 국내 언론들에 따르면 한국전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고(故) 레몽 조셉 베나르(Raymond Joseph Benard) 씨가 한국 땅에 묻어달라는 유언에 따라 지난 15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됐다.
고인은 한가위축제 등 파리 한인사회의 행사에도 부인과 함께 매년 참석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종전 뒤 고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평생 한국을 ‘제2의 조국’으로 여겼던 베나르 씨는 지난 3월1일 향년 8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자택에 항상 태극기를 붙여두고 ‘우리나라 국기’라고 부를 만큼 한국을 사랑했다. 특히 가수 이승철을 양아들로 생각할 만큼 각별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9월 열린 해외 참전용사 초청행사에 참석한 베나르 씨에게 이승철이 자신의 공연 DVD를 선물하면서부터 두 사람의 인연은 해를 거듭하게 됐다.
이승철은 “대전 현충원에 잠들어 계신 아버지도 6·25전쟁과 베트남전에 나가셔서 참전용사들에게 각별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이승철은 “베나르 씨와 처음 단둘이 만났을 때 떨리는 목소리로 아리랑을 불러달라고 했던 게 생각난다”며 회상했다.
이날 안장식에는 이승철을 비롯해 부인 니콜 베나르 씨와 두 아들, 손자 등 유족들, 한국 정부 및 프랑스 대사관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부인 베나르 씨는 “남편은 한국에 훌륭한 아들이 있다고 늘 주변에 자랑했다”며 “핏줄은 아니지만 친아들처럼 여긴다고 했을만큼 한국을 사랑했다”고 덧붙였다.
편집국 기자 dongponews@hanmail.net